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석유화학업체들이 2분기에 우수한 경영실적으로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각에선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구조조정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2분기 경영실적이 발표된 석유화학업체는 LG화학, 대한유화, 롯데케미칼, 대림산업 등이다.
LG화학은 지난달 21일 2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5조2천166억 원, 영업이익 6천158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작년 2분기에 비해 2.8%, 영업이익은 9.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011년 3분기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3천856억 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9.3% 증가했다.
LG화학은 공시를 통해 기초소재 부문 원료의 안정화·성수기 진입에 따른 제품 수요 호조로 수익성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대한유화는 지난달 27일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11.85% 늘어난 985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7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10.32% 감소한 4천47억 원, 당기순이익은 11.28% 증가한 764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림산업 지난달 28일 2분기 영업이익이 1천362억 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11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2분기 매출액은 2조5천638억 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7%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천198억 원으로 63% 증가했다. 특히 석유화학사업부가 마진 확대 지속과 원가혁신으로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573억 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37% 증가했다.
롯데케미칼도 같은 날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연결 기준으로 2분기 매출액은 3조4411억 원, 영업이익 6천939억 원, 당기순이익 4천60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28.2%, 영업이익은 46.5% 증가했다.
이처럼 지금까지 공개된 석유화학업체들의 2분기 실적은 매우 양호하다. 그러나 한편에선 대내외적 불확실성 때문에 향후 상황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LG경제연구원은 ‘석유화학 경기, 낙관적 전망을 경계하는 이유’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통해 석유화학 산업 경기를 예상보다 어렵게 만들 수 있는 리스크 요인들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첫째 리스크 요인은 수요성장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기관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매년 하향 조정되고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하는 석유화학 수요 성장이 예상에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둘째 리스크 요인은 유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가스 및 석탄 기반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유가는 제품 수요 위축과 상대 원가경쟁력 약화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 리스크 요인은 중국이 석유화학산업에 있어 수요처가 아니라 수출 경쟁자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1년 중국 정부의 긴축 정책이 시작되면서 중국의 수출 시장으로서의 매력은 빠르게 축소되고 있고 중국 업체들은 자급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질적 성장을 거듭하며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네 번째 리스크 요인은 전 세계 석유화학업체들이 향후 경기를 낙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설비투자를 재개한 것이다. 과잉공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국내 업체들에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섯 번째 리스크 요인은 신공정 석유화학제품 생산 공정의 상업화다. 중국은 석탄을 이용해 대량으로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화학 기술을 상업화하고 있으며 미국, 이란, 트리니나도토바코 등은 천연가스에서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만약 이들 공정이 상업적으로 성공해 확산될 경우 중장기 세계 석유화학산업의 투자 및 경쟁 패러다임이 크게 바뀔 수도 있다.
LG경제연구원 임지수 연구위원은 “현재 검토되고 있는 계획 중 과반수 정도만 그대로 추진돼도 중장기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연구위원은 “앞으로 우리나라 석유화학업체들은 대형 설비투자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하며 재무건전성 관리와 품질 고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서 “장기적으로는 외부 환경에 좌우되지 않으면서 내부 경쟁력을 기반으로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체질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