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이상기후로 인한 기록적인 폭염, 폭우, 가뭄, 산불 등 기상재난 발생 빈도가 증가하면서 그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열받은 지구의 역습, 엘니뇨와 에코플레이션’ 보고서는 최근 발생한 엘니뇨 현상이 이러한 기상이변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파악했다.
엘니뇨는 무역풍의 약화로 적도 태평양 부근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게 유지되는 해수 온난화 현상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7월 4일 엘니뇨의 발생을 공식 선언하고, 올 하반기 내내 96%의 가능성으로 엘니뇨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환경적 요인으로 전 세계 물가가 상승될 것이라면서, 일명 ‘에코플레이션(Ecology와 Inflation의 합성어)’ 발생을 우려했다.
설탕 총 생산의 18%를 차지하는 인도의 경우, 기상이변 피해가 심해지면서 국제 원당 공급이 불안정해졌고, 유럽은 EU 회원국의 40%가 건조 경보 상태임에 따라,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북부 지역까지 토양 수분 부족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세계 곡물 생산지의 농업 기상 환경이 변화하면서 글로벌 식료품 가격 변동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올해 이상고온에 따른 ▲냉방 발전용 전력 필요량 증가 ▲가뭄에 의한 수력 발전량 감소 ▲곡물 작황 악화에 따른 바이오 연료의 수급 불안정성 등으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국제 에너지 가격의 상방 위험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기상이변의 파급효과로 인한 곡물·에너지·산업용 광물 등 원자재 시장 전반의 수급 불안은 기업의 생산 비용 증가와 직결되기 때문에, 향후 국제 금융 및 경제에 더욱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윤석진 연구위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엘니뇨 현상은 열대화 등 심화되는 지구온난화와 결합되면서 더 막대한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엘니뇨 자체에 대한 해결책보다는 탄소중립 등 온난화 현상을 완화시키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마련돼야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