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형 인재 없이는 한국경제의 반전도 없다.”
김세직 서울대 명예교수는 15일 한국인터넷신문협회(KINA) 주최 세미나에서 “한국의 장기 저성장과 저출산, 양극화는 모두 성장률 추락에서 비롯됐다”며 창조형 인적자본으로의 전환을 한국경제 회복의 핵심 해법으로 제시했다.
김 교수는 이날 ‘제로성장 시대, 한국의 성장 전략 다시 쓰기’를 주제로 열린 KINA 특공대 세미나에서 “지난 30년간 한국의 장기성장률은 5년마다 1%포인트씩 떨어졌고, 2025년에는 0%대에 진입했다”며 “이른바 ‘5년 1% 하락의 법칙’이 모든 경제·사회 문제의 근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성장과 분배는 반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는 오히려 양의 관계였다”며 “성장률이 하락하면서 양극화와 분배 문제도 함께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분배 개선 역시 성장률 회복 없이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정부가 반복해온 저금리, 대출규제 완화 같은 총수요 부양책에 대해 “부동산 가격 급등과 가계부채 증가만 가져왔을 뿐, 장기성장률 회복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며 구조적 성장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자신이 연구한 ‘성장회계론’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루카스 교수의 이론을 인용해 “1960~80년대 한국의 고도성장은 교육을 통한 인적자본 축적 덕분”이라면서, 1990년대 이후 성장률 둔화는 “모방형 교육제도와 경제체제를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AI 시대에는 단순 암기나 계산 능력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며, “창의력 기반의 창조형 인적자본이 기업과 국가, 개인의 미래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AI 경쟁력도 결국 아이디어에 달려 있고, 이공계 기술력과 인문·사회 상상력이 결합된 창의 생태계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새 정부가 ‘5년 1%포인트 성장률 상승’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갖고 수많은 국민과 기업으로부터 혁신적 아이디어가 쏟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구조적 성장전략 수립을 주문했다.
김기정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회장은 “인터넷신문사 대표들은 사회 여론을 형성하는 오피니언 리더이자 지식인”이라며 “오늘 강연이 한국경제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KINA 회원사 대표들의 지식 교류 프로그램인 ‘KINA 특공대(특별한 공부를 위한 대표들의 모임)’의 일환으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