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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폭탄, 산업계 강타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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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폭탄, 산업계 강타 '초비상'

허약한 중소기업에 직격탄… 소비심리 위축, 내수 살리기 ‘발등의 불’

기사입력 2007-10-29 09: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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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일보]
우리 경제의 핵심변수인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서부텍사스중질유 기준) 돌파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산업계는 물론 건설·금융계까지 ‘유가급등 파편'이 튀고 있다.

원자재 가격에 이어 유가마저 천정부지로 치솟아 사상 초유의 100달러 돌파 위기를 맞으면서 산업·건설현장에 어두운 그림자가 엄습한 가운데 치솟은 유가는 ‘물가상승' 악재로도 작용하면서 모처럼 회복세로 돌아선 국민들 소비심리를 다시 위축시키고 있다.

연내에 유가 100달러 진입 시 체질이 허약한 중소기업은 채산성 악화로 연쇄 도산위기를 맞게 되고 건설업계는 주택시장 침체와 미분양 적체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유가급등까지 겹칠 경우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한 유가 마지노선인 100달러까지 깨질 경우 한국도 더 이상 인플레이션 ‘안전지대'라고 낙관할 수 없게 되면서 물가상승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여전히 정부는 “고유가 문제는 가격 메카니즘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어 수년째 고유가로 고통받고 있는 경제주체들을 맥 빠지게 하고 있다.

특히 고유가에 대비한 비상계획인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은 중동지역 전쟁 발발과 같은 긴급한 상황으로 발생한 수급위기 때만 가동한다는 원칙에 따라 지난 2000년 초 2차 석유파동 이후 7년째 정부당국자 서랍에서 잠자고 있어 유가 100달러 돌파 이전에 긴급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산업계 3차 오일쇼크 직격탄 우려

산업계는 유가 100달러 시대에 진입할 경우 ‘제3차 오일쇼크'의 충격이 예상돼 유가 향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연료비중이 전체 생산비용의 20%가 넘는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유가가 100달러를 넘게 되면 생산중단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삼성토탈의 한 관계자는 “두바이유 기준 유가 80달러까지는 제품가격에 원가를 반영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100달러에 달하면 도저히 비용을 커버할 수 없게 돼 시황이 안 좋은 공장들부터 셧다운(가동중단)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철강 섬유 등 제조업체들도 조업시간 단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70년대 오일쇼크 당시 기업들은 경기위축에 따른 소비감소로 인해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었지만 이번에는 소비는 좋으나 기업들이 생산비용을 감내하지 못해 생산량을 줄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제조업체들은 비용절감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동차 업체의 경우 트랜스미션 상태 안내표시(‘P' ‘R' ‘D')의 색깔을 한가지로 통일할 경우 100원이 절약된다며 피를 말리는 전방위 싸움에 나서고 있다.

기업 체질이 허약한 중소기업들은 유례없는 유가급등의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플라스틱, 고무가공, 윤활유·부동액 등의 업종은 이미 원재료가격 급등으로 조업 중단의 위기에 처한 상태다. 폴리에틸렌(PE), 폴리비닐클로라이드(PVC) 등 석유화학 제품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산업·자동차용 윤활유, 부동액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대전에 소재한 부동액 제조업체인 A사의 K 대표는 “원료로 사용되는 에틸렌 글리콜(EG) 가격이 올 들어 50% 이상 급등하면서 상반기 계약물량에 대해서는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다”며 “그나마 원재료 물량을 제대로 확보 못해 생산을 중단할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원료가격 인상은 고스란히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전가될 전망이다. A사가 지난해 말 2만원대 초반에 납품하던 4개들이 부동액 가격은 최근 2만7000원에서 3만원까지 오른 상태다.

■ 건설업계, 위기이자 새로운 기회

건설업계는 주택시장 침체와 미분양 적체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유가 급등에 따른 원자재가격까지 오를 경우 주택사업 여건은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만 유가급등으로 막대한 오일달러를 챙긴 산유국을 중심으로 공사발주 물량이 늘면서 해외건설 부문에서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부동산 규제일로 정책으로 거래가 크게 위축된 데다 분양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 100달러를 넘보면서 철근 등 원자재 가격 상승→원가상승→분양여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유가상승이 지속될 경우 주택건설은 원자재 가격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분양가격은 더 올라갈 수밖에 없고 결국 분양성 저하로 이어져 경영난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7월부터 시작된 레미콘 업계의 가격인상 움직임은 이미 유가 고공행진에 따른 파급효과가 시작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건설시장에서는 건설업계에 또다른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넘쳐나는 오일달러를 배경으로 중동지역 공사발주가 크게 늘어나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해외수주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한국 건설업체의 중동지역 수주규모는 2006년 95억달러에서 올해는 지난 26일 기준 183억달러로 지난해의 2배에 이르고 있다

■ 인플레이션 압력 갈수록 거세진다

국제유가 고공비행에 따라 한국도 더 이상 인플레이션‘안전지대'라고 낙관할 수 없게 됐다.

실제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9일 국회 재경위의 국정감사에서 답변을 통해 “우리 자체 모형에 따르면 원유가 10% 오르면 물가 0.2% 올라간다. 경제성장률은 0.2% 정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금 유가가 90달러 가고 있다고 하는데 만약 100달러 가면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상반기 70달러 정도로 예상했는데 90달러까지 오르면 30%가 오른 것으로 이는 경제성장에 0.45%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유가 최대 상한선인 90달러대가 깨지고 100달러 시대로 접어들면 국내 물가 압력에 대한 대비책 마련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경우 한국 경제가 ‘저성장·고물가'로 일컫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진입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물론 국내 수출 경쟁력이 워낙 좋은 데다 민간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스태그플레이션을 논하는 것은 너무 앞선 논리라는 지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유가 상황이 국내 수출업체들의 교역조건을 악화시키고 국내 물가 압력으로 크게 작용할 경우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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