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프랑스는 세계 7위의 경제 대국이다. 독일과 함께 유럽 연합(EU)을 주도하고 있는 프랑스는 1~3차 산업이 고르게 발달해 농업과 항공우주·자동차 등 제조업, 금융·관광 등 서비스업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패션 중심지이자 유럽의 교통 요지로 각광 받았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프랑스 경제는 경직적인 노동 시장으로 인한 높은 실업률과 대외경쟁력 약화 등 저성장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출범한 마크롱 정부는 노동 시장 유연화, 민간 투자 활성화, 재정 건전성 제고 등 대대적인 경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같은 해 프랑스 경제는 6년 만에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2.3%)을 기록했으며, 실업률 또한 9%대로 하락했다.
한-불 교역은 한동안 감소세를 보였으나, 2017년 이후 對프랑스 수출이 늘면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자동차, 축전지 등 주요 품목의 수출 증가로 무역수지 적자폭도 3년 연속 감소했다. 두나라 간 직접투자는 금융·보험, 유통, 연구개발 등 서비스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연구개발·과학기술 분야에서 한국의 對프랑스 투자가 증가했다.
한국과 프랑스의 경제협력 분야로 프리미엄 소비재, 스타트업, 정보통신기술(ICT) 등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프랑스 경제 동향 및 한-불 경제 협력 확대 방안’에 따르면 프랑스는 정부 주도 경제개혁과 세계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지난해 6년 만에 최대인 2.3%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마크롱 정부는 국영철도공사(SNCF) 종신고용 폐지 및 복지혜택 축소, 기업 고용과 해고요건 완화, 법인세 인하, 공무원 감축 등 대대적인 개혁을 통해 민간경제 활성화와 재정 건전성 제고에 힘쓰고 있다.
감소세를 보이던 한-프랑스 교역은 작년부터 우리 수출이 크게 늘면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올해 들어서도 프랑스에 수출하는 주요 20개 품목 중 17개가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무역수지 적자도 완화되는 추세다.
이 보고서는 프랑스 소비자의 소득수준이 높고 노령화로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의 유망 진출분야로 프리미엄 소비재시장을 꼽았다. 다만 한국 브랜드의 낮은 인지도를 감안해 현지 기업과의 공동 투자나 기업 인수·합병(M&A), 기술 수출 등 다각적인 접근을 제안했다.
스타트업도 양국간 협력이 기대되는 분야다. 프랑스 정부는 디지털 스타트업 생태계 확립을 목표로 ICT 기반 스타트업 육성 정책인‘라 프렌치 테크(La French Tech)’를 실시 중이다. 지난 해는 세계 최대 스타트업 캠퍼스 ‘스테이션F(Station F)’를 설립해 네이버, 페이스북 등의 참여를 끌어냈다. 프랑스 정부가 시행하는 ‘프렌치 테크 티켓’ 프로그램은 해외 우수 스타트업에게 4만5천 유로의 자금과 비자, 입주공간 등을 제공한다. 작년에는 한국 기업 최초로 분광기술 전문 스타트업인 ‘스트라티오’가 선발되기도 했다.
프랑스 정부의 공공부문 디지털화 투자 계획은 기술 역량을 갖춘 우리 기업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이며 양국 과학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연구기관 및 기업 간 협업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르노삼성, LG전자, 자동차부품연구원과 프랑스 르노, 발레오, 국립정보통신대학교(ENST) 등이 공동 참여하는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는 지난 8월 국토부의 임시운행 허가를 받아 시험 주행에 돌입한 상태다.
국제무역연구원 김현수 연구원은 “프랑스가 소비와 투자를 통해 안정 성장을 견인하고 해외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개방과 규제 완화로 첨단기술 분야의 발전을 이끌고 있는 점은 우리도 참고할 만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