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이란에서 1979년 이슬람공화국 수립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며 국제 유가가 반등했다. 통화 가치 급락과 물가 폭등을 계기로 2025년 연말부터 시작된 시위로 사망자가 3천 명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LS증권에서 최근 발행한 ‘이란 사태, 국내 정유화학 영향 어떨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가 시위대를 처형할 경우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하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여기에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들에 대해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유가는 배럴당 60달러 선을 회복했다.
위의 보고서는 이란 정권 교체로 이어질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당 기간 유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원유 수출 차질 규모를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WTI 가격이 65~7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을 겨냥한 성격이 강하다고 LS증권은 분석했다. 중국은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를 흡수하는 최대 수입국으로, 하루 약 130만 배럴을 들여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식적으로는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산 원유로 신고되지만, 실제로는 공해상 환적을 통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관행이 지속돼 왔다.
미국의 추가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의 원유 수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해당 보고서는 내다봤다. 특히 중질유 공급이 제한되면서 아시아 지역의 경유 등 석유제품 수급이 타이트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생산 능력의 절반 이상을 수출하는 한국 정유 산업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LS증권의 전망이다.
반면 석유화학 업종에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말 기준 시장 전망은 2026년 평균 유가 하락을 예상했지만, 최근 유가 반등과 함께 미국 헨리허브(HH) 가격은 오히려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이로 인해 유가에 연동되는 나프타 기반 아시아 NCC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2주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NCC는 미국 에탄 기반 ECC 대비 에틸렌 톤당 생산 원가가 약 20%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LS증권의 정경희 연구원은 “이미 과잉 설비에 직면한 아시아 화학 산업의 수익성이 추가로 압박받을 수 있다”며 “헨리허브와 나프타 간 가격 흐름이 관건이지만, 현 시점에서는 아시아 화학 업황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보고서를 통해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