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베어링 한국산으로 둔갑 유통
무차별적인 저가공세, 원산지 미표시, 오인표시, 허위표시 등 다양
원산지 미표시 베어링 및 위조 베어링의 지속적 단속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베어링의 불법 유통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과 한국기계산업진흥회는 지난달 16일 작년 하반기부터 공동으로 실시해온 중국산 베어링의 불법유통에 대한 특별 단속을 통해 242만여점 71억원 상당의 중국산 원산지 표시위반 베어링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금번 적발된 불법 베어링 제품들은 정상적인 원산지(중국)가 표기된 포장품(종이박스 및 비닐포장)으로 수입 통관을 거쳐 자사 상표 및 원산지를 한국으로 표시한 포장지로 교체한 후 판매하는 방식을 취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베어링산업은 최근 급속한 발전과 도약기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저품질의 중국산 베어링의 무차별적인 저가공세와 더불어 원산지 미표시, 오인표시, 허위표시 등 다양한 유형의 불법유통으로 골머리를 앓아 왔다.
이 같은 저품질 불법 베어링을 사용한 기계는 내구성이 현저히 저하되거나 파손돼 심각한 성능의 저하 및 안전상 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이러한 기계 사용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기계 수요자에게 생산량 손실과 비용부담을 가중시키는 연쇄적인 피해와 함께, 해외 수출시 한국산 기계에 대한 신뢰와 신인도가 추락하게 되는 결정적인 타격을 입게 되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베어링 업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금번 적발로 국산 기계의 향후 신뢰도 추락에 대한 가능성을 어느 정도 막을 것으로 보이지만, 적발된 품목 외에도 아직 적발되지 않은 다수의 제품이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해 지속적인 단속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 베어링 공업협회 김재호 이사는 금번 특별단속과 같은 적극적 단속이 지속적으로 수행되지 못하고, 신고에 의한 소극적 단속만이 이뤄지고 있는 실태를 지적한 바 있다. 관세청 관계자도 이에 대해 적극적 단속의 필요성을 공감치 못하는 것은 아니나, 엄청난 품목과 수량이 거래되고 있는 베어링 시장에 대해 적극적 단속을 수행하기엔 단속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번 특별 단속에서는 베어링과 함께 위조 공구류에 대한 총체적 특별단속이 실시돼, 48건 216억원 상당이 적발됐으며, 이중 37건에 대해 과징금 9200만원이 부과됐다.
적발사례를 분석한 결과, 일부 전동공구의 경우 유명상표 및 원산지 허위표시를 통해 수입가격의 3배가 넘는 가격으로 판매하는 등 다수의 공구 유통업체들이 부당이득을 취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공구에 원산지 표시 없이 미국 공장주소 또는 일본 특허 등을 표시해 원산지를 오인케 하는 행위, 위조공구를 진정상품과 섞어서 판매하는 등 교묘한 수법이 동원됐다.
실례로 공구업계에서 유명한"한일"상표를 부착한 압축기(Compressor)를 수입·판매하기 위해 중국 제조업체에 포장박스와 라벨도안을 이메일로 송부해 위조품을 제작해 줄 것을 요청한 후 상표가 부착되지 않은 물품으로 위장해 인천항으로 수입 후 자신의 상가(서울 구로구 유통단지)에서 판매하다 적발된 경우가 있었으며, 중국에서 전기드릴 300개를 수입하면서 115개만 수입신고하고 나머지 185개는 신고 없이 통관하려다 세관직원의 검사로 적발돼 수입물품 일부만 신고하는 수법으로 밀수를 해온 업체도 있었다.
이외에도 동일 물품에 2개의 국가명을 표기해 소비자가 원산지를 오인할 수 있도록 한 경우와 수입시 적정하게 표시된 원산지를 국내판매 단계에서 약품이나, 끌개칼 등의 도구를 이용해 제거해 원산지를 바꿔치기 한 경우도 있었다.
특별단속기간중 적발실적은 위반유형별로 원산지위반(39건, 186억원), 지재권침해(3건, 26억원), 관세포탈(5건, 4억원) 순이고, 품목별로는 전동공구(83억원), 수공구(64억원), 측정공구(20억원), 엔진공구(14억원), 절삭공구(13억원) 순이었으며, 원산지 국가별로는 중국(157억원), 대만(59억원) 순이었다.
관세청은 불법수입 위조공구류가 안전인증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오작동 또는 파손시 소비자의 안전을 심각히 저해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공구류 구입시 상표 및 원산지 진위 여부를 항상 확인하고, 불법수입 공구류를 발견하였을 때에는 밀수신고번호 125 또는 인터넷홈페이지를 통해 관세청에 즉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관세청은 향후 공구류를 비롯한 의약품, 자동차부품 등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위조상품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