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50대 가구는 총자산의 74.1%, 60대는 82.4%를 부동산 자산으로 가지고 있다. 이에 부동산 자산을 활용한 은퇴준비가 50대들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소득창출’이라는 가치를 내걸고 대대적인 자산 구조 개편을 하고 있다. 즉, 부동산을 팔아서 연금 등의 금융자산으로 바꾸거나,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에서 임대수익을 만들어 낸다. 또는 무수익부동산을 처분하고 수익형부동산을 매입해 임대소득을 만드는 등 소득을 창출하는데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주거용 자산 축소해야
그러나 우리나라 50대 가구의 자산을 들여다보면 부동산에서 수익을 창출하기가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한 연령대인 50대 가구의 평균 총자산은 약 4억3천25만원(가계금융·복지조사)이다.
그런데 서울의 아파트 중위가격이 5억 원 이상이다. 즉, 평균 수준의 자산을 가진 사람이 서울의 중간 수준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경우, 주거 마련에도 대출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추가로 임대소득을 발생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 반면 이들이 수도권이나 5대 광역시의 아파트에 거주한다면 여유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평균 수준의 자산 규모를 가진 사람이 임대소득을 만들기 위해서는 은퇴 이후 주거지를 옮기거나 주거 규모를 축소하는 등 주거용 자산을 축소하는 것이 필수다.
축소한 주거용 주택은 주택연금을 활용한 소득 창출을 고려할 수 있다. 이에 주거하면서 임대소득을 얻을 수 있는 투자 유형인 원룸주택, 도시형생활주택 등 다세대주택, 상가주택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례로 올해 LH공사가 분양한 위례신도시의 점포 겸영 단독주택 용지 45필지에 1만7천531명이 신청, 평균 39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지방의 경우도 그 열기는 다르지 않다. 또한 대형 아파트의 수요는 줄어들고 중소형 아파트 및 임대수익률이 높은 소형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의 인기가 높다.
단독택지 인기, 아파트 시장 변화 예상돼
‘1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 시작, 저금리, 경기침체 등과 맞물리면서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은퇴 자산 구성 전략 수립에 있어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먼저, 단독 택지의 가치 상승을 예상할 수 있다. 신규 개발돼 공급되는 단독 택지 뿐 아니라, 기존 구도심의 단독주택도 앞으로 점점 시장상황이 좋아질 전망이다. 그 중에서도 임대소득을 만들 수 있는 입지를 갖춘 단독주택 또는 토지의 가치는 점점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는 아파트 시장의 변화다. 고소득 중년층이 선호하는 고급주거지를 제외한 고가 대형아파트는 앞으로도 침체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임대 수요가 풍부한 지역의 소형아파트와 양호한 주거환경을 갖춘 지역의 중소형아파트는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1~3억 정도의 소액으로 투자 가능한 오피스텔, 상가 등의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도 지속될 전망이다.
수익성보다는 안전성 따져봐야
수익형부동산을 투자하는 경우 유의해야 할 것이 있다. 임대수익률만을 보고 수익형부동산의 투자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은퇴 자산은 수익률보다 ‘안전성’이 더 중요하다.
해당 부동산의 가치가 떨어진다거나 적기에 팔지 못하면 노후에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안정적인 자산 운용이 필요하고, 자산 가치가 크게 변동하는 자산은 은퇴기에 적합하지 않다. 이 때문에 적어도 물가상승률 이상의 가격 상승이 가능하고, 팔 수 있는 ‘안전자산’을 고른 후 그 중 임대수익률이 높은 자산을 선택해야 한다.
어떤 부동산이 ‘안전자산’일까? 한마디로 용도별로 ‘입지가 좋은 자산’이다. 주택 용도라면 주거입지가 우수해서 임차 수요가 넘쳐야 하고, 상업용이라면 상권이 좋아 장사가 잘 되는 곳이어야 한다. 토지라면 개발 수요가 유입되는 곳이어야 한다.
입지가 우수한 부동산은 일단 환금성이 뛰어나다. 적어도 물가상승률 정도의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은퇴기에는 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안전 자산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입지가 우수할수록 투자수요는 몰리게 마련이고, 이에 따라 가격이 높아지므로 임대수익률은 낮아진다. 이미 우수한 입지를 갖춘 물건들은 가격이 꽤 높아져 있으므로, 수익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노리기 위해서는 이미 입지가 우수해진 곳이 아니라 앞으로 입지가 우수해질 곳을 찾아야 한다.
은퇴 대비한 자산구조 개편 서둘러야
과거 매매차익을 목적으로 했던 투자의 시대는 가고, ‘소득’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 아파트 하나만 가지고 있는 50대라면 은퇴에 대비한 자산구조 개편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안일한 생각이 은퇴 후 인생을 곤란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각자 자신의 자산규모와 상황에 맞게 선택 가능한 방법들을 꼼꼼히 알아보고 서둘러 실행해야 한다.
REM부동산거래소 양재중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