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갑질’ 진에어·에어인천 면허취소 않기로 결정
정부는 갑질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진에어에 대해 일정기간 신규노선 등을 불허키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청문과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전문가 법리검토, 면허자문회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진에어와 에어인천에 대한 면허취소 처분을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결정 관련 내용에 따르면 우선 사실관계다. 진에어는 미국 국적의 조현민(조 에밀리 리)이 지난 2010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등기임원으로 재직한 것을 청문과정에서 사실로 인정했다. 에어인천은 러시아 국적의 수코레브릭이 2012년 5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등기임원으로 재직한 사실을 확인했다.
법률적으로 외국인 임원 재직은 구 항공법 제114조 제5호 및 동법 제6조 제1항 제1호에 항공운송사업 면허 결격 사유로 규정돼 있고, 구 항공법 제129조제1항 제3호는 면허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 경우를 면허취소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항공법은 지난해 3월 항공사업법으로 개정됐고, 항공사업법 시행 전에 면허결격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종전의 항공법을 따르도록 경과규정을 두고 있다.
항공법상 결격사유에 대한 면허취소 조항은 2008년까지 기속행위(필요적 취소)였으나 2008년~2012년에는 재량행위(임의적 취소)로 변경됐고, 다시 2012년부터 기속행위로 개정됐다. 법리적으로, 진에어와 에어인천 같이 면허 결격사유가 임의적 취소사유와 필요적 취소사유에 걸쳐있는 경우 면허취소 여부를 판단시 공익과 사익간 비교형량을 충분히 해야 한다는 판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법률‧경영‧소비자‧교통 등 관련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면허 자문회의에서는 진에어와 에어인천의 면허취소 여부에 대해 치열한 논의를 벌였다. 법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법을 엄격하게 해석‧적용해 면허를 취소하는 것이 법질서를 지키는 것이라는 일부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외국인의 국내 항공사 지배를 막기 위한 해당조항 취지에 비해 조현민(진에어)과 수코레브릭(에어인천)의 등기임원 재직으로 인해 항공주권 침탈 등 실제적 법익 침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반대로, 이 조항을 들어 장기간 정상 영업중인 항공사의 면허를 취소하게 될 경우 오히려 근로자 고용불안, 소비자 불편, 소액 주주 손실 등 국내 항공산업 발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청문과정에서 양사 모두 외국인 임원 재직이 불법임을 인지하지 못한 점을 소명한 점, 현재는 결격사유가 해소된 점 등을 고려할 때 면허 취소보다 면허 유지의 이익이 크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었다. 다만, 면허를 취소하지 않더라도 갑질 물의를 일으킨 진에어에 대해서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토부는 그동안의 법률자문, 청문,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및 면허 자문회의 논의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면허 취소로 달성 가능한 사회적 이익보다 면허취소로 인한 근로자 고용불안정, 예약객 불편, 소액주주 및 관련 업계 피해 등 사회경제적으로 초래될 수 있는 부정적 파급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해 면허취소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갑질 경영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진에어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신규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 및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 제재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제재는 진에어가 청문과정에서 제출한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이 충분히 이행돼 진에어의 경영행태가 정상화 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앞으로 국토교통부는 이번 진에어 사태를 계기로 우리 항공산업이 보다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적극 관리해 나갈 계획이며, 국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항공안전 및 소비자보호 강화 등 제도개선 방안을 구체화해 9월중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