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일보]
3D프린터로 전자 회로를 출력하고, 인공장기와 바이오센서까지 제조한다.
‘2025 한국전자제조산업전(Electronics Manufacturing Korea x NEPCON KOREA)’·‘2025 오토모티브월드코리아(Automotive World Korea)’에 참가한 애니에이블(AnyAble)이 3DPE 기술이 적용된 3D프린터를 소개했다.
3DPE는 3D프린팅과 인쇄전자(Printed Electronics, PE)의 합성어다. 전기·자기·광학적 기능성 소재를 3D프린터의 잉크로 삼아 전기·전자 제품을 제조하는 기술이다. 기존 3D프린팅 기술이 특정한 형태를 출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3DPE는 기능을 발휘하는 출력물을 제조한다는 것이다.
애니에이블의 3DPE 프린터는 작업 중 토출되는 소재의 양이나 출력 속도, 압력을 변경할 수 있다. 연구 현장에서 특히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3D프린터의 출력 작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결과를 확인해야 했던 기존 방식의 한계를 개선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제품은 MEMS와 바이오센서 분야에서 쓰임새가 크다고도 전했다. MEMS(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 미세전자기계시스템)는 전자회로와 기계 구조를 하나의 칩에 집적한 초소형 복합 시스템이다. 여기서 머리카락보다 가는 100μm(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전자회로 패턴을 3DPE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다.
바이오센서에서는 마이크로플루이딕스(Microfluidics, 미세 유로 구조체)를 구현하는 데 사용한다. 바이오센서란 단백질의 종류를 판독해 질병 진단과 신약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장비다. 임신진단기나 코로나19진단키트가 대표적인 ‘표지형’ 바이오센서다.
미세 유로에 항체나 항원이 포함된 소재를 흘린 뒤 전도성 잉크를 도포하면 전기적 신호 변화가 발생하는데, 이 변화를 분석해 단백질 종류를 판독하면 어떤 병원체인지 특정할 수 있다. 표지형 바이오센서는 이를 통해 특정한 병원체가 존재하는지 여부만 따지는 장비로, 애니에이블은 다양한 항목을 알 수 있는 ‘비표지형’ 바이오센서를 개발하는데 출품한 3DPE 프린터를 활용하고 있다.
애니에이블의 설동호 이사는 “3DPE와 마이크로프린팅, 전력반도체 기술을 결합해 비표지형 바이오센서 칩을 개발하고 있다”라며 “애니에이블은 한국전기연구원(KERI)의 기술을 이전받아 창업한 연구소 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3DPE·바이오 등 다채로운 잉크 소재와 100μm 이하 출력이 가능한 노즐 제조 기술이 핵심”이라며 “특정 공정·부문 맞춤형 설비를 만드는 분야에서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용화 계획에 대해선 “상용화 시점을 고민 중으로 고객을 찾는 게 중요하다”라며 “전문가 장비이기 때문에 유지보수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여건도 갖춰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18일까지 삼성동 코엑스(COEX) D홀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