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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 산업이야기] 21세기 ‘편자의 못’ 반도체 산업의 성장, 협력이 ‘필수’
조해진 기자|jhj@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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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 산업이야기] 21세기 ‘편자의 못’ 반도체 산업의 성장, 협력이 ‘필수’

포항공대 이병훈 교수 “반도체, 인류를 구할 기술…기업과 정부, 글로벌 모두 협력 해야”

기사입력 2022-10-11 14:3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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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일보]
지난 2019년, 총칼은 없지만 전쟁과 다름없는 반도체 패권 경쟁의 서막이 올랐다. 여전히 보이지 않는 포화가 오가며 미래 반도체 기술 선점을 위한 각국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JTBC의 ‘차이나는 클라스’의 216화는 ‘더 뜨거워진 반도체 전쟁, 한국의 승부수는?’(2021.07.22 방영)을 주제로 반도체 산업 및 반도체 패권 전쟁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뤘다.

강연을 맡은 포항공과대학교(POSTECH)의 이병훈 교수는 “반도체는 21세기 ‘편자의 못’”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뒤 연설에서 반도체의 중요성을 서구의 속담에 빗대어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문화 속 산업이야기] 21세기 ‘편자의 못’ 반도체 산업의 성장, 협력이 ‘필수’
사진=123RF

말이 멀리 달릴 수 있도록 말발굽을 보호하는 U자 모양의 쇠굽을 편자라고 하고, 편자를 말발굽에 달기 위해서는 이를 연결해줄 수 있는 편자의 못이 필요하다. 편자가 있다한들, 편자를 말발굽에 달아줄 못이 없다면 말은 멀리 갈 수 없다. 즉, 인류 또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 크기는 작지만, 산업에 필수적인 반도체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반도체는 한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로 구분할 수 있다.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반도체는 비메모리 분야의 시장 비중이 약 70%를 차지하고, 그중 시스템 반도체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꼽힌다.

과거 일본과의 메모리 반도체 치킨게임에서 패배한 미국은 일찍이 시스템 반도체 산업에 주력했다. 미국 기업들은 ‘미국반도체연구협회(SRC)’를 설립해 각 반도체 기업들의 연구 지원 및 인력양성에 투자했고, 미국 정부는 반도체 제조기술 연구 컨소시엄인 ‘세마텍(SEMATEC)’을 설립해 기업들이 힘을 합쳐 공동연구를 진행하도록 했다.

세마텍의 존재는 1986년 이후 반도체의 성능을 매년 52%씩 개선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 경쟁에 앞서 기초연구를 공동으로 개발하며 시스템 반도체의 가파른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그러나 2015년부터 기술 발전이 정체되고, 제조 정밀공정에 비용이 더 많이 필요해지면서, 반도체의 설계만 담당하는 기업, 팹리스(Fabless)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팹리스 기업들의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하자 너도나도 팹리스로 전향했고, 이에 제조를 담당하는 파운드리(Foundry) 기업이 부족해지면서 파운드리가 ‘슈퍼 을’이 되는 상황까지 왔다.

[문화 속 산업이야기] 21세기 ‘편자의 못’ 반도체 산업의 성장, 협력이 ‘필수’
사진=JTBC '차이나는 클라스' 화면 캡처

제조기술이 발전해야 설계기술의 개발과 발전이 이뤄지고, 이를 통해 다시 제조 기술이 개발되는 선순환이 이뤄지는데, 제조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 점점 줄어들면서 설계기술의 발전속도가 늦어졌다. 이에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한참 뒤에 있던 중국이 2018년, 미국보다 빠르게 5G 반도체를 개발하는 상황까지 도달하게 됐다는 것이 이병훈 교수의 분석이다.

이에 미국은 기간산업인 시스템 반도체 산업을 지키기 위해 중국을 크게 견제하기 시작했고, 이는 무역전쟁으로 번지며 4년째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지난 7일(현지시간) 반도체 및 반도체 생산장비에 대한 對중국 수출통제 강화조치를 내렸고, 이에 중국 또한 격렬히 반발하고 있어 미중 반도체 전쟁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과 인류 전체를 놓고 볼 때, 이는 결코 좋은 양상은 아니다. 반도체는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인데, 반도체 패권 다툼은 기술의 발전을 더디게 만들 수 있다.

이병훈 교수는 해당 방송에서 인류의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양도 증가하게 되는 점을 지적했다. 하나의 데이터센터는 화력발전소 1개, 원자력 발전소 1/2개의 전력을 쓰기 때문에 소비전력의 감소가 시대의 과제가 됐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2가지가 있는데,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거나,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반도체의 전략사용량을 감소시키는 방법이다. 이에 구글, 메타, 애플, 아마존 등 대용량의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자신들의 사업에 적합한 반도체를 설계해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량을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화 속 산업이야기] 21세기 ‘편자의 못’ 반도체 산업의 성장, 협력이 ‘필수’
포항공과대학교 이병훈 교수 (사진=JTBC '차이나는 클라스' 화면 캡처)

이병훈 교수는 방송에서 “반도체 기술을 연구하는 것은 개발비용이 많이 든다. 반도체가 전력을 덜 쓰도록 기술을 개발하려면, 전 세계가 다같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국가의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과 학교, 정부가 협력해 세마텍의 사례와 같은 긍정적인 성장을 유도하는 협력체가 필요하다.

또한, 반도체 전체의 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패권 전쟁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한 협력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순서 아닐까.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최근 삼성과 인텔이 TSMC에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내줬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국내외 반도체 산업의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 더 길어지지 않고, 대립이 아닌 협력을 통해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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