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플라스틱 제품은 인간의 모든 생활에 필수적으로 사용되지만, 많은 플라스틱 폐기물이 배출되고 있어 전 세계적인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미세플라스틱은 강이나 바다에서 생물의 대사 작용을 교란시키는 등 독성을 일으켜,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계속되고 있다.
안윤주 교수(건국대학교) 연구팀이 토양 내 미세플라스틱에 의해 흙 속 생물의 움직임이 방해받음을 규명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은 밝혔다.
연구팀은 물 속 뿐만 아니라 토양 속 미세플라스틱 역시 생물의 행동학적 교란을 일으킨다고 밝혔다. 흙 속에서 곰팡이 등을 분해하는 이로운 벌레인 ‘톡토기(springtail)’의 움직임이 크게 영향을 받았다.
톡토기는 흙 속에서 호흡하고 원활히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인 ‘생물공극’을 만들어 행동한다. 톡토기가 만들어낸 생물공극 내로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돼 채워지면서, 톡토기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방해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9-676㎛ 크기의 폴리스틸렌과 폴리에틸렌 류 미세플라스틱이 1천 mg kg-1 농도로 오염된 토양에서는 약 23-35% 정도 움직임이 저해되는 것이 관찰됐다. 이보다 더 작은 크기인 0.5㎛ 폴리스틸렌의 경우는 8 mg kg-1 농도에서도 약 33%의 저해율을 보였다.
안윤주 교수는 “이 연구는 토양 내 분포돼 있는 미세플라스틱이 생물종에 직접적으로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규명한 것이다”라며, “현재 토양 생물종에 대한 미세플라스틱 영향 연구가 제한적인 수준이므로, 이 연구의 결과는 토양 내 미세플라스틱 관리를 위한 토대자료로써 활용될 것이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안 교수의 설명에 의하면, 그동안 미세플라스틱 관련 연구 분야는 주로 해양생태계가 대상이었지만, 최근 미세플라스틱이 토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토양생태계에서 소비자이면서 분해자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토양무척추동물인 톡토기에게 물리적으로 영향을 주어 행동양상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고했다.
안 교수는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국제적인 환경문제로 부상함에 따라 환경과학 분야에서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평가 방안과 관리 대책이 시급해졌다”며,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다양한 측면의 영향 평가는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평가 및 관리를 위한 중요한 기반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