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한중 경제관계가 분업협력(1.0)과 협력심화(2.0)를 거쳐 시장통합(3.0) 단계까지 지난 25년간 꾸준히 진화해왔다. 대중 경제협력 전략도 이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KOTRA의 ‘한중 경제관계 중장기 변화추세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2년 수교 후 한중 경제관계는 3단계를 거쳐 왔다. 한중경제 1.0단계는 수교(1992년)~아시아 금융위기(1998년)까지로 한중간 국제 분업이 기본 특징이다. 두 번째 한중경제 2.0단계는 중국의 WTO가입(2001년)~글로벌 금융위기(2008년)까지로 경제교류가 급속한 확대·심화를 이룬 시기다.
마지막 3.0 단계는 중국이 신창타이에 진입한 2012년 이후 지금까지인데 키워드는 시장통합이다. 분업협력과 협력심화에 비교하면 우선 두 나라 기업의 ‘목표’가 한국기업의 가공무역에서 내수 개척, 더 나아가 밸류체인 확대 및 다각화로 바뀌었다.
진출 ‘업종’도 과거 제조업이었지만 지금은 서비스업 혹은 서비스형 제조업이 대세다. 진출 ‘지역’도 변화를 거듭해 왔다. 1.0단계 산둥성과 동북3성, 2.0단계 각 연해지역(징진지(수도권), 화동지역(장강삼각주), 화남지역(주강삼각주)(2.0단계)를 지나 이제 3.0단계에서는 전체 중국이 진출 대상지로 바뀌었다. 진출 ‘방향’도 주목할 만하다. 2.0단계까지만 해도 한국기업의 중국진출 즉, 단방향 진출이 대세였다. 3.0단계에서는 쌍방향 진출로 바뀌었다. 지난해 중국은 한국의 두 번째 투자유치국이 됐다.
3.0단계의 가장 의미 있는 변화는 ‘한중 FTA’다. 1.0단계와 2.0단계가 각각 일반국가 관계, 최혜국대우 관계(WTO가입국)였다면 현재는 시장통합의 첫 단계라 할 수 있다. 한중은 FTA를 통해 관세 철폐, 서비스·투자 개방, 진전된(WTO+) 무역규범, 산업·지방협력 강화 등 서로 배타적인 혜택과 기회를 주고받고 있다. 중국은 이제 미국의 자국우선주의에 대비해 ‘세계 자유무역’을 주도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러나 한중 협력확대는 중국의 부상에 따라 불확실성과 리스크 확대라는 도전을 낳았다. 사드 갈등은 그 시작 신호였으며, 현재 우리나라는 G2 통상질서 재편에 따른 불확실성과 분업→경쟁 전환이라는 커다란 경제적 리스크를 맞고 있다.
우리 기업은 한중간 시장통합에 주목해 기회요인을 살펴야 한다. 양국 시장통합에 따른 규모의 경제와 더불어 서비스, 역직구, 고급 및 신형 소비재 등 신시장을 더욱 꼼꼼히 봐야 한다. 일대일로, 신형도시화, 지역개발, 친환경, 에너지절감 등 이른바 정책시장도 중국만이 줄 수 있는 거대시장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특히 일대일로 등 중국이 주도하는 통상․산업․지역 협력 참여의 ‘중국 특화형 협력 방안’ 발굴로 중국 부상 관련 리스크를 완화해야 한다. 또한 중국에 진출한 한국 및 글로벌 기업의 글로벌밸류체인(GVC)를 한-중-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는 새로운 통상질서로 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윤원석 KOTRA 정보통상협력본부장은 “새로운 한중 경제 25년은 신시장, 정책시장 개척과 복합적 리스크 대응능력을 높이는데서 출발해야 한다”면서, “한중 FTA 활용 및 보완은 물론 한국 주재 중국측 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한중 지방협력 시범사업이나 도시 자유무역구 연계 협력 등 새로운 사업을 적극 추진해야하며, 더 나아가 중국을 포함하는 新북방경제 전략으로까지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