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중국의 공격적인 ICT산업 진출을 경계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로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업계 전문가들에게서 제기됐다.
지난 5월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ICT산업의 현주소와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를 전경련 회관에서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 중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이하 KEA) 산업정책실 하몽열 실장은 ‘휴대폰 등 전자산업 동향과 시장확대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KEA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 전자 IT의 생산 규모는 세계 3위, 시장규모는 세계 5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몽열 실장은 “최근 급격히 커진 중국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중국 시장에 의해 국내 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분석한 ‘2015~2018년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현황’을 자료로 제시하며, “2015년 점유율 22.2%였던 삼성(한국)의 스마트폰이 2018년 현재 19.2%로 떨어진 반면 화웨이·오포·샤오미 등 중국 3사 점유율은 15.2%(2015년)에서 25.2%(2018년)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하 실장은 “2G폰 까지는 삼성의 점유율이 압도적이었으나 스마트폰으로 전환되며 삼성의 고전이 계속되고 있다”며, “중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중국 고객에게 삼성의 고프리미엄 전략은 맞지 않았다고 중국정부의 견제 등 복합적인 원인이 함께 작용했다. 반면, 애플은 고정적인 소비자가 있어 큰 변동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표자로 나선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안기현 사무국장은 ‘반도체 산업 동향과 경쟁력 유지 방안’의 핵심은 “설비․소재 분야를 확대해 중국 등 후발국 과의 격차를 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현재 국내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전년대비 60.8% 성장한 1천319억 달러, 시스템반도체는 전년대비 9.9% 오른 2천290억 달러 규모를 기록했다.
안기현 사무국장은 “두 반도체의 제조 공정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대부분 한 분야만 다룬다. 두 반도체를 동시에 공정하는 곳은 세계에서 삼성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메모리반도체 공장은 건설 비용만 30조가 소요된다”면서 “오너 중심의 국내 기업이기에 과감한 투자가 가능하다. 우리나라보다 20년 일찍 반도체산업에 뛰어든 일본은 같은 이유로 세계 시장에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한편 기술 유출 등의 이유로 국내생산을 원칙으로 하는 반도체 업계에서 삼성의 중국 시안공장 진출은 관계자들의 관심을 끄는 대목이었다.
이에 대해 안 사무국장은 “내외부적으로 기술 유출 우려가 상당히 크다. 국가 핵심 기술이기 때문에 심의·보안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메모리·시스템·제조·장비·재료 등 분야별로 한국, 미국, 대만, 일본 등의 역할이 확실했지만 중국의 등장으로 글로벌 시장이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 제조에 치우친 국내 시장이 좀더 영역을 넓혀 소재·장비 등에 국내 기술을 더하고, 고급 인력을 더욱 키우는 것이 후발국인 중국과의 격차를 넓히는 전략이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