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시장 선점에 나서라”

[산업일보]
최근 대외개방 및 경제개혁의 행보를 넓히고 있는 쿠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계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KOTRA는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일정으로 열리고 있는 ‘제33회 2015 아바나 국제박람회(Havana International Fair 2015)’에 전시면적 885㎡로 역대 최대 규모의 한국관을 개관했다. 한국관은 1996년 첫 개관 이후 양국 간 교역을 확대하는 촉매 역할을 해왔으며, 올해로 역대 최초로 공식 개관식을 가졌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쿠바와 미수교국인 관계로 개관식을 별도로 개최하지 않았다. 올해는 박람회 참가사상 최초로 쿠바 정부의 제의에 따라 김재홍 KOTRA 사장이 초청한 양국 고위인사와 기업대표 등이 내빈으로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치렀다.

이번 박람회는 쿠바 정부가 주관하는 연중 최대 규모의 국제 종합 박람회로 1983년 이후 지난해까지 32년 동안 매년 개최돼 오고 있다. 올해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스페인 등 60개국 약 4,500개사가 대거 참가한다.

개막식 전야 축하 행사로 KOTRA는 현지 정부 및 경제계 인사를 초청, ‘한-쿠바 친선의 밤 리셉션’을 열었다. 대외 교역에 관심이 높은 대외무역부 아태국장과 상공회의소 회장 등 쿠바 주요인사 60여명과 KOTRA 사장, 주멕시코 한국대사 등 관계자 40명이 참석했고, 한글학교 학생들의 K-Pop 공연과 우리 국악인의 가야금 연주, 쿠바 현대 음악그룹의 살사, 볼레로가 어우러져 개막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삼성전자, 글로벌그린 등 국내 유망 대·중소 수출기업 17개사는 기업별 부스에서 참가 제품에 대한 전시, 수출입, 유통 허가를 받은 쿠바 최대 수출입 국영기업 헤꼬멕스(GECOMEX)와 씨멕스(CIMEX, 최대 유통기업) 등 현지 국영기업들과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했다.

한편 KOTRA는 투자 진출 관심기업 10개사로 구성된 ‘투자조사단’을 파견, 유망 투자분야와 규정 및 인센티브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또한 지난 9월 KOTRA 본사서 열린 쿠바 투자환경설명회에서 중점 소개했던 ‘마리엘 경제특구’를 시찰했다.

특히 미국-쿠바 국교 정상화에 따라 미국관이 역대 최초로 개관해 의약품, 의료기기, 통신, IT분야의 27개 기업이 참가했다. 일본도 2008년 이후 7년 만에 10개 기업으로 구성된 JETRO(일본무역진흥기구)관을 개설해 출전했다.

이밖에도 KOTRA는 2일 현지의 한인후손박물관을 방문해 한인 노동자들의 쿠바 이주 역사를 되돌아 봤다. 안토니오 김 한(Antonio Kim Han) 한인후손회장을 비롯한 한인후손들에게 우리 전통 고궁사진을 기증했고, 한인후손, 쿠바 한글학교 학생들, 한류 팬클럽 회원들에게 가야금 연주회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도 선사했다. 한인후손회장은 “멀리 떨어져 있는 쿠바 한인 동포들을 잊지 않고 찾아주고 우리들의 존재를 고국에 일깨워 준데 감사드린다”며, “한국과 쿠바의 다방면의 교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홍 KOTRA 사장은 “최근 양국 간 경제, 문화 교류가 활발해져 쿠바 곳곳에서 국산 가전과 차량을 쉽게 볼 수 있다. 한류드라마의 인기가 높고 한국어 강좌도 북적인다”며 “KOTRA는 박람회 등 현지 진출 사업에 적극 참가하고, 유일한 우리 정부기관인 아바나 무역관을 통해 양국 협력 사업을 개발해 쿠바 진출의 물꼬를 터뜨리겠다” 고 강조했다.

한편, 쿠바는 최근 대내외적으로 커다란 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다. 2011년 혁명 1세대 최고 권력자 피델 카스트로가 동생 라울에 권력을 승계한 이후, 자본주의식 소유권을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경제사회개혁안’에 이어 지난해 ‘新외국인 투자법’이 시행됐다. 미국은 지난해 말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를 선언했고, 올해 2차례 ‘경제제재 완화 조치’와 ‘테러지원국 해제’라는 선물 보따리를 쿠바에 안겼다. 마침내 미국은 올 7월 아바나 주재 미국 대사관을 개관, 쿠바도 같은 시기에 워싱턴 쿠바 이익대표부를 대사관으로 승격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