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유해게시물신고
[기고] AX 시대의 역설의 역설
산업일보|news@kidd.co.kr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프린트 PDF 다운로드

[기고] AX 시대의 역설의 역설

기술은 인간의 일을 없애지 않았다

기사입력 2026-02-03 14:30:34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프린트 PDF 다운로드
[산업일보]
AI 공포론을 넘어, 산업의 진정한 진화에 대하여

[기고] AX 시대의 역설의 역설
정형필 뉴델리 야쇼부미(Yashobhoomi) 인도 정부 국영 전시컨벤션센터 운영사(KINEXIN Convention Management Pvt. Ltd.) 사장(CEO)


최근 AI, 로보틱스, 반도체, 크립토, 양자기술 등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첨단기술의 동향을 둘러싼 논의들을 보면 반복되는 패턴이 있다.

“직업이 사라진다”, “인간은 일하지 않게 된다”, “물리적 만남은 끝났다”는 식의 암담한 종말론이다.

그러나 이러한 담론은 새롭지 않다. 오히려 너무나 익숙하다. 나의 경우 한국·미국·인도 등에서 AI, 첨단기술 산업, 그리고 전시·컨벤션(MICE) 산업을 동시에 경험해 온 사람으로서, 이 반복되는 공포 담론이 얼마나 역사적 사실과 어긋나 있는지를 현장에서 수없이 목격해 왔다.

18세기 산업혁명· 20-21세기 닷컴버블·코로나… 언제나 “끝났다”는 말이 먼저였다.

18세기 산업혁명 당시, 방직기와 증기기관은 노동의 종말로 여겨졌다. 러다이트(Luddite) 운동은 기계를 부수며 인간의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외쳤다. 결과는 어땠는가.

기계는 일부 직무를 대체했지만, 제조·물류·설계·유통·마케팅이라는 훨씬 방대한 새로운 직업군을 만들어냈다. 자동차나 증기기관의 발달로 고속 물류, 운송 체계를 확충하고 정비하여, 모든 산업은 해가 지나면 지날수록 규모가 확장되고 발전하게 되었다.

산업혁명 당시 핵심지역인 영국 런던이나 인근지역의 미세먼지 수준을 측정했더라면 아마 지금의 AQI 기준, 수천에 달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러한 발전과 혁신, 혼란의 양상들이 인류의 직업을 없애어 힘든 세상을 만들었다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오히려 공장 노동자, 기술자, 엔지니어, 발명가, 작가, 기획자 등 수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였고, 필자가 몸담고 있는 MICE 산업 또한 이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현대적인 양상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영국 런던의 수정궁(CRYSTAL PALACE)에서 개최되었던 런던 만국 박람회(1851년, 런던)이다. 전 세계가 앞다투어 지금처럼 혁신을 주도할 기술과 기기들을 전시하고 교류하기위한 경쟁의 장은 전시회와 컨벤션 이라는 포멧을 통해 본격화되었다.

1990년대 말, 2천년대 초 닷컴버블, SARS 팬데믹 시기에도 마찬가지였다. 인터넷 사업이 GOOGLE을 필두로 여럿 번창하자 “오프라인 교류는 점차 축소될 것, 오프라인 전시회나 활동은 텔레 컨퍼런싱의 기술 발달로 점차 쇠락의 길을 갈 것”이라는 주장이 넘쳐났다.

2천년대초 SARS가 세계 전역을 강타했을 때, 필자는 미국 뉴욕의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 수련을 하고 있었는데, 당시 세계적인 New York과 같은 도시, 미국 신문에서도, 실리콘밸리에서도 신문들은 종종 이러한 글을 실었다. 마치 모임과 같은 사교활동은 전부 십수년내 디지털로 대체되고 인적 영업활동은 구식으로 취급될 것 같은 분위기로 기술 회사들은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알고 있다.

오프라인은 사라지지 않았고, 온라인과 결합하며 유통·광고·콘텐츠·플랫폼 산업을 폭발적으로 확장시켰다.

불과 수년전이었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대면 회의, 모임과 교류는 끝났다. 이제는 메타버스의 시대이다”, “컨퍼런스는 이제 모두 줌으로 대체된다”는 말이 그럴듯하게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회복한 산업 중 하나가 전시·컨벤션 산업이었다는 사실은 이 주장이 얼마나 단기적 착시였는지를 보여준다. 세계 1위 전시기업인 영국의 인포마(Informa)사의 주가는 코로나 당시 절반이하로 하락하였다가 최근에는 역대 최대의 성장세를 수년간 보여주며 정점을 찍고 있다.

한국에서는 필자가 CEO로 재직 중인, 인도 뉴델리 야쇼부미(Yashobhoomi) 운영사(KINEXIN Convention Management)의 최대 주주인 KINTEX와 함께, 2대 주주로 참여한 한국 유력 오프라인 전시회 기획사 메쎄이상이 코스닥에 상장했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AX(AI Transformation)의 시대에도 다르지않다.

AI가 인간의 창의 영역을 대체한다는 주장은 어떠한가. 과거 기업들이 구글 검색엔진을 중심으로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등 다양한 디지털 마케팅을 전개했을 때, 그것이 기존 마케팅의 종말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데이터 분석가, 콘텐츠 전략가, 퍼포먼스 마케터라는 새로운 전문 직무가 등장했다

지금 AI를 활용한 AIO(AI Optimization) 마케팅 역시 같은 궤적 위에 있다. 알고리즘이 키워드와 타이밍을 제안할 수는 있지만, 브랜드의 정체성, 메시지의 맥락, 문화적 감수성을 설계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판단 영역이다.

디자인 역시 마찬가지다. 생성형 AI는 무수한 시안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그 결과물 중 무엇이 ‘쓸모 있고 지속 가능한 디자인’인지를 가려내고 실제 시장과 사용자 경험에 맞게 완성하는 일은 전문 디자이너의 안목과 축적된 경험 없이는 불가능하다.

문학도 예외가 아니다. AI가 시를 쓸 수는 있지만, 그것을 진정한 문학으로 승화시키는 것은 언어의 미세한 결을 감별하고 시대와 인간의 정서를 꿰뚫는 시인의 선택과 수정, 그리고 침묵의 감각이다. 기술은 창작의 문을 넓히지만, 그 문을 통과해 작품을 완성하는 책임은 여전히 인간에게 남아 있다.

전시·컨벤션 산업, 가장 오래된 ‘미래 산업’

[기고] AX 시대의 역설의 역설
사진제공 : 정형필 Yashobhoomi 전시컨벤션센터 운영사 사장


내가 몸담아 온 전시·컨벤션 산업은 기술 발전의 ‘표적’이 되어온 대표적인 분야다.

20세기에는 TV와 대중매체, 21세기에는 인터넷과 메타버스, 최근에는 VR·혼합현실이 이 산업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일부 이공계 중심의 시각에서는 “비효율적인 물리적 모임”이라는 평가가 반복됐다.

그러나 이 산업은 보수적으로 보아도 산업혁명 이전, 과감하게는 고대 상업 도시와 종교 집회, 심지어 구약성서 시대의 장터와 회합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수천 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인류는 단 한 번도 “직접 만나지 않고” 사회를 크게 발전시킨 적이 없다.

흥미로운 점은, 전시·컨벤션 산업이 기술과 경쟁하지 않고 기술을 흡수하며 융복합적, 창조적으로 확장해 왔다는 사실이다.

디지털 전환은 오히려 전시회의 데이터화, 글로벌 참가자 확대, 하이브리드 포맷이라는 새로운 표준을 만들었다. VR과 메타버스가 지향하는 세계 역시 결국은 물질적 현실을 더 잘 이해하고 경험하기 위한 보조 수단일 뿐, 인간이 존재하는 현실 세계를 대체하지는 못한다.

AI가 만드는 것은 ‘실업’이 아니라 ‘재정의’다. AI를 둘러싼 최근의 공포 역시 같은 궤적 위에 있다. AI가 직업을 없앤다는 주장은, 인터넷이 정보를 독점했던 시대에 “모두가 기자가 되면 기자는 사라진다”고 말했던 것과 닮아 있다. 결과적으로 기자는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전문성·해석·큐레이션의 가치가 더 커졌다. 물론, AI는 반복적·비효율적 업무를 대체할 것이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결과가 인간의 ‘무위(無爲)’는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인터넷의 도움으로 더 많은 정보를 다루게 되었듯, AI를 통해 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혁명, 닷컴버블, 모바일 혁명, 그리고 지금의 AI 시대까지 기술 도약의 시대마다 “이번만큼은 다르다”는 말이 반복되었지만, 역사는 한 번도 그 예외를 인정한 적이 없다.

앞으로 미래세대에게 있어서 진정한 위협은 기술이 아니라 상상력의 빈곤일 것이다.

나는 AI, 반도체, 크립토, 로보틱스, 양자기술이 인간을 놀게 만들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분명히 반대한다. 기술의 진짜 위협은 일자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인간의 확장 도구로 보지 못하는 사고의 빈곤일 것이다. 전시·컨벤션 산업이 그랬듯, 앞으로의 산업 역시 기술과 결합하며 더 입체적으로, 더 인간 중심적으로 진화할 것이다.

역사는 언제나 그랬고,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기술과 컨텐츠가 더욱 풍부하여 누리고 수확할 것이 많은 새로운 시대가 급속하게 도래하고 있을 뿐이다.

기고=정형필 인도, 뉴델리 야쇼부미(Yashobhoomi) 인도 정부 국영 전시컨벤션센터 운영사(KINEXIN Convention Management Pvt. Ltd.) 사장(CEO)

※ 외부 기고 및 칼럼 등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



0 / 1000
주제와 무관한 악의적인 댓글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0 / 1000




제품등록 무료 제품 거래 비용 없음!



산업전시회 일정




다아라 기계장터 제품등록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