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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기업, '정책 대상' 아닌 '성장 주체'… 0%대 저성장 돌파 해법
임지원 기자|jnews@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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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기업, '정책 대상' 아닌 '성장 주체'… 0%대 저성장 돌파 해법

저출생·경력단절 구조에 갇힌 노동시장, 여성 기업·창업 생태계가 바꿔야 할 판

기사입력 2025-07-03 14:4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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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기업, '정책 대상' 아닌 '성장 주체'… 0%대 저성장 돌파 해법

[산업일보]
저출생·고령화 추세에 경제성장률 0%대가 전망되는 저성장 국면이 겹쳤다. '인구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정도에 이르렀지만 결혼, 출산을 망설이는 사회적 분위기는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특히 여성들은 임신·출산이 경력단절로 이어진다는 불안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으며, 육아 부담은 여전히 여성 취업의 장애 요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결혼을 긍정적으로 보는 여성 비율은 28%로, 10년 전(2012년) 46.9%에서 크게 감소했다. 결혼 후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응답도 65%에 달했다. 여성취업의 장애요인으로는 48.5%의 여성이 '육아 부담'을 꼽았으며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20.1%), '불평등한 근로 여건'(19.1%)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고착화된 인식을 바꾸고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려면, 단순한 출산 장려를 넘어 여성의 사회적 권한 강화를 통한 구조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의사결정 구조에서의 여성 부재 해소와 여성 기업의 적극적 역할을 핵심 대안으로 제시했다. 2일 서울 영등포 국회도서관에서는 '제4회 여성기업주간'을 맞아 이같은 내용을 논의하는 '여성기업 역할 강화 방안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30대 여성 경력 단절 'M자 곡선' 여전… 남성은 50대까지 고용률 지속"

김선우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센터장은 "올해 5월 기준 여성 고용률은 20대 후반~30대 초반에 하락한 뒤, 40대 이후에 다시 상승하는 이중곡선, 소위 M자 곡선을 그린다. 그 원인으로는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돌봄 부담 분담의 불균형, 재취업을 위한 낮은 지원제도 및 유연근무 부족이 꼽힌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남성은 30-59세까지 93% 이상의 매우 높은 고용률을 유지한다. 그래프가 완만한 종형으로 청년기부터 50대까지 고용률이 지속 상승 또는 고평준화 됐다가 노년기에 하락하는 모양세다"라며 "성별에 따른 노동시장 구조가 이렇게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OECD 노동 시장 관련 통계를 보면, 이같은 여성 고용 지표의 M자 곡선은 한국에서 유독 두드러진다. 미국은 평단하거나 역V자형으로 사실상 여성 경력단절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고, 스웨덴 또한 가족정책 및 보육제도의 발달로 거의 평탄한 곡선 형태를 보인다. 일본은 30대 고용률 하락폭이 큰 편이나, 여성 재취업정책 활성화로 M자형이 점차 완화되는 개선추세에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이 한국에도 경력단절 완화 정책의 지속적 추진, 가족 친화 정책과 유연한 근무 환경 정착이 필요하다고 하는 이유다.

"여성 기업, 단순 수혜대상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 주체로 봐야"

김선우 과기연 센터장은 세계은행의 We-Fi(Women Entrepreneurs Finance Initiative) 이니셔티브 사례를 들며 여성 전용 금융상품 개발, 역량 강화 지원 프로그램,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들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여성기업은 단순히 고용·복지의 수혜대상이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의 주체로서 정책적 재조명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이승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향후 지속 감소할 경제활동인구를 대체할 인력으로 여성·외국인·고령의 근로자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데, 그 중 고학력 여성이 활용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며 "여성의 참여가 기업과 조직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주요 연구가 정말 많다"고 소개했다.

연구를 살펴보면, 기업 이사회 구성의 성별과 나이가 다양할수록 환경친화적인 기술혁신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친됐으며, 기업의 지적자본의 활용 효율성이 향상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결과적으로 중간관리자와 연구원들의 인력 구성도 다양해지며 기업 특허 성과의 양과 질이 모두 상승하는 등의 효과가 있었다.

이승현 연구위원은 "나도 박사 과정에 연구원으로 일하며 첫째를 가졌지만 과제책임자는 대체인력을 뽑기 어려워 출산 3개월만에 급히 복귀했다. 너무 힘들었지만 그나마 고위보직에 여성들이 있어 이해받을 수 있었다"라며 경험을 공유했다.

여성기업, '정책 대상' 아닌 '성장 주체'… 0%대 저성장 돌파 해법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부설 여성경제연구소가 제4회 여성기업주간을 맞아 '저성장·저출생·고령화 극복을 위한 여성기업 역할 강화 방안 정책토론회'를 2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개최했다.

"왜 이런 서비스 없었을까… 의사결정권자에 여성 부재"

강문영 (주)해낸다컴퍼니 대표이사도 이에 공감했다. 해낸다컴퍼니는 교보생명 최초의 사내벤처 독립기업으로, 워킹맘의 돌봄 공백 시간에 대한 불안을 덜어줄 ‘오후1시’ 앱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 앱은 GPS 기반 지오펜싱을 활용한 자녀의 실시간 위치 추적 기능은 물론, 학부모와 자녀 간 소통을 위한 ‘우리 가족 교환일기’ 기능도 제공한다. 또한 ‘자녀 행동 진단 분석 모델(가칭)’ 등 AI 기반 커뮤니케이션 솔루션도 개발 중이다.

강문영 대표는 "전체가구의 46.1%가 맞벌이 가구이고, 그 중 초중고교에 재학중인 학령기 자녀를 둔 워킹맘은 177만 명에 달한다. 워킹맘의 95%가 퇴사를 고민했고 특히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가 최대 위기인 것으로 조사됐다"라며 "그런데도 왜 이런 서비스가 진작 나오지 않았을까 싶었다"라고 했다.

이어 "경영인이 돼 투자 유치 및 서비스 설명을 하러 다니며 깨달았다. 앱 서비스를 만드는 개발자들은 대부분 젊은 남성 그룹으로 이뤄졌고, 투자 심사역에도 대부분 남성 혹은 미혼의 심사역들이 1단계 심사에 많았다"라며 의사결정권 자리에 성별다양화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여성이 강점 갖는 혁신 기술들 있어… 펨테크 등 성장 시장 지원해야

조혜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만이 떠올릴 수 있는 분야나,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아이템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여성 창업자들을 인터뷰하면서, 혁신 기술 기반의 유망한 아이템을 가진 이들이 많아 놀랐다"라고 말했다.

조혜정 연구위원은 "저출생·고령화로 펨테크(Femtech·여성 건강에 특화된 기술), 시니어 분야 산업이 성장세다"라며 "이외에도 반려동물, 교육 및 돌봄, 미용 및 뷰티 등 여성 특화 분야에 대한 기술창업을 집중 지원하고 지속성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여성창업가들은 자원접근 측면에서 남성창업가와 인식 차이가 거의 없음에도 네트워크에서 차별이 존재한다"라며 "여성기업인들 간 커뮤니티를 형성할 네트워킹 강화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연대할 수 있는 문화조성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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