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로 올라선 ‘중국 전기차 배터리’, 한국은 어디쯤?
中, 저렴한 배터리 가격을 주력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
[산업일보]
중국 배터리 파워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지난 9월 SNE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및 전기차 기업 CATL과 비야디(BYD)의 합산 점유율이 2021년 41.6%, 2022년 50.5%, 올 상반기 52.5%로 상승하며, 절반을 넘어섰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윤곽이 선명해지고 있다.
중국 LFP 배터리 VS 한국 삼원계 배터리
중국은 현재 LFP 배터리를 무기 삼아 글로벌 시장 내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양극재로 내열성이 좋은 리튬 인산철(Li-FePO4)을 사용하는데, 이 덕분에 35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폭발하지 않아 화재 위험이 낮고 수명도 길다.
또한, 높은 열 발생률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는 국내 삼원계(NCM)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강한 내구성을 지녀 과충전 및 과방전 등에도 안전성이 높다.
하지만, LFP 배터리는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성능 면에서 뒤처진다고 평가된다.
한국전기차배터리협회 장태욱 기술이사는 “중국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전압 용량이 적어 약 65% 밖에 전원공급을 하지 못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빠른 속도로 충전이 가능한 국내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LFP 배터리는 아직 충방전 시스템 성능이 낮아 대용량 충전 시, 완충 시간이 오래 소요된다.”라고 말했다.
중국 배터리의 핵심 전략, ‘저렴한 가격’
LFP 배터리의 장점은 단연 낮은 가격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중국산 전기차가 1천만 원 대도 안되는 가격으로 글로벌 시장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저렴한 LFP 배터리의 영향 때문이다”라고 장 이사는 이야기했다. 비교적 성능은 떨어지지만, 저렴한 원료 덕분에 매력적인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글로벌 전기차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춰야 한다. 이러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많은 업체들이 가성비 있는 중국 배터리를 찾는 추세다.
국내 전기차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중국 배터리 기업 CATL로부터 수천억 원대의 배터리를 공급받아 사용 중이다. 또한, 기아의 ‘니로 EV’, KG 모빌리티의 ‘EVX’ 등 전기차에도 중국 배터리가 장착됐다.
게다가, 최근 중국 CATL 기업은 기존보다 성능을 대폭 높인 LFP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제조 기술을 개선해 LFP 자체 성능 향상을 시도하고 있어, 향후 중국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존재감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중국 배터리의 급부상으로 한국 배터리 기업은 발등에 불 떨어진 상황이다.
현재 한국은 배터리 생산 원가 측면에서 중국 경쟁사에 밀리고 있다.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갖춘 중국 기업들이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본격화하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배터리 기업들은 더 큰 경쟁 압박을 겪게 될 것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LFP 배터리를 단순히 저가형 배터리로 바라보며 가볍게 여겼다. 그러나, 현 상황을 인지한 몇몇 국내 기업들은 LFP 배터리 개발에 본격 나서며, 중국 배터리 공습에 대한 대응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전기차 시장의 덩치는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한국 업체들이 중국 경쟁사의 질주에 실질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국 업체에 대응할 만한 기술력을 키우고, 완성차 고객사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등 시장 주도권을 지켜내기 위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