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양’적인 도약이 아닌 ‘질’적인 도약을 위한 혁신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과학기술정책연구원 황석원 혁신시스템연구본부장은 ‘국민의 삶을 바꾸는 새로운 혁신 생태계를 향하여’라는 주제의 전망을 통해 “양적인 측면에서 선진국을 좇아 우리가 도달한 수준은 낮지 않다. 이제 질적인 도약을 해야 하지만 과거 관행과 규제가 발목을 잡는다”고 밝혔다.
황석원 본부장은 국민들이 요구하는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려면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증거 기반 정책 수립 ▲과제에서 주체 단위로 국가 연구관리 체제 확장 ▲연구성과 관리 방안 마련 ▲국민 체감 국가전략사업 기획 및 구현 등 네 가지를 준비해야 할 사항으로 꼽았다.
황 본부장은 “혁신 생태계는 증거 기반 정책 수립이 우선이다. 정책 추진의 효과성 평가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NTIS 과제 정보만으로는 부족하다”라며 “연구실, 연구팀 단위에서 어떻게 연구비를 조달하고 지출하는지, 제안서는 일 년에 몇 개나 쓰고 활용되는지, 연구자의 행정 업무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핵심 연구지원시설은 구축돼 있는지, 연구 장비와 시료의 구입 여부와 외부 장비는 사용 방법 등 광범위한 정보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단위의 연구관리 시스템을 과제(Project) 단위에서 연구자, 연구기관, 기업 등 행위의 주체(Performer) 단위로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한 황 본부장은 “행위 주체는 진출과 퇴출을 고려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일정한 숫자 범위로 수렴된다. 몇 년 동안 관리 경험과 정보를 축적하면 이들 행위 주체가 어떻게 연구비 및 장비를 사용해 무슨 연구를 수행했는지 소상히 알 수 있으며, 장기적·집합적·통계적으로 성과 관리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황 본부장은 행위의 주체 단위로 연구관리 체제가 이뤄질 경우, 한 연구자 집단에서 확률적으로 탁월한 연구성과가 나오는지 증거를 축적하고, 증거를 바탕으로 상당 기간(최소 5년)을 자율적으로 연구할 기회를 주되, 탁월한 연구 성과가 없다면 조직 통폐합까지 신속하게 단행해 젊은 연구자 그룹에 새로운 기회를 주는 방식을 제안했다.
“행위 주체 중심의 연구성과 관리 체계 구축을 통해 불필요한 연구 관리 업무에서 해방된 부처 산하 전문기관들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국가전략사업을 기획하고 구현해야 한다”라고 말한 황 본부장은 “대규모 공공사업에 필요한 장비와 기술을 우리 손으로 공급해야 한다. 임계 규모 미달의 작은 사업들에 자금을 뿌려주는 일은 지양하고, 관행처럼 해왔던 ‘진흥’이나 ‘육성’보다 국민들의 삶과 산업 발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대로 된 ‘기획’과 ‘구현’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황 본부장은 “일련의 일들이 이뤄지려면 제도와 예산이 동시에 뒷받침되어야 한다. 정책 효과성을 평가하는 것 자체부터 상당한 예산이 필요한데, 연구 관리와 성과평가 제도가 대대적으로 혁신될 필요가 있다”면서 “국민의 삶을 바꾸고 관련 산업을 키우는 국가전략사업 기획 및 구현을 위해서는 강한 의지와 국가적 이니셔티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