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지난해 연말을 기준으로 금융시장에서 형성됐던 여러 가격 변수들의 향후 전망의 핵심 골자는 위험자산 강세, 반면 안전자산은 약세를 나타낼 것이란 기대였다. 또한 1개월이 조금 경과한 현 시점에서 컨센서스들은 대체로 높은 적중률을 달성하고 있다.
대신증권의 ‘달러, 부양책 통과 전후로 약세 전환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유독 사전에 형성됐던 컨센서스에 부합하지 않는 전망이 하나 있다. 바로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움직임에 대한 예상이다.
지난 연말 금융시장에서는 달러가 올해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 전망했으며, 그 근거는 미국 정부의 공격적인 경기 부양책 실시였다. 미국이 돈을 풀고 그 만큼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많아지면 환율 은 달러 약세를 나타낼 것이란 예상이었다.
실제 미국의 공격적 돈풀기는 그대로 유효하다. 대통령 선거 전후로 논란이 됐던 경기부양책이 우여곡절을 거치며 통과됐고, 1월 조지아주 상원 선거 이후 블루웨이브 구도를 적극 활용하며 바이든 정부 출범과 맞춰 추가로 1조9천억 달러 상당의 부양책이 또 나왔다. 예상된 스토리라인이 그대로 진행된 만큼 사전에 기대했던 외환시장에서의 경로는 당연히 달러 약세다.
하지만 예상된 경로와 달리 달러는 강세다. 한때 90을 하회했던 달러인덱스는 다시 91을 상회하며 92에 육박했고, 원/달러 환율 역시 1천80원 하단까지 하락한 이후 반등하며 1천120원을 넘어섰다.
주식과 채권 간의 소위 위험 대(對) 안전자산 간의 선호 변화, 미국의 공격적인 경기부양책과 같은 굵직한 기대와 조치들이 모두 나왔음에도 달러만 약세가 아닌 강세 구도를 형성중이다.
외환시장이 예상과 상이한 동향을 나타내는 근거로 유로존과 일본 경제가 당초 기대했던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성장률에 대한 하향이 불가피한 상황이 환율에 민감하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주된 근거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 코로나 재(再) 확산의 충격은 글로벌 각국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위험이었으나, 미국이 비교적 견조하게 충격을 극복 중인데 반해 유로존은 추가 봉쇄 조치 강화로 경기 하강 우려가 다시 커지는 형국이다. 또한 일본 역시 1분기 성장률에 대한 컨센서스가 하향 조정 중이며,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폭은 일본과 독일을 일제히 상회하고 있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중장기 추세적으로 달러가 약세를 따를 것”이라며, “앞서 언급한 공격적 돈풀기 외에도 현재 글로벌 경기가 회복 초기 국면에서 교역 개선의 가능성을 동반하는 만큼 미국의 소비 정상화에 맞물러 달러는 약세가 유력 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공 연구원은 “다만 유로존, 일본 등의 주요 상대국들의 경기 둔화 우려가 예상외로 불거진 만큼 달러 약세의 재개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바이든의 경기 부양책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2월 중순 경을 전후로 달러 약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