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유럽에서 시행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도입 초기에 통화 가치 하락, 대출 확대 등을 통해 수출, 소비, 투자 회복에 기여하면서 성과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LG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유럽 경기회복에 기여하는 듯 하던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책 도입 초기 나타났던 통화 가치 하락, 대출 확대 등 긍정적 효과가 약화되는 가운데 마이너스 금리 환경 하에서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대목은 유럽 경제가 마이너스 금리의 영역으로 깊숙이 들어갈수록 경제 주체들의 심리는 더욱 악화됐다는 점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발표하는 소비자 심리 지수 기준으로, 유로존의 소비자 심리 지수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 이전에는 꾸준히 상승해 2014년 5월 -7.1까지 높아졌다.
마이너스 금리로 인해 금융기관들의 수익성 및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높아졌다. 유럽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 이후 유럽 은행들은 중앙은행 예치 자금에 대해 26억4천만 유로에 달하는 부과금을 지불했다.
일본의 경우 금융 기관들의 중앙은행 예치자금 중 일정 수준 이상에 해당하는 자금에 대해 패널티 성격의 마이너스 금리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발표 직후 나타난 금융변수들의 움직임은 통화 완화를 통해 주가 상승, 엔화 약세를 노리는 아베노믹스의 바램과 정반대 방향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 이후 반년 이상 지났지만 일본에서는 여전히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긍정적 효과는 나타나지 않은 채 부정적 효과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전통적인 방식의 재정지출 확대가 한계상황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상 이번 경기부양대책에는 지출과 관련된 내용만 있고 재원 마련과 관련된 부분만 빠져 있다. 그러나 현재 일본의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중요한 부분일 수 있다.
한편, 이 보고서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헬리콥터머니 정책 등 새로운 통화 완화 정책의 도입이 새로운 불확실성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상 최장 기간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의 수출 부진을 감안하면 향후 통화 정책 결정에 있어 다른 국가들의 추가적인 통화 완화 움직임과 글로벌 통화 정책 환경 변화를 보다 중시해야할 시기라고 이 보고서는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