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뉴스] 100대 기업 선호 인재상… 뒤바뀐 순위
“책임감, 열정 중요하지만 직무연결성 찾아내는 관점 필요”
[산업일보]
100대 기업 3곳 중 2곳은 ‘책임의식’, ‘도전정신’, ‘소통‧협력’을 3대 인재상으로 꼽았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이 홈페이지 등에 공개한 인재상을 분석한 결과, ‘책임의식’을 내세운 기업은 67개사, ‘도전정신’은 66개사, ‘소통·협력’ 64개사에 달했다.
이어 ‘창의성’(54개사), ‘원칙·신뢰’(53개사), ‘전문성’(45개사), ‘열정’(44개사), ‘글로벌 역량’(26개사), ‘실행력’(23개사), ‘사회공헌’(14개사) 등의 순이었다.
인재상 조사는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공기업과 금융업 포함)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며 2008년부터 5년 주기로 조사가 이루어진다. 이번 발표는 네 번째 조사결과다.
대한상의 ‘100대 기업 인재상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인재상은 2018년 조사 당시 중위권이던 ‘책임의식’이 1위로 부상했다. 반면, 지난 3년간의 조사에서 상위권에 머물렀던 ‘전문성’은 6위로 급락했다. 또한 지난 조사들에서 포함돼 있지 않았던 ‘사회공헌’이 인재상으로 새롭게 등장했다.
보고서는 ‘5년 전 소통‧협력과 전문성을 강조했던 기업들의 인재상이 올해에는 책임의식과 도전정신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며 Z세대가 채용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기업들의 인재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전문성’의 중요도가 낮아진 것에 대해 “직무중심채용, 수시채용이 확산되어 대졸취업자들의 직무 관련 경험과 지식이 상향평준화됐고, 지원자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성을 갖추고 지원하고 있어 인재상으로 강조할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기자가 만나본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상향평준화가 됐기 때문에 오히려 성적을 통해 성실성을 판단하고, 직무연관성을 따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반도체 전문 전시회인 '세미콘 2023' 행사 에 참가한 A기업 채용담당자는 "직무관련 경험을 주로 본다. 관련 경험이 없더라도 자기 경험에서 얼마나 직무연관성을 도출해낼 수 있으면 된다. 또 '호기심'을 갖고 업무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B기업 인사담당자는 "우리 회사는 예전부터 책임의식과 도전정신, 꾸준함 등을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이공계 쪽은 반도체 분야로 많이 몰리는 경향이 있는 만큼 노력은 당연한 가치가 됐다"며 "단순히 업계 비전을 보고 가볍게 접근하는건지, 정말 관심 갖고 관련 경험을 다져왔는지를 본다"고 밝혔다.
한편, 업종별로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제조업의 경우 글로벌 공급망 재편, 디지털전환, 경기둔화 등 대외불확실성이 증대함에 따라 ‘도전정신’을 갖춘 인재상을 강조하고 있었다.
금융‧보험업에서는 직원의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기업평판이 훼손되고 있어 구성원들에게 도덕성을 강조하는 ‘원칙‧신뢰’를 직원이 갖추어야 할 최우선 역량으로 내세우고 있었다.
고객만족을 추구하는 도‧소매업, 기타 서비스업 그리고 무역 운수업의 경우 책임의식을 중시하고 있었고, 건설업은 현장 안전 차원에서 다양한 관계자와의 소통이 중요해짐에 따라 ‘소통·협력’을 최우선 역량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