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7개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한 직후, 뉴욕증시는 급락세로 출발했다.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관세와 광범위한 적용 대상이 글로벌 무역 전쟁 우려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세 발표 다음 날인 3일, 뉴욕증시는 개장 직후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새 관세 계획이 예상보다 더 깊고 공격적인 내용이라는 점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프리덤 캐피털 마켓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 제이 우즈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공포의 냄새가 감돌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 불안 심리는 변동성 지수(VIX)에도 반영됐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는 장 초반 27선까지 치솟았다. 일반적으로 20 미만은 안정적인 수준으로, 30 이상이면 급격한 변동성이 나타난 상태로 해석된다.
채권 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감지됐다. 미국 국채 금리는 급락하고, 가격은 오히려 급등하는 이른바 ‘패닉 바잉’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위험자산을 회피하고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렸다는 신호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음을 시사한다.
LME(런던금속거래소) 비철금속 시장 역시 관세 충격에 반응했다. 구리를 비롯한 전 품목이 하락했으며, 구리 가격은 한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BNP 파리바의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윌슨은 “미국의 상호 관세와 이에 대한 보복 관세가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단기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그룹도 관세 인상으로 인한 글로벌 성장률 둔화와 구리 소비 감소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3분기까지 구리 가격이 톤당 8천50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34%의 추가 관세가 부과됐으며, 중국 외교부는 “잘못된 행동”이라고 규정하고 미국에 시정을 촉구했다.
현재 조사 중인 구리는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알루미늄과 철강에는 이미 25%의 고율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아연, 주석 등 미국 내 생산이 이뤄지지 않는 일부 비철금속도 일단 관세 부과 대상에서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순한 무역 장벽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산업 수요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이러한 관세는 물가 상승을 야기해 고용 감소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우려했다.
자료 : NH농협선물
본 자료의 내용에 의거해 행해진 일체의 투자행위 결과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