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디지털 시대에 기술융합 관련 제도는 여전히 아날로그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강도 높은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최근 ‘디지털 시대의 기술융합 정책,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가?’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ICT 디지털 기술융합이 엄청난 변화를 이끌며 세상을 바꾸고 있지만 제도와 정책은 여전히 아날로그”라며, “은산분리 등 기술변화에 뒤떨어지는 불필요한 규제는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처 간 칸막이 규제, IoT 기술 발전 발목 잡아
발제자로 나선 정동훈 광운대학교 교수는 “ICT 융합 특별법과 같은 법적 기반은 마련돼 있지만 정작 서비스와 관련된 법률들이 너무 많아 특별법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2020년을 전후로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무인자동차의 경우, 도로교통법상 자동차는 운전자가 있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현행법상 상용화가 된다 하더라도 도로주행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 사례로 국내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에 대한 규제를 들었다. 우리나라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국토교통부 장관의 허가 없이는 지도 데이터를 국외로 반출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서는 구글 맵과 구글 어스 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매쉬업(Mash-up)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아울러 “제품 출시를 위한 품질인증 기준 부재도 문제”라고 정 교수는 지적했다. 예를 들어 비상안내 등 통신기능이 추가된 스마트 센서 기반의 소방 설비를 도입하려면 소방시설법에 의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최신 사물인터넷기술이 적용된 소방시설물에 대한 인증규격이 없기 때문에 해당 설비의 활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정 교수는 “사물인터넷 기술의 발전을 위해 기업의 질의나 건의가 처리되고 있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제공하고, 정해진 기한 내에 이를 처리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