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호황 국면의 이면, 대규모 팹(Fab)에서 화학물질 관리와 유지보수를 전담하는 이들은 하청업체 노동자다. 화려한 수출 지표 뒤에 가려진 '위험의 외주화' 실태를 끈질기게 파헤친 탐사 보도가 언론계의 주목을 받았다.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짚어낸 인터넷 언론의 기획 보도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KINA·회장 김기정)는 4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2회 '인터넷신문 이달의 기자상'(4월 보도) 시상식을 열고 최우수상 1편과 우수상 5편을 시상했다. 심사 결과, 사회적 사각지대를 조명하고 정책적 대안을 묻는 심층 탐사 보도의 약진이 뚜렷했다.
구조적 차별과 안전 공백 파헤친 탐사보도
최우수상은 백아란 뉴스토마토 기자의 '반도체 하청 노동자의 눈물' 시리즈가 차지했다. 백아란 기자는 한국 대표 수출 산업인 반도체 현장에 뿌리내린 구조적 차별과 안전 공백을 밀착 취재했다. 오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위험 업무가 하청업체에 전가되는 현실을 묵직하게 짚어내며 심사위원단의 높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를 비롯한 취재팀(강서구·이지원·김하나 더스쿠프 기자)은 '대형사고 10년의 기록—참사의 패턴과 망각' 보도로 우수상을 받았다. 반복되는 대형 참사의 구조적 패턴을 장기적인 시각으로 분석하고, 사고를 막지 못한 제도적 허점을 파헤쳐 정책적 대안을 도출하는 데 집중했다.
공공 서비스의 치명적 허점 타격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공공 서비스의 맹점을 고발한 보도 역시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진영 이뉴스투데이 기자는 '보건복지부 긴급 109 자살예방상담전화 운영 실태 및 실효성 점검' 보도를 통해 위기 상황의 이용자가 겪는 상담 지연과 차단 문제를 검증했다. "다음에 다시 이용해 달라"는 자동응답시스템(ARS) 안내가 치명적인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언론의 감시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종선 인천투데이 기자는 영종국제도시에서 응급의료시설 부족으로 60대 여성이 골든타임을 놓치고 사망한 사건을 단독 보도했다. 나아가 종합병원 설립 관련 법안의 표류 문제를 추적하는 연속 탐사보도로 지역 의료 사각지대 해소 필요성을 공론화했다. 정흥준 데일리팜 기자와 이정환 데일리팜 기자는 보건의료 경제학자, 다국적 제약사 임원, 국민건강보험공단 실무자를 심층 인터뷰해 건강보험 재정 적자의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안보 지형 변화 추적
국제사회에 북한의 해상 전력 증강 실태를 알린 보도도 주목받았다. 김정수 더팩트 기자와 정소영 더팩트 기자는 북한 해군 핵무장화의 상징인 5,000톤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가 유엔(UN)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에 등록된 사실을 국내 최초로 단독 확인했다. 다수 언론의 후속 보도를 이끌어내며 안보 지형의 변화를 짚어냈다.
한동섭 심사위원장(한양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은 "4월 보도 심사에서는 사회적 문제의식이 돋보인 기사가 다수 출품됐다"며 "인터넷신문이 우리 사회의 공론장 역할을 다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우수상: 백아란 뉴스토마토 기자 (반도체 하청 노동자의 눈물) ▲우수상: 김정수·정소영 더팩트 기자 (북한, 신형 구축함 ‘최현호’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 등록) ▲우수상: 이혁기·강서구·이지원·김하나 더스쿠프 기자 (대형사고 10년의 기록_참사의 패턴과 망각) ▲우수상: 정흥준·이정환 데일리팜 기자 (건강보험 재정 적자의 원인과 해결 방안) ▲우수상: 김진영 이뉴스투데이 기자 (보건복지부 ‘긴급 109 자살예방상담전화’ 운영 실태 및 실효성 점검) ▲우수상: 이종선 인천투데이 기자 (영종국제도시 응급의료 인프라 부재와 종합병원 설립 필요성 공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