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기술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 움직임이 확산하는 가운데, 기술 만능주의를 경계하고 문제의 본질을 성찰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카카오임팩트가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에 참가해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들을 소개했다. 아울러 '돕는 AI 컨퍼런스'를 별도로 개최해 기술 기반 사회문제 해결 프로젝트 '테크포임팩트'의 성과를 공유했다.
테크포임팩트는 카카오의 기업 재단인 카카오임팩트의 기술 이니셔티브로 사회혁신가와 IT 기술 전문가를 연결해 '돕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손화철 한동대학교 글로벌리더십학부 교수는 컨퍼런스에서 "공학자들이 자기 분야만 보게 되면 사회와의 연결을 놓칠 수 있다"며 "돕는 기술은 공학자들에게 성찰의 기회를 주는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기술 활용이 본래 목적을 잃지 않도록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참여자들은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며 기술 도입의 어려움과 의미를 나눴다.
한서우 B GARAGE 엔지니어는 제주 남방큰돌고래 보호를 위해 MARC(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와 개발한 드론 영상 분석 서비스 ‘DIVA’를 소개, 관광선과 돌고래 사이 거리를 AI로 측정해 위법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사례를 설명했다.
한서우 엔지니어는 "단순 영리 추구를 위한 기술 개발보다 여러 제약 조건으로 기술적인 난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어떻게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더 깊이 고민하게 된다"며 자신의 프로젝트 참여 경험을 공유했다.
이환희 포인핸드 대표는 유기동물 입양 상담을 위한 실시간 채팅 서비스 개발 경험을 공유하며 "문제 상황과 제도, 현장의 목소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적극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모두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말 기술이 필요할지 계속 고민해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대표는 "사회문제 중에는 제도나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야 하는 사안들이 있고, 시중에 상용화된 서비스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라며 "최근에는 AI를 도입하면 어떻게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환상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손 교수도 이에 공감하며 "무작정 기술을 들이댈 게 아니라 해소하려는 문제 상황에 대한 더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 엔지니어는 "기술을 개발해도 법과 제도가 바뀌고 상황이 달라지면 기껏 개발한 돕는 기술은 갈피를 잃는다"라며 "코어 기술을 중심으로 어떻게 변화하고 확장해갈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행사장에는 돕는 기술 체험존이 마련돼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맞춤형 피트니스 게임 ‘복어 리듬게임’ △저사양 스마트폰용 AI 백내장 진단 앱 ‘CataScan’ △어려운 정보를 쉽게 번역하는 AI ‘쉬운 글 번안기’ 등이 전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