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지난해 국내 경기 완만한 ‘회복세’로 마무리
2013년 국내 경제성장률은 1/4분기 1%대에서 3/4분기 3% 대로 상승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민간소비가 더디게 진행되는 가운데 건설투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설비투자는 그동안의 감소세에서 벗어나는 양상이 나타났다.
민간소비는 교역조건 개선과 물가안정에 따른 실질구매력 향상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으며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중 전년 동기 대비 1%대에 머물렀으나 3/4분기 들어 2%대로 높아졌다. 설비투자는 상반기 중 감소세를 지속했으나 하반기 들어 대내외 수요 회복에 힘입어 소폭 이나마 증가세로 전환됐다. 건설투자는 민간‧건축 부문의 미약한 회복세와 그동안의 침체 따른 전반적인 기술적 반등 효과로 증가율이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수출은 2013년 들어 증가세로 전환된 이후 증가율이 점점 높아지는 추이를 보였다. 상반기에는 거의 제로성장에 그쳤으나 3분기에 들어 증가율이 점점 높아졌으며, 수출증가율은 상반기 중 전년 동기 대비 0%대에서 3/4분기에 2.9%, 10월에는 7%대로 상승했다. 수출지역별로는 미국(10월 중 23.2% 증가율 기록), 품목별로는 IT제품이 국내 수출을 견인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낮은 수준의 생산 증가세를 지속했고 건설업은 기술적 반등효과의 영향으로 높은 증가세를 시현했다. 제조업 생산증가율은 수출경기 침체로 상당기간 감소세를 지속했다. 제조업 생산증가율은 2/4분기까지 마이너스를 지속했으며 3/4분기에도 거의 제로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재고-출하 사이클상 3/4분기 현재 재고증가율은 높아지고 출하증가율은 정체되면서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서비스업도 내수 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3/4분기까지 생산 증가세가 미약한 수준을 기록했다. 건설업의 경우 민간․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기성액이 높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기술적 반등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선진국 중심으로 올해 세계경제 회복 기대
지난해 세계경제는 선진권 경기의 미약한 반등과 개도권 경기의 둔화로 전년(3.2%)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선진권은 미국과 일본이 플러스 성장에도 불구하고 그 강도가 미약한 모습을 보였고, 유로권은 경기침체를 벗어나는 양상을 나타냈으며, 개도권은 내·외수의 동반 약세 여파로 인한 실물경기의 부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산업생산 지표(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를 권역별로 보면, 선진권이 마이너스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고 개도권은 증가세가 둔화됐다. OECD 경제지표에 따르면 경기선행지수가 2012년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보인 반면,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0%를 약간 밑도는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올해 세계경제는 선진권에서의 정책기조 변화 영향과 개도권의 실물경기 부진 지속 여부가 주요 관심사인 가운데 성장률이 완만하게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IMF에 의하면 세계경제 성장률은 2013년 2.9%에서 2014년 3.6%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은 미국 경제의 회복, 유로존의 재정 긴축 완화 등으로 2%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연준(Fed)은 실물지표들의 추가적인 개선을 전제로 현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한다는 입장이며, 일본은 재정건전화를 위해서 2014년 4월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선진국들의 실물경기 여건이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이러한 정책기조의 변화는 단기적으로 경기 회복의 속도를 제한할 수 있어 세계경제는 대체로 완만하고 더딘 회복세가 예상된다.
국가별로는 미국은 주택경기와 소비 회복, 가계자산 증가 등으로 2%대 후반의 성장률이 예상되고, 일본은 아베노믹스에도 불구하고 소비세 인상, 긴축 재정 등의 제약요인이 현실화될 경우 경제성장률은 2012년보다 낮은 1%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존은 제한적이나마 재정위기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완화되면서 1% 내외의 경제성장률은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포함한 개도권은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빠른 경기 회복보다는 완만한 성장을 보일 가능성이 높고 성장률은 지난해 4%대에서 올해 5%대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7.6%에서 올해 7.3%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세계경제의 완만한 회복세로 세계 교역량증가율은 지난해 2.9%에서 올해 4.9%로 상승할 전망이다.
국제 유가, 지난해 대비 보합 예상
지난해 유가는 세계 실물경기의 약세와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전년도에 비해 다소 축소된 변동 범위를 형성했다.
수요 측면에서 연초 이후 세계 실물경기의 정체, 공급 측면에서는 시리아 등 정정 불안 확산을 배경으로 유가는 제한적인 등락을 반복했다. 유가의 변동 범위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지난 10월까지 배럴당 96.7~113.6달러를 기록했고 2013년(89.2~124.2달러)에 비해서 다소 축소되는 모습이었다.
올해 유가는 세계경제의 완만한 흐름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약화, OPEC의 산유량 조절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실물경기의 회복세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과 서방-이란의 화해 여건 조성 등 지정학적 불안 우려가 완화되고 있는 점은 유가의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유가의 지나친 약세가 나타나는 경우 전 세계 원유 생산의 약 40%를 차지하는 OPEC의 감산 등 유가 방어를 위한 산유국들의 적극적인 대응책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유가의 방향성에 대해서 전망기관별로 약간 다르지만,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의 가격을 예상하는 견해가 지배적인 만큼 올해 유가는 지난해 평균 가격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완만한 하락 예상되는 환율
최근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연기 등에 따른 달러화 약세와 국내 경상수지 흑자,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수 등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원/달러 환율은 경상수지 흑자 지속, 여타 신흥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실한 국내 펀더멘털 등에 따라 하락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이다. 외국인의 주식자금 순매수 증가는 신흥국에서의 이탈 자금이 투자 안전처인 한국 증시로 유입되고 있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등의 영향으로 환율 하락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년 대비 3.2% 하락한 1,058원으로 예상된다.
엔화는 통화팽창 정책이 계속 유지됨에 따라 절하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나, 미국 출구전략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재연될 경우 상대적인 안전통화로 부각되면서 절상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향후 엔화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약세 움직임에 비해 평가절하 속도가 상당 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돼 현재보다 소폭 절하된 달러당 100엔 내외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올해 원/엔 환율은 전년 대비 7% 내외 하락이 예상된다.
수출 증가 및 내수 회복이 국내 경제성장 견인
세계경제가 완만하나마 회복세를 이어감에 따라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고 내수도 회복세가 확산되면서 산업연구원은 국내경제가 올해 장기추세성장률에 근접한 3.7% 내외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수출과 내수 모두 비교적 고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국내 경기는 수출 증가가 설비투자 증가로 이어져 경기회복을 견인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포스코경영연구소는 저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기업 및 민간의 체감경기는 본격적으로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며, 수출과 실물경기의 괴리감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은 세계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전년에 비해 증가세가 확대되나 국내 주요 수출시장인 신흥권의 성장 둔화로 수출증가율이 크게 높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특히 대미국 및 대유럽 수출 회복, 중국을 통한 중간재 수출 확대에 힘입어 올해 수출은 약 6.7%, 수입은 약 9% 증가해 무역흑자는 약 328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산업 중 조선은 수출 감소세 전환, 철강 수출 부진 등으로 전체 수출증가율보다 낮은 5.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는 교역조건 개선, 수출 회복의 영향으로 민간소비와 투자 모두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소비는 가계부채 부담이 억제요인으로 작용하나 유가안정, 환율 하락에 구매력 증대 효과로 견실한 증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는 수출 회복과 그동안의 투자 부진에 대한 반등으로 비교적 활발한 증가를 보이는 반면, 건설투자는 SOC 예상 감소 등으로 전년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한편, 미국 출구전략의 파급효과, 중국을 위시한 신흥국의 성장둔화 추이 등은 주요 하방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일본 소비세 인상의 여파, 유로권 경기추이 등도 주요 대외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고 내부적으로는 가계부채 문제가 여전히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는 하방 위험요인이 다소 우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성장의 주요 지표들
○민간소비
민간소비는 대체로 부진한 가운데 지난해 완만하게 증가율이 높아지는 추이를 보였다. 재화별로는 준내구재와 비내구재 소비가 부진한 반면, 내구재 소비가 지난해 상반기중 3.7% 증가하여 상대적으로 호조를 나타냈다. 경기부진의 영향이 고용과 가계 및 임금 소득의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민간소비를 위축시켰으며, 가계부채 문제, 수출경기 불확실성도 소비 억제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질 구매력은 교역조건 개선과 소비자물가 수준 안정 등으로 상반기 중 개선되거나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시현했다.
올해 민간소비는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세 확대, 유가 안정 및 환율 하락에 따른 구매력 개선으로 지난해보다 증가세가 확대되고, 연간 기준 3%대 초반의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수출 증가세 확대에 따른 소득 증가와 함께 교역조건도 개선 추이가 지속되면서 소비 여건이 양호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계부채 부담 공공요금 인상 등이 억제 요인으로 작용해 경제성장률보다는 낮은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
그동안 부진했던 설비투자는 지난해 3분기 들어 증가세로 전환되고 선행지표도 증가 추이를 이어가는 등 회복 조짐을 보였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2분기 연속 감소하다 3/4분기에 1.8% 증가세로 전환됐다. 계절조정 계열 전기비 증감률도 1.2% 증가했다.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국내기계 수주는 5월 이후 4분기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주체별로는 민간부문의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부문은 증가했다. 형태별로는 기계류 투자가 감소한 반면, 운송장비 투자는 증가했다. 또한 업종별로는 정밀기기, 자동차, 전기/전자, 화학 등의 설비투자 조정압력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올해 설비투자는 글로벌 경기 회복, 기저 효과 등에 힘입어 비교적 활발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제 회복기조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완화, 수출과 소비의 회복세, 그 동안의 투자 부진에 따른 반등 효과 등이 설비투자 증가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기기,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IT업종에서 투자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연간 5%대 중반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이다.
○건설투자
건설투자는 최근 몇 년 간의 부진에서 벗어나 지난해 견실한 증가세를 지속했다. 형태별로는 아파트 분양이 호조를 보이면서 주거용 건물건설이 전체 증가세를 주도했으며 주체별로는 민간부문이 증가세를 주도했다.
올해 건설투자는 SOC 예산 축소 및 수주부진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투자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액은 2012년 8월부터 2013년 8월까지 13개월 연속 감소 중이고, 정부 SOC 예산은 지난해 25조 원에서 올해 23조 원으로 줄어들었다.
가계부채 문제, 미분양물량 적체, 건설사 부실 문제 등 최근 몇 년간 건설투자 부진을 초래한 구조적 요인도 건설투자 증가세를 억제할 전망이다.
○수출입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 회복세를 보이면서 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반면, 수입은 내수부진 및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1.2% 감소했다. 수출은 증가세로 전환됐으나 수입은 부진한 흐름을 계획됨에 따라 1~10월 중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이미 전년 수준보다 많은 359억 달러를 상회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무선통신기기 등 IT제품의 수출 호조세를 계속됐고 상반기 부진했던 자동차와 선박의 수출도 하반기 들어 증가세로 전환됐다.
지역별로는 하반기 들어 미국과 EU 등 대선진국 수출이 회복세를 전환됐으며 대개도국 수출도 중국과 중남미를 중심으로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엔저로 인해 대일 수출은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으며 국제유가 안정으로 대중동 수출도 크게 줄어들었다.
수입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소비재 수입이 증가세를 보였으나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 수입이 크게 감소함에 따라 전체적으로도 전년 대비 감소를 기록했다. 특히 국내 수입의 1/5 정도를 차지하는 원유 수입이 지난해 9월까지 8.4%나 감소함으로써 전체 수입 감소에 크게 기여했다.
미국과 EU 등 선진국 경제의 완만한 회복 추세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수출증가율은 2.6%, 수입증가율은 0.1%,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420억 달러 내외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완만한 원화절상과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나, 미국, EU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과 이에 따른 대중국 중간재 수출 확대, 기저효과 등으로 수출증가율이 6.7%로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세계교역 규모가 확대되는 등 수출여건은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수출비중이 높은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로 큰 폭의 수출증가율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품목별로는 선진국 수요 의존도가 높은 IT제품과 자동차 등의 수출이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환율 하락은 수출증가 억제요인으로 작용하나 하락 폭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며 석유제품․반도체․선박류 등 환율 영향이 작은 산업의 수출비중이 높아져 그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올해 수입은 수출증가에 따른 수출용 중간재 및 내수 회복에 따른 소비재․자본재 수입 확대로 9.0%의 증가가 예상되며 무역수지는 수입 확대로 흑자폭이 다소 줄어든 328억 달러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과 물가
고용은 올해 기업투자 및 민간 건설경기가 회복되고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정책에 두는 정부정책기조가 유지되면서 실업률이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물가는 경기 회복으로 인한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과 명목 임금 인상 등 공급측 요인으로 지난해보다 물가 상승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제 원자재가격 하향 안정화, 원화 강세 등은 물가 상승폭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