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취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한국이 이끌어온 배터리 시장에서도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국내 전문가들이 국내 배터리산업의 현 주소를 살펴보고 향후 지향점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회 이차전지포럼이 주최하고 한국배터리산업협회가 주관한 ‘미국 신정부 출범 대비 배터리 대응방안 토론회’가 국회에서 배터리 산업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강용묵 교수는 ‘초연결 시대의 심장 이차전지’라는 주제로 이차전지의 중요성과 최근 시장의 흐름을 공유했다.
“이차전지 기술은 국가 12대 전략 기술에 포함될 정도로 중요한 산업자원”이라고 말한 강 교수는 “이차전지의 에너지밀도 및 안전성의 비중 변화에 따라 리튬이차전지의 폼팩터 수요가 원통형과 각형, 파우치형 등으로 폼팩터 수요가 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러한 변화 양상과 함께 최근 중국 배터리 산업의 급속한 성장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3사 대비 중국 CATL과 BYD의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말한 강 교수는 “이러한 현상은 비단 미국 뿐 아니라 EU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강 교수가 언급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의 이러한 성장은 LFP의 Cell to Pack 기술혁신과 함께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원료의 높은 자급률, 저비용과 안정성이 요구되는 ESS와 같은 대규모 분야에 특화된 차세대 이차전지 시장의 선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흑연, 리튬 등 핵심 배터리 원료의 높은 자급률에 따라 전기차(EV)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말한 강 교수는 “앞으로도 중국의 전고체, 소듐 전지 등으로의 빠른 전환으로 인해 EV나 ESS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고전이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강 교수는 “중국의 이러한 성장은 결국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의 결과”라며 “이러한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내 배터리 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에 기반해 국내 이차전지 분야의 전문가들이 같이 연구할 수 있는 강력한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