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IT 쇼가 지난 20일 4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월드 IT 쇼는 2008년 국내 IT 전시회들을 통합해 지금까지 개최되고 있는 B2B 지향 행사다. 그런데 너무나 애석하게도 이번 전시회에서 월드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모습, B2B 지향 행사라는 취지가 정말 무색했다.
참가업체들이 주로 위치한 B홀과 C홀에서 글로벌 ICT 기업 부스를 찾기가 힘들었다. 한국 지사 형식 등으로 참여한 업체들을 모두 합쳐도 10여개 정도에 그쳤다. 월드라는 이름을 쓰기 아주 민망한 상황이다.
주최 측은 이에 대해서 “해외 업체들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인데 이는 이들 업체들이 한국 지사들을 통해 비즈니스, 전시 참가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주최 측 말대로 한국 지사들을 통한 전시가 많았느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뭔가 답변이 아리송하다.
또 한 가지 지적할 사항이 있다. 월드 IT 쇼는 B2B 지향 행사로 소개됐다. 중소 ICT 기업들이 주로 모인 B홀은 그런 성격이 맞는 것 같다. 그러나 C홀의 운영 상황을 보면 B2B 지향 행사로 보기 어려워진다.
C홀에는 국내 유수의 대기업 부스가 마련됐다. 그런데 전시된 제품들을 보면 스마트폰, TV 등 가전제품들이 즐비했다. B2B를 지향한다면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가전제품들을 전시하다니 뭔가 앞뒤가 맞지 않았다. 한 곳에 중소 기업 부스가 마련됐지만 참관객들의 시선을 끌기엔 부족했다.
기자가 더 황당함을 느꼈던 것은 자율주행 자동차 체험 현장이었다. 관련 부스가 마련됐다기에 전시회장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달려갔다. 그런데 그곳은 단순한 VR 체험 현장일 뿐이었다.
VR 시스템 하나로 참관객 두 명이 자율주행 자동차 운행 상황은 체험해보는 것. 단지 그것뿐이었다. 바로 옆 자리에선 최근에 출시된 SUV 차량이 전시돼 있었다. IT 전시회에 일반 차량이 전시된 이 아이러니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잠시 혼란에 빠졌다.
전시 주최 측은 월드 IT 쇼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IT 전시회라고 소개했다. 우리나라 IT 기술을 소개하는 전시회가 이렇게 허술하게 치러졌다는 점이 매우 안타까울 뿐이다. 부디 월드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모습, B2B 지향 행사라는 취지를 다음 전시회에서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