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파도에서 등유를 사용하던 공용시설의 난방을 전기 방식으로 전환하고, 필요한 전력 일부를 현장에서 생산한 태양광으로 충당하는 실증사업이 추진된다.
CTR에너지는 한국에너지공단의 ‘2026년 가파도 RE100마을(Net-Zero Island) 조성 사업’ 공용설비 부문에 참여해 오는 10월 관련 설비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상 시설은 가파리 경로당과 어촌계 사무소, 가파도 치안센터 등 3곳이다. 기존 등유 기반 난방설비를 공기열 히트펌프로 전환하는 동시에 각 시설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지난 5월 가파도 RE100마을 조성 사업을 공고하고 공용시설을 대상으로 재생에너지와 열에너지 설비를 연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등유 대신 히트펌프…증가하는 전력은 태양광으로 보완
CTR에너지가 제시한 설계안에 따르면 3개 시설에는 총 52.245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와 76kW 규모의 공기열 히트펌프가 설치된다. 회사는 10월 중 공사를 시작해 11월까지 시운전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난방 에너지원의 전기화와 현장 발전을 함께 적용한다는 데 있다.
공기열 히트펌프 도입으로 기존 등유 사용량을 줄일 수 있지만 그만큼 시설의 전력 소비는 증가한다. CTR에너지는 히트펌프 도입에 따른 추가 전력 사용량을 연간 1만5천438kWh로 추산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같은 시설에 설치하는 태양광에서 연간 6만6천177kWh를 생산해 자가소비하는 구조로 설계했다.
회사 측 분석에서는 설비 구축 이후 3개 시설의 난방·급탕 전기화율이 99.9% 이상으로 높아지고, 태양광과 히트펌프를 함께 적용했을 때 연간 순 에너지 절감량은 16.7toe에 이를 것으로 산정됐다. 기존 에너지 사용 방식과 비교한 연간 운영비 절감률은 3개 시설 합산 약 56%로 예상했다.
섬 지역 특성 고려해 히트펌프 분산 구성
설비 구성에는 육지와 다른 가파도의 유지보수 여건도 반영했다.
열 수요가 상대적으로 큰 어촌계 사무소에는 대용량 장비 한 대를 설치하는 대신 16kW급 히트펌프 3대를 분산 배치한다. 특정 장비에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나머지 장비를 이용해 난방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구성이다.
해풍과 염분에 노출되는 환경을 고려해 히트펌프 설비에는 에폭시 코팅과 고내식성 소재를 적용할 예정이다. 원격으로 설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 체계도 함께 구축한다.
모유청 CTR에너지 대표는 “섬 지역은 설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육지와 달리 유지보수 인력이 즉시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을 설계 단계에서 고려해야 한다”며 “일부 장비가 정지하더라도 난방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설비를 분산하고 원격으로 운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난방철 운전 데이터를 축적해 비슷한 환경을 가진 다른 도서지역의 설비 구성과 운영 방식을 검토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TR에너지는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으로 LPG·등유 등 화석연료 기반 보일러를 공기열 전기 히트펌프로 전환하는 난방 전기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파도 사업은 개별 설비 교체보다는 태양광 발전과 난방 전기화를 한 시설에서 연계해 실제 에너지 사용량과 운영비 변화를 확인한다는 점에서 실증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