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분의 1초 이내에 야생마와 같은 수많은 분자를 매우 효과적으로 길들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함으로써‘마이크로초 화학’이라는 새로운 기초학문 영역을 제시한 포항공대 화학공학과 김동표 교수가 10월 과학기술자상 수상 영예를 안았다. 그는 스스로는 물론 학생들에게도 ‘Aggressive(진취적인), Persistent(끊임없는), Desperate(간절히 원하는)’ 세 가지 단어를 강조한다. 치열함과 끈기를 가지고 노력하되 절실한 마음으로 꿈을 향해 진정을 다 하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돌아볼 때 후회 없는 오늘이 되도록 자기 분야에서 열정을 다해 겸손한 자세로 묵묵히 일하며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전달하는 과학기술인 김동표 교수의 연구 이야기를 소개한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 이하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 이하 연구재단) 은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10월 수상자로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김동표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미래부와 연구재단은 김동표 교수가 미개척 연구 분야인 분자의 반응시간 영역을 1만분의 1초에서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화학합성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 높이 평가됐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김동표 교수는 화학합성 과정에서 생성되는 초단수명 반응중간체의 구조 변화 및 분해가 매우 빠르게 진행돼 그 동안 통제가 불가능했던 것을 1만분의 1초에 해당하는 마이크로 초 영역대에서 신속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까지 학계에 보고된 반응중간체 조절의 최단시간은 밀리 초 (1,000분의 1초)이다. 따라서 초단수명 반응중간체의 구조 변화 및 분해로 인해 낮은 순도의 혼합물이 생산됐고 이를 분리ㆍ정제 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으며, 한 종류의 분자물질만을 고순도로 연속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 했다.
그러나 김동표 교수가 개발한 특수 혼합 미세반응기는 미세한 공간 내에서 빠른 속도로 흐르면서 우수한 혼합성능을 갖도록 설계돼 초단수명 반응중간체를 마이크로 초 내에 통제할 수 있다. 따라서 초단수명 반응중간체의 구조 변화 및 분해가 진행될 시간적인 지체가 없기 때문에 한 종류의 분자물질만을 고순도로 생산할 수 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지에 게재 됐으며, 앞으로 고순도 신약 및 화학약품을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기반을 마련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김동표 교수는 “10,000분의 1초 이내에 야생마와 같은 수많은 분자를 매우 효과적으로 길들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 마이크로초 화학이라는 새로운 기초학문의 길을 열었다. 앞으로 산업화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 부탁드립니다.
▲우선 수상을 하게 돼서 무척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함께 연구한 박사 및 대학원 연구원들과 수상의 기쁨을 함께 하고자 합니다. 연구터전인 포항공과대학교와 창의연구사업을 마련해 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더욱 연구에 정진해서 고효율 화합물 합성공정을 개발해 산업화 기술 분야에 일조하겠습니다.”
-. 인간이 통제 불가능했던 분자의 반응시간 영역을 1만분의 1초까지 통제할 수 있는 고효율 화학합성 기술 개발에 성공하셨는데요, 이 연구를 시작하신 동기는 무엇인지요?
▲일반적으로 화학반응은 분자들이 반응해 중간체를 거쳐 최종 생성물이 얻어집니다. 그런데 반응중간체가 화학적으로 매우 불안정해 수명이 극히 짧으며 스스로 분해 혹은 변형되기 때문에 대체로 극히 저온에서 화학반응을 시키지만 여러 생성물이 형성돼 분리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반응중간체의 짧은 수명보다 더 빠른 찰나의 시간 내에 화학반응을 완결시키면 단일화합물을 고순도로 얻을 수 있어서 혼합물 분리가 불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 관련 연구를 수행하며 어려움이 있었다면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우선 일반적인 반응기로는 극히 짧은 수명을 가진 반응중간체를 찰나에 생성시키고 연이어서 다른 분자와 선택적으로 반응시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KTX 열차가 매우 빠른 속도로 터널을 이동하는 것처럼 작은 파이프 내부를 반응물이 매우 빠른 속도로 흐르는 마이크로 반응기를 고안하게 됐습니다.
미세한 공간 내에서 반응물질이 매우 빠르게 흘러가면서 완벽한 혼합에 의해 반응중간체를 형성하고, 이어 다른 물질과 반응을 일으키면 생성물을 고순도로 합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찰나의 시간 이내에 이루어지도록 1mm 범위에서 3차원 구조의 미세흐름 공간을 집적화시켜 1,000분의 1초보다 짧은 통과시간에 완벽한 혼합과 반응이 완결되는 새로운 3차원 고효율 혼합 마이크로 반응기를 설계하고 개발했습니다.
-. 관련 기술은 앞으로 고순도 신약 및 화학약품을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교수님의 연구가 미래 사회와 국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길 기대하시나요?
▲10,000분의 1초 이내에 야생마와 같은 수많은 분자를 매우 효과적으로 길들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함으로써‘마이크로초 화학’이라는 새로운 기초학문 영역을 제시했습니다. 나아가 약물 부작용이 없는 고순도 의약품 및 천연물 합성을 위한 경제적인 비용을 낮추어 산업화에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화학공학 분야에서 일어나는 이슈 중 가장 흥미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화학공학 연구 및 산업 전 분야에서 3D printer의 응용이 급속하게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다양한 3D printer와 마이크로 반응기의 집적화를 통해 이동형 소형 화학공장을 세워 기존의 대형 화학공장에서 생산할 수 없는 고순도, 고부가가치의 소량 다품종 화학물질을 생산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연구자로서 귀감으로 삼으시는 인물이나 스승이 계시면 소개해 주세요.
▲연구하면서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데 자기 분야에서 열정을 다하며 겸손한 자세로 묵묵히 일하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에너지 충전을 받습니다. 그 때마다 나를 돌아보게 되고, 다시 열심히 연구하는 원동력을 얻게 됩니다. 돌아볼 때 후회 없는 오늘이 되도록 노력합니다.
-. 연구와 수업, 학회 활동 등 매우 바쁘실 것 같은데요. 효과적인 시간관리나 건강관리 비결이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연구와 수업, 학회 활동을 함께 하는 것은 심신이 매우 고된 일입니다. 동시에 많은 일을 진행하다 보니 평일 저녁과 주말에도 컴퓨터에 앉아 일하는 경우가 많고요. 그런 만큼 연구원들에게도 멀티태스킹과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요구하고 스스로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또 별도로 운동할 시간을 내기 어려운 만큼 최대한 많이 걷는 것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는데요. 출퇴근이나 학내 이동, 약속장소 이동 시에는 가급적 자동차 이용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 과학기술인으로서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가요?
▲저보다도 훌륭하고 유능한 연구자를 길러내 학술발전에 크게 보탬이 되는 교육자가 되고, 아울러 저의 연구 성과가 산업화 기술이 되도록 기업체와 꾸준하고 면밀히 협조해 공동체의 부와 가치를 창출하는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 끝으로 과학자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에게 그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자세와 덕목을 갖추는 게 좋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우리 사회는 어린 학생들이 반복교육에 의한 과중한 부담으로 정작 대학에 들어와 도전의식, 창의성과 같은 기본기가 부족해 보여 안타깝습니다. 학교생활에서 공부와 함께 일상생활의 즐거움도 함께 하는 균형 잡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로써 인간적인 소양과 세상에 대한 올바른 식견을 가진다면 사람들과 폭넓은 소통을 통해서 과학을 즐길 수 있는 창의적이고 행복한 과학자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