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전자결재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재택근무나 화상 회의 시 어려움에 부딪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KOTRA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인 '코로나19, 일본 기업의 종이와 도장을 없애다'를 통해 코로나19가 불러온 언택트 시대에 일본 기업이 서류와 도장의 디지털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분석했다.
지난 4월,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사람 간 접촉을 줄이기 위해 긴급사태를 선언했으며 다수의 일본 기업들은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그러나 전자 문서, 전자 결재와 같은 '페이퍼리스(paperless)'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출근해서 결재 서류에 도장을 찍는 직장인들도 생겼다.
닛케이BP종합연구소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올해 4월 일본 직장인 3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명 중 1명이 재택근무가 불가한 이유로 ‘서류 및 전표를 취급하는 업무'라고 응답했다. 서류를 다루는 일이 많은 관리직은 날인, 결재, 발송, 수령 등에 도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본 내에서 도장은 업무 처리에 사용하는 것만이 아니라 '비즈니스 매너'로도 통한다. 일본의 보수적인 관공서, 금융업계에서는 상급자에게 보고하는 서류에 도장을 비스듬히 찍는 것이 예의라고 이 보고서는 설명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도장 결재 문화가 비효율적이며, 없어져야 할 전통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2018년 일본 정부는 '상업등기법'을 개정을 발표해 법인 설립 시 인감 신고 의무를 폐지하고 전자증명서로 대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개정된 법안은 오는 2021년 2월부터 시행된다.
일본에는 본인 확인을 위해 인감 날인을 의무화하는 법률이 많이 남아있는데, 차차 바뀌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일본 도장 제조 및 판매 기업인 '샤치하타'는 2017년부터 'PC 결재 클라우드’라는 전자 결재 서비스 운영을 시작해 일본의 페이퍼리스화를 선도하고 있다.
KOTRA 김지혜 일본 나고야무역관은 '한국이 일본보다는 페이퍼리스 분야에서 한발 앞서고 있어 이 기회에 일본 진출을 생각해볼 수 있다'라며 '다만 일본 기업이 디지털화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보안이기 때문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