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강사가 ‘아동 포르노 범죄자’ 충격

[산업일보]
국내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원어민 강사들 중, 일부는 그 자질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5일 방송된 KBS 2TV ‘추적 60분’에서는 국내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무자격 원어민 강사들의 실태를 방영했다.
상습적으로 마약을 하거나, 학위증을 위조해 활동을 하는 원어민 강사들의 문제점을 짚어본 것.

상습적으로 대마초와 헤쉬쉬 등을 흡입한 혐의로 체포되는 원어민 강사들. 이들은 서울 강남의 유명 어학원의 원어민 강사들이었다.
마약과 음주에 물든 원어민 강사가 사교육 시장 한가운데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에 시청자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국내에서 정식 취업비자를 받고 활동하는 원어민 강사는 1만 5천명 정도. 무자격 강사까지 합칠 경우, 약 4만 명으로추정되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원어민 강사를 하려면 E-2(회화지도)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대학 학위증과 성적증명서 등이 필요하다.

그런데 실제로는 대학을 나오지 않은 원어민 강사들도 가짜 학위로 한국에서 비자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

한 원어민 강사는 “많은 강사들은 오직 돈 때문에 한국에 온다.
만약 학위가 없다고 해도 학위를 제대로 검사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며 “외국인들은 한국을 현금기계와 같이 여긴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학위를 위조, 원어민 강사를 했던 외국인이 “비자가 나왔다는 것이 놀라웠다”고 말할 정도.
제작진은 가짜학위를 쉽게 만들 수 있는 동남아시아의 한 지역을 소개했다.
제작진이 직접 시험해 본 결과 학위증은 물론, 성적증명서도 위조가 가능했다.

국내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도 위조된 학위증을 보고는 서류심사의 한계를 인정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수천 개의 대학이 있는데 각각의 학위증을 보고 위조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조 학위증으로 비자발급을 했을 경우, 최종적으로 영사관에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다.
문제는 마약이나범죄경력이 있는 사람도 한국에서 E-2비자를 받아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한 외국인의 사례를 소개했다.
미국에서 아동 포르노물 소지와 아동 강간 혐의로 구금된 적이 있는 존 마크 카. 태국으로 건너갔던 그는, 또다시 유아 살해 혐의로 체포됐다.

그런데 그가 검거되면서 밝혀진 놀라운 사실.
그가 서울의 한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원어민 강사를 했다는 것이다.
2002년 당시 그는 6세에서 12세 아동들을 가르치는 영어 선생님이었다.

이후 그는 유아 살해 부분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석방됐는데, 지난해이러한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을 긴장시킨 바 있다.
결국 허술한 비자 발급 시스템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셈.

뿐만 아니라 E-2 비자가 없는 무자격 원어민 강사를 채용하는 학원도 있었다.
무자격 강사를 알선해주는 한 브로커는 “원어민 강사 중 반 정도가 무자격 강사”라며 공공연한 비밀임을 주장했다.

이 같은 불법 취업에는 원어민 강사를 선호하는 국내 분위기와도 맞물려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허술한 비자발급 시스템과 함께, 이들을 채용한 학원에 대한 가벼운 처벌 또한 문제로 지적됐다.

출처: 매일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