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이번엔 스페인에 불똥?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위기를 보였던 그리스가 고비를 넘기며 안정을 찾은 듯했지만 유로존에 다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스페인 국채 금리가 치솟으며 스페인이 제2의 그리스가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퍼진 것이다.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14%(14bp) 급등하며 5.53%를 기록했다. 스페인 금리가 이처럼 높아진 것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재정 적자와 성장 둔화 우려가 금리 상승을 촉발시켰다는 분석이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그만큼 조달 비용이 높아져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
스페인보다는 덜하지만 이날 이탈리아의 10년 물 국채 금리 역시 5%를 돌파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유로존 제조업 경기가 예상외로 차갑게 식어버린 것도 이런 불안감을 촉발시킨 원인이 된다. 독일 제조업 경기도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아일랜드는 지난해 말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드러나 그리스 이탈리아 등에 이어 유로존 국가 중 7번째로 경기 침체(recession)에 빠진 사실이 확인됐다. 한동안 안정 기미를 보였던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금리도 오름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 대출 프로그램(LTRO)이 금융 시장을 안정시키는 듯했지만 실제로는 문제가 되는 시점을 잠시 미룬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계 투자은행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만의 통화 투자 전략가인 마크 챈들러는 “두번의 LTRO 덕분에 이탈리아의 국채는 올해 들어 1.8% 하락했지만 반대로 스페인은 0.39% 상승했다”며 “채권 수익률이 하락하면 유럽 은행의 재정 상태가 호전되겠지만 금리가 상승할 경우에는 은행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더욱 심각해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