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머신비전은 인간의 시각적 활동을 기계(컴퓨터)로 대신하는 스마트공장 핵심 기술 중 하나다. 이미지나 비디오를 이해‧분석하고, 생산 공정에서 작업자가 눈으로 진행하던 제품식별, 검수, 계측 작업 등을 수행해 육안검사의 한계를 극복한다.
최근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과 접목해 검사 품질과 정밀도를 높이고, 각 공정별 검사 시스템도 고도화되는 추세다.
머신비전 산업 트렌드를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 2024(Smart Factory·Automation World 2024, 이하 AW)’의 ‘제12회 한국머신비전산업전(Korean Vision Show, 이하 KVS)에서 살펴봤다. 김재호 바슬러코리아 부사장과 문경환 화인스텍 상무를 각각 인터뷰했다.
스마트공장‧자동화에서 머신비전의 역할…“사람의 눈 대체”
스마트공장과 자동화 구축에서 머신비전의 역할은 한 마디로 사람의 눈을 대신하는 것이다. 문경환 화인스텍 상무는 “머신비전은 카메라‧렌즈‧조명 등 하드웨어와 이미지 처리‧분석 소프트웨어로 시스템을 구성하고, 사람이 눈으로 보고 판단하는 작업을 빠르고 정밀하게 수행한다”라고 설명했다.
머신비전의 사용처는 다양하지만 메인은 ‘검사’다. 생산‧제조 공정에서 제품의 품질을 검사하고, 공정이 제대로 진행되는지도 확인한다.
김재호 부사장은 “공정 단계별로 센서, 2D‧3D 카메라 등을 동원해 다양한 검사를 진행한다”면서 “표면 검사는 2D 카메라, 높이까지 알아야 할 땐 3D 카메라를 쓰고, 계층 구조를 파악해야 하면 파장이 다른 솔루션을 적용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반도체, 자동차 산업에서 머신비전 도입이 활발하고, 산업계 외에도 교통통제, 주차관제, 안전 솔루션 등 활용 분야를 넓히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머신비전 산업 기술 트렌드는?
머신비전 업계는 산업별 수요에 따라 특화된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머신비전으로 보고자 하는 영역이 각 산업별로 달라서다.
화인스텍은 디스플레이 검사에 특화된 ‘멀티센서 카메라’와 빛 반사 영향을 최소화한 ‘편광 카메라’를 소개했다. 멀티센서 카메라는 레드, 블루, 그린 센서가 각각의 파장을 포착해 해상력과 색 표현력을 높인다. 디스플레이 패널을 완성한 후 결함을 검사할 때 주로 사용한다.
편광 카메라는 물체 표면에 반사된 빛을 각각 0°, 45°, 90°, 135°로 필터링한다. 화인스텍 관계자는 “카메라가 빛을 받아들일 때 조명에 따라 보이지 않는 부분이 생긴다”면서 “편광카메라는 조명 조건을 바꿔 가며 여러 차례 촬영할 필요 없이 카메라 하나로 처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바슬러코리아는 ‘FPGA(Field-Programmable Gate Array)’ 솔루션을 내세웠다. 쉽게 말해 카메라에서 산업용 컴퓨터로 데이터를 보내기 전에 필요한 전처리 작업을 진행해 CPU의 부담을 낮추는 기능이다.
산업용 머신비전은 해상도는 높아지고 프레임(시야)은 넓어지는 추세다. 수많은 이미지를 처리하려면 산업용 컴퓨터의 성능을 높여야 한다. FPGA는 컴퓨터로 이미지를 보내기 전 1차 가공해 컴퓨터 성능을 높이지 않고도 많은 이미지를 처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여러 장의 이미지 중 초점이 맞는 것만 선별해 컴퓨터로 보낸다. 컴퓨터에서 수행할 선별 작업을 미리 진행해 CPU의 부담을 덜어 준다.
여러 조명 각도로 촬영한 이미지를 하나로 합치기도 한다. 물체 표면의 크랙(흠집)은 조명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는데, 이를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서다. 역시 이미지 합성 작업을 미리 진행해 CPU 부담을 줄인다.
김재호 바슬러코리아 부사장은 “머신비전 카메라의 해상도가 좋아질수록 처리할 데이터가 증가한다”면서 “FPGA 솔루션으로 고객사가 산업용 컴퓨터 성능 향상 없이 머신비전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슬러코리아의 전략”이라고 밝혔다.
머신비전 산업, 향후 전망은?
머신비전 산업의 향후 전망은 어떨까. 문경환 화인스텍 상무는 “세계적으로 코로나 19 사태와 전쟁 등 혼란이 발생해 투자가 위축되고 있지만, AI‧로봇과 머신비전을 결합한 융합 자동화 시스템 요구가 커지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또한 “특히 반도체와 2차전지 관련 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타 시장에서도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돼 화인스텍도 트렌드에 맞는 머신비전 솔루션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호 바슬러코리아 부사장은 “머신비전 산업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면서 “특히 AI 등 소프트웨어 기술 결합이 활발한 만큼, 바슬러코리아도 비전 AI를 소프트웨어 툴에 실어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머신비전을 도입하려면 무엇을 검사하고 싶은지, 어떤 속도로 어디까지 보고 싶은지를 정해야 한다”면서 “검사하고자 하는 대상과 목적, 범위를 정하면 그에 따라 솔루션이 바뀌는 만큼, 사내 비전 전문가가 없다면 비전 솔루션 전문 기업에 컨설팅을 의뢰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