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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 반쪽 운영, 전시업계 ‘고사 위기’ ③] 국정과제 무색한 ‘코엑스 불통’…생존 벼랑 끝에 선 MICE 산업
임지원 기자|jnews@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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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 반쪽 운영, 전시업계 ‘고사 위기’ ③] 국정과제 무색한 ‘코엑스 불통’…생존 벼랑 끝에 선 MICE 산업

공간 대책은 한계, 재정 지원은 부재…코엑스 셧다운이 드러낸 MICE 정책 공백

기사입력 2026-04-10 10: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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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일보]
▶‘[18개월 반쪽 운영, 전시업계 ‘고사 위기’ ②] 무협·코엑스 “A·C홀 폐쇄, 공기 단축 위한 선택”’기사에서 이어집니다.

[18개월 반쪽 운영, 전시업계 ‘고사 위기’ ③] 국정과제 무색한 ‘코엑스 불통’…생존 벼랑 끝에 선 MICE 산업

코엑스(COEX) 전시장 리모델링을 둘러싼 18개월간의 ‘셧다운’ 계획이 여전히 갈등의 불씨를 안은 채 공사 착공을 앞두고 있다. 앞서 1(2월 27일자)·2(3월 30일자)보를 통해 전시업계의 집단 반발과 약 4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경제적 피해 우려를 짚었다. 이번 3보에서는 관계 부처, 킨텍스(KINTEX)와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태의 정책적 쟁점과 현실적인 해법을 모색한다.

법적 의무는 피했지만, 17년 만의 국정과제와는 ‘엇박자’

우선 업계 일부에서 제기한 “무역협회가 전시산업발전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절차상 하자는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전시산업발전법령상 사전협의 의무는 전시시설의 ‘신축·증축’에 한정되며, 코엑스 사례는 ‘리모델링’에 해당해 법률상 협의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법적 절차와 별개로, 정부의 정책 기조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 정부는 17년 만에 MICE(마이스) 전시산업을 국정운영 실천과제로 채택하며 업계의 기대를 모았다. MICE를 단순 관광이 아닌 수출 전략 산업으로 규정하고, 중소·수출기업의 판로 확대와 경제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럼에도 국가 대표 전시장인 코엑스의 주요 시설 폐쇄 결정을 둘러싼 과정에서 업계와의 사전 조율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정부·무역협회 “대체 전시장 확보 지원”… 킨텍스는 이미 ‘한계치’

무역협회는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면 산업부와 협의를 통해 대체 전시장 확보를 지원하겠다”며 “전시 주최 측이 제시하는 방안 가운데 수용 가능한 사항이 있다면 상의해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역시 주요 전시회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대체 전시장 확보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18개월 반쪽 운영, 전시업계 ‘고사 위기’ ③] 국정과제 무색한 ‘코엑스 불통’…생존 벼랑 끝에 선 MICE 산업
산업 전시가 열리고 있는 킨텍스 전시장 전경. (기사 내용과 무관)

하지만 실제 전시장 수급 현황을 고려할 때 이 같은 대책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크다. 국내의 또 다른 주요 전시장인 킨텍스(KINTEX)는 지리적 특성이나 수용 면적 면에서 코엑스와는 엄연히 다른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다. 킨텍스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전시장 가동률은 약 63% 수준으로 예상된다. 통상 전시장 가동 한계를 65%로 판단하는 점을 고려하면, 킨텍스는 이미 자체 수요만으로도 포화 상태에 가깝다. GTX 개통으로 접근성은 개선됐지만, 물리적인 공간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언급한 ‘대체지 지원’의 가능 여부와 더불어 실제 전시 주최자들의 니즈를 충족할지도 미지수다.

전문가 진단 “장소 지원은 탁상공론, ‘재무적 사각지대’ 직시해야”

이형주 VM컨설팅 대표는 정부의 ‘대체지 확보’ 중심 대책을 “현장 실무와 괴리된 탁상공론”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강남 삼성동이라는 입지는 다른 도시가 대체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를 지닌다”며 “단순히 킨텍스나 수원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전시회의 성격과 바이어의 특성을 무시한 처사”라고 꼬집었다.

특히 전시 주최사와 연관 서비스 기업들의 ‘생존’ 문제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내 전시 주최자 상당수는 영세해 1년만 전시를 못 해도 존립이 위태로울 수 있다”며 “전시 중단이 불가피하다면, 단순한 대체지 논의보다 공백기 동안 기업이 버틸 수 있는 재정적 지원과 복귀 시 인센티브 등 현실적 보완책이 절실하다”고 제시했다.

중기부 “마이스 전용 자금 없어”, 비즈니스 소음 우려 등 넘어야 할 산

전시산업이 국정운영 과제에 포함되면서 중소벤처기업부의 역할에 대한 업계의 기대도 커졌으나, 중기부의 입장은 이와 다소 온도차를 보인다. 중기부 관계자는 “MICE 산업만을 위한 특별 정책 자금이나 지원 프로그램은 현재 없는 실정”이라며 “다만 매출이 감소할 경우 소상공인 긴급 경영안정자금 등 일반적인 정책 자금은 이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런 일반 금융지원만으로는 코엑스 셧다운이 초래할 구조적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는 데 있다. 코엑스는 1층과 3층 A·C홀(전체 면적의 약 60%)을 폐쇄한 채 리모델링에 나설 계획이다. 전면 폐쇄는 아니지만 핵심 전시장 대부분이 공사 구역에 포함된다. 설령 공사를 분할·단계적으로 진행한다 해도, 공사 기간 내 전시 환경은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

[18개월 반쪽 운영, 전시업계 ‘고사 위기’ ③] 국정과제 무색한 ‘코엑스 불통’…생존 벼랑 끝에 선 MICE 산업
벤처·스타트업과 글로벌 기업·VC가 한자리에 모여 협력과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넥스트라이즈 2025’ 밋업 현장. (기사 내용과 무관)

업계 관계자들은 “전시회는 비즈니스 상담과 네트워킹이 핵심인 행사인데, 바로 옆에서 포크레인과 중장비 소음이 울리는 환경에서 정상적인 상담이 가능하겠느냐”고 호소한다. 코엑스 소유권은 민간 단체인 한국무역협회에 있지만, 그 공간이 지닌 기능과 역할을 고려할 때 국가 수출과 중소기업 판로를 떠받치는 ‘공공재’에 가깝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무역협회는 영동대로 공사 연계와 시설 노후화 등을 이유로 리모델링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공사 방식과 전시 환경에 대한 충분한 시뮬레이션과 영향 분석 없이 ‘일단 밀어붙인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위기를 모멘텀으로, MICE 산업의 진정한 시험대

이형주 대표는 이번 사태를 한국 MICE 산업의 체질을 가늠할 ‘시험대’로 규정했다. 위기 상황에서 정부와 전시장 운영 주체가 중소 전시 기업들을 어떻게 보호하고 생태계를 유지하느냐에 따라 산업의 성장 지속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영세 주최사와 서비스 업체들을 살려낼 실질적인 대응 모델을 구축한다면 국내 전시산업은 한 단계 고도화될 것”이라며 “단순히 ‘알아서 버티라’는 식의 대응을 넘어, 산업 전체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전향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엑스 셧다운까지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법적 절차에는 하자가 없더라도, 국정과제로 격상된 MICE 산업의 위상에 걸맞은 실효적 상생 거버넌스 구축이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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