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반상 대결로 인공지능(AI)만 주목받는 것이 아니다. 알파고르 개발한 스타트업 딥마인드(DeepMind)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KOTRA 런던 무역관에 따르면, 세계를 놀라게 한 딥마인드의 본고장인 영국은 창업과 폐업이 어렵지 않은 스타트업의 천국이다.
딥마인드의 창업자인 데미사 하사비스는 캠브리지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비디오 게임업체 ‘엘릭서 스튜디어’를 차리고 수많은 게임을 출시하기까지 했지만, 2005년 돌연 폐업을 선언했다. 독립 게임 개발사는 더 이상 혁신을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이후 UCL(University College London)에서 인간의 기억과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신경과학적 작용을 연구하던 중, 무스타파 슐레이만을 만나 딥마인드를 창업한다. 연구가에서 인공지능 범용 알고리즘을 상용화한 사업가로 성공한 셈이다.
영국은 학생끼리도 혁신적인 아이템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5파운드나 10파운드의 적은 자본금을 공동 적립해 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
금융기업인 Santander의 2014년 리서치에 따르면, 영국 대학생 중 약 24%는 대학생활과 창업을 겸하고 있으며, 이들의 연간 매출액은 4천400만 파운드에 이른다.
미국 CNBC와 영국 텔레그래프는 “딥마인드와 같은 영국스타트업의 성공비결은 창업을 위한 모든 환경이 조성돼 있는 ‘런던 창업생태계’에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2010년 약 7천600만 달러를 투자해 런던 북동부에 ‘테크시티’라는 클러스터를 조성했다. 이곳에 스타트업과 노동자, 크라우드 펀딩, 엔젤 투자가 등이 모여들면서 생산의 3요소인 노동, 자본, 토지가 충족된 생태계가 구성됐다.
이곳에는 약 1천500개의 스타트업이 집중돼 있다. Compass의 발표에 따르면, 런던의 스타트업 생태계 시장가치는 유럽 내 1위로 약 440억 달러에 이른다.
런던 무역관은 “한국 스타트업도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하기 위해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며 “런던의 스타트업과 같이 도전정신을 키우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정부의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