제철소 중공업 등 대형설비 타깃… 국내 공급선 일원화
뻑뻑해진 자전거 체인에나 혹, 남자라면 군대에서 총기를 정리하면서 연신 기름칠을 했던 기억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것들 모두 손에 기름이 묻어 번거로운 일이긴 하지만 꼭 해야만 하는 작업이었다. 간혹 이런 '기름치기'를 소홀히 하거나 빼먹었을 경우, 우리는 더 번거로워지거나 아니면 안전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이런 간단한 '기름치기'가 제조산업 현장에서도 모든 공정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작업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한때 공장에는 이런 말이 있었다.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
이 간단하고 촌스런 말은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하는 3대 수칙이었다. 지금도 이 말의 중요성은 하등 변하지 않았다. 다만 좀 달라졌다면 사람이 직접 했던 것을 이젠 시스템에 의한 자동화가 도입됐다는 것뿐이다. 이 중 기름치는 일. 즉 윤활유 공급은 기계장치 운용에서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것이다. 주지하듯이 구동되는 모든 기계와 부품은 마찰과 마모, 열, 소음 등을 동반하는데, 이들을 줄이고 기계장치의 수명을 오래하기 위해서는 윤활유 공급만큼은 빠질 수 없는 필수 체크 항목이다.
50억대 시장, 향후 2∼3배 성장
다이킨은 일본에서 에어컨 등 공조기기 전문회사로 유명하다. 이와 별도로 다이킨 유기사업부는 앞서 언급한 윤활시스템을 공급하는 다이킨 내 계열사로 일본 윤활시스템 분야에서 약 8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로 제철소, 대형플랜트 등 대형설비에 적용되는 윤활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대형 설비나 기계일수록 윤활시스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설비가 소형인 경우에는 작업자가 일일이 윤활유를 공급할 수도 있다지만, 제철소와 같은 대형설비엔 자동화 된 윤활공급장치가 적재적소에 윤활유를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장비일수록 구동하는 베어링에 대한 기계적 마찰이나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윤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고가의 장치설비가 고철쓰레기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 문제인 것이다.
다이킨 유기사업부 나카시마 히로유키 대표는 "국내 윤활시스템 시장을 약 50억원대 규모로 이중 다이킨이 10% 가량을 공급하고 있다"면서, "아직 국내 시장이 그리 크진 않지만 향후 윤활시스템의 보편화가 이뤄지면 상당한 규모로 발전할 것"이라고 시장전망을 밝게 점쳤다. 또 나카시마 대표는 "다이킨 유기사업부는 현대제철, 포스코 등에 윤활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면서, "한국내 대형설비가 늘어가고 있는 현 추세에 따라 조만간 시장규모는 최소한 2∼3배정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고 덧붙였다.
철강기기 설비를 비롯해 대형생산설비기기가 최근 들어 더욱 복잡화·대형화 추세로 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설비는 윤활개소도 많고 고속, 고하중, 장시간운전 등의 가동상태로 윤활이 요구되는 등 구조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이런 까다로운 환경에서도 정확한 급유를 자동급지하고 더욱 효율성과 신뢰성 높은 윤활장치로 다이킨의 단관식·이관식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
스프레이시스템은 로드밀, 볼밀, 킬린스기어 등과 같이 거대한 기어의 윤활에 적용된다. 그 구성을 살펴보면 에어펌프와 에어 유니트, 스프레이노즐, 전기컨트롤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시스템은 기어와 일정한 거리에서 스프레이노즐을 통해 윤활제를 기어의 표면에 얇게 코팅시킴으로써 기어의 운전을 정숙하게 하며 마모를 크게 줄이는데 기여한다.
1백년 전통 고유기술로 승부수
그러나 100여년 전통의 역사를 가진 다이킨도 일반적인 윤활시스템으로는 국내에서 제품의 차별성을 얻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이는 국내 기업들의 제품력이 많이 향상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국내 기업에 비해 다이킨 제품은 가격경쟁력에서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다이킨 유기사업부는 최근 국내 마케팅 계획을 가격이 아닌 기술력에 초점을 맞춘 차별화 된 윤활시스템 공급에 우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다이킨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여 공급하고 있는 것은 에어오일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윤활제로 오일(Oil)을 사용해 기존 윤활제인 그리스(Guris)보다 뛰어난 냉각효과를 나타내며, 이를 통해 베어링은 물론 기계 전체의 부담을 덜어주고 성능 및 수명을 연장하는 효율을 발생시킨다. 그러나 시스템 적용을 위한 초기 투자비용과 유지비가 최고 10배 가량 높아지기 때문에 현재는 제철소나 대형설비 등 한정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다이킨은 향후 에어오일시스템이 윤활시스템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고비용을 완화할 수 방법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나갈 방침이다. 이미 다이킨은 기존 윤활장치에서 1∼2대의 기계만 추가해도 에어오일시스템으로 변경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나카시마 대표는 "윤활시스템의 목적이 베어링 및 기계적 수명을 연장하는데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에어오일시스템에 대한 적용을 적극 고려하는 것이 더 경제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며 가격적인 면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강조했다.
한편, 다이킨은 CS급지시스템도 차별화 된 윤활시스템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이동하는 기계장치에 정확하고 적당한 윤활제를 주입하는 시스템으로 타사에서도 같은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지만 간격을 정확히 맞추지 못한다거나 윤활제 주입구의 손상, 윤활제의 과다주입 등 크고 작은 문제들로 인해 다이킨의 제품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고 다이킨 측은 밝혔다.
앞으로 다이킨 유기사업부는 대형 윤활시스템이 주로 제철소에 적용되는 것을 고려해 시장진출 지역도 세계 제철생산국과 동일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한국과 중국시장도 중요 시장으로 분리하고 지속적인 시장확대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또 국내적으로는 대형설비 외에도 공작기계 등 일반기계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중·소형 윤활시스템 공급도 총판 대리점인 승주엔지니어링을 통한 전국 네트워크망을 활용해 입지를 굳혀나갈 계획이다.
고정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