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오늘날의 소형 전지로 미래의 니즈를 충족시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양한 디자인의 모바일 기기와 갖가지 용도의 수많은 센서들이 실용화되려면 소형 전지로는 미래 산업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는 없다. 아직 이머징 트렌드에 불과할지라도 향후 전지의 디자인, 충전방식, 생산방식 등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 전망이다.
국내 산업은 가격경쟁력과 원천기술면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경쟁기업보다 뒤쳐지지만 제조기술이 우수하고 국내외 시장규모의 확대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리튬이차전지 수출은 2003년에 2.7억 불에 불과했으나 2004년 이후 휴대폰, 노트북PC용 리튬이온전지 수출의 증가로 2008년에는 그 6배인 16.2억 불로 급증했다.
이에 반해 수입은 2003년 3.6억 불에서 2008년 5.2억 불로 45.9% 증가에 그쳐, 2003년까지 적자상태였던 무역수지가 2004년에는 8천2백만 불의 흑자를 기록, 매년 그 폭을 확대해2008년에는 11억불의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세계시장은‘07년에 88억 불이었던 세계시장 규모가 연평균 25.7% 수준으로 성장해서 ’15년에는 220억 불(‘07년 대비 2.5배)로 확대일로에 있다.
2008년 현재 세계시장점유율은 일본이 세계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과 중국 등이 각각 27%와 23%를 차지했다.
2000년도 국내시장 규모는 약 4.3천억 원에 불과했으나 연평균 15.7%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2008년에는 3.2배 확대된 약 1조4천억 원 규모를 보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기술수준면에서 일본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일본과 비교할 때 제조기술면에서는 차이가 없으나 원천기술면에서는 크게 미달(30%수준)했다.
가격 경쟁면에서 국내 산업은 일본과 중국의 경쟁사와 비교할 때 열세인 것으로 조사됐는데 일본의 경쟁사는 음극활물질, 격리막 등 핵심소재의 국산화율이 높고 중국은 풍부한 원재료와 노동력이 강점이었다.
삼성SDI 및 LG화학 등 국내 리튬이차전지 업체는 ‘06년 시장점유율을 각각 14% 및 6.8%에서 ’09년 상반기에는 21%및 12.3%로 확대하는 등 우수한 제품경쟁력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나라 이차전지 산업은 제품생산기술면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천·소재기술의 취약성과 리튬, 코발트, 니켈 등 원자재 부족 등이 산업경쟁력을 제고하는데 장애요소로 조사됐다.
전지(Battery)는 화학에너지를 전기화학적 산화, 환원반응에 의해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로서, 1차 전지와 2차 전지, 연료전지 그리고 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주는 태양전지 등이 있다. 전지를 원리별로 대분류하면 화학전지와 물리전지로 분류하게 되며 화학전지는 1차 전지, 2차 전지, 연료전지로 분류되며 물리전지는 태양전지, 열전소자, 원자력전지 등으로 구분된다.
1차 전지는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전지로서, 화학변화 과정이 비가역적이거나 가역적이라도 충전이 용이하지 않다. 즉 방전한 뒤 충전으로 본래의 상태로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적 화학반응을 하는 전지로 망간전지, 알카리망간전지, 수은전지, 산화은전지, 리튬1차 전지, 공기아연전지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알카라인 전지가 많이 쓰이고 있다.
2차 전지는 화학에너지와 전기에너지간의 상호변환이 가역적이어서 충전과 방전을 반복할 수 있는 전지이며 특히 소형 2차 전지는 휴대폰, 노트북컴퓨터, 캠코더, PDA, 전동공구 등에 전원으로 사용된다. 2차전지로는 납축전지, 니켈카드뮴전지, 니켈수소전지, 리튬이온전지, 리튬이온 폴리머전지 등이 현재 사용되고 있다.
태양전지는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주는 반도체 소자로서 p형의 반도체와 n형의 반도체의 접합형태를 가지며 그 기본구조는 다이오드와 동일하다. 이와 같이 태양전지는 빛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소자로 관련 전방산업으로는 태양전지 제조에 필요한 소재/원료산업과 태양전지 제조공정설비산업이 있으며 후방산업은 태양전지 모듈과 발전시스템 관련한 장비/시스템응용 관련 산업으로 정의할 수 있다.
연료전지는 연료와 산화제를 전기화학적으로 반응시켜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장치로 이 화학 반응은 촉매층 내에서 촉매에 의해 이루어지며 일반적으로 연료가 계속적으로 공급되는 한 지속적으로 발전이 가능하다. 알칼리형, 인산형, 용융탄산염형, 고체산화물형, 고분자전해질형, 직접메탄올연료전지 등이 있다.
휴대폰, 노트북, MP3 등 각종 모바일 기기가 대중화되면서, 전지의 중요성 역시 커져왔다. 이동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작고 가벼우면서도 가능한 많은 양의 전기를 담을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에너지 밀도가 높아 부피는 작지만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리튬 이온 전지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특명 ‘전지 용량을 늘려라’
최근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소형 전지의 용량을 늘리는 것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프로세서, 디스플레이, 무선통신 등 하드웨어 성능이 고도화되면서 기기 자체의 전력 소모량이 증가했고, 사람들이 게임, 웹 검색, SNS, 지도찾기 등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에 익숙해지면서 사용 시간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휴대폰에 들어가는 전지의 용량이 정체되어 있었음에도 사람들은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지만, 최근 스마트폰에서는 전지의 용량이 두 배 넘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채 하루를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때문에 전지의 용량을 늘리는 일은 당면 과제로 주목받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홍일선 선임연구원은 소형 디지털 가전의 변신 및 신규 시장 창출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미래에는 지금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한 새로운 요소들이 전지의 용량을 늘리는 것만큼 중요한 요소로 부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자종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투명 스마트폰 등 기존 전자 제품이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거나, RFID 및 각종 센서, 의료용 기기, 스마트 패키징 등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게 되면서 소형 전지에 대한 요구사항이 점차 다양해질 전망이라는 것.
이런 변화는 리튬 이온 전지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구조나 소재가 적용된 전지의 등장도 예상된다. 이를 통해 시장 니즈에 대한 대응으로 기존 각형, 원통형이 아니라 버튼형이나 플렉서블 전지 등도 가능하고 생산 공정에서도 나노기술, 바이오 기술 등이 활용될 수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홍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모바일 기기의 지각 변동을 일으킬 요소 중 하나로 폼팩터의 변신을 들 수 있다. 이런 변화는 기능적인 우월함도 중요하지만, 보는 순간 감탄사가 나올 만큼 멋진 디자인을 채용한 제품일 확률이 높다. 플랙서블 디스플레이, 투명 디스플레이, 유연해진 OLED 조명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Nokia가 제시한 컨셉 제품 Morph처럼 펼쳤을 때는 태블릿이고, 접었을 때는 휴대폰이며, 가지고 다닐 때는 손목에 시계처럼 감아서 다닐 수 있는 제품이 등장할 수 있다. 독일의 디자인 회사 Orkin Design의 컨셉 제품 Rolltop처럼 펼치면 태블릿, 접으면 노트북, 평상시에는 둘둘 말아 다닐 수 있는 제품이 등장할 수도 있다.
이런 제품들이 단지 상상에만 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지난 몇 년간 CES, MWC 등에서는 플랙서블 디스플레이나 투명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제품들이 종종 등장해왔다. 올해 CES에서도 유리처럼 보이는 디스플레이가 주목 받았다. 또한 Wall Street Journal은 2010 Technology Innovation Award에서 대만의 연구기관 ITRI에서 선보인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FlexUPD를 최고 제품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모바일 기기에서 투명 디스플레이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채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회로기판, 전지 등도 함께 변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전지가 휴대폰 전체 면적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투명한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서 전지의 변신은 반드시 선행돼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기존 제품, 전기를 사용하는 제품으로 변신
지금까지 전기를 사용하지 않던 제품들이 전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기존 제품에 자동화, 지능화된 기능을 추가하면서 전기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소리를 전달하던 매체였던 이어폰은 주변 소음을 파악하고 이를 상쇄시키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는 이어폰 내에 별도의 프로세서와 배터리가 필요하게 됨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전동 칫솔, 전동 파운데이션, 전동 마스카라 등이 등장하고 있다.
조만간 정보를 전달하는 종이가 저렴한 소형 디스플레이와 각종 기능이 추가된 스마트 라벨로 대체될 수도 있다. 대형 마트의 가격 표시창, 제품에 붙이는 라벨, 의약품 유통기한 표시라벨 등에 적용될 수 있다. 센서기능이 더해진 라벨 역시 등장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바이오 기술 혹은 나노 기술과 결합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과거 과일의 향을 감지해서 과일이 얼마나 익었는지 알려줬던 Ripesense사의 라벨과 같은 기능성 라벨이 다양한 차원에서 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또한 Fulton Innovation사는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화려한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제품 포장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면서 배터리가 내장된 보안카드인 OTP(one time password) 역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화장품, 의료용 패치 등에서도 전기를 사용한 제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피부에 영양성분을 바르고 약한 전류를 흘려주면, 피부 깊숙이 물질이 전달되는 원리인 이온영동법(Iontophoresis)을 응용한 것이다. 피부 관리를 받을 때 얼굴에 영양 성분이 담긴 팩을 올린 후 전류를 흘려주는 것과 동일한 방식이다. 다만 지금까지는 전류를 흘리는 장비가 필요했다면, 이제는 자체적으로 전지가 부착된 마스크팩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미 2000년대 중반 Estee Lauder 등에서는 종이처럼 얇은 전지가 부착된 마스크팩을 출시한 적이 있다.
GSMA에 따르면 휴대폰, 노트북, 이북뿐만 아니라 무선 센서, 무선 모니터링 기기까지 포함해서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의 수가 현재 90억 개에서 2020년 240억 개로 증가할 전망이다. 게다가 무선통신이 가능한 센서는 소모 전력이 적고 비상시적으로 작동하더라도 거의 반영구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전지의 수명이 매우 길어서 교체 빈도가 낮거나, 스스로 충전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센서가 점차 소형화되는 추세인 만큼 전지의 크기 또한 작아져야 할 것이다.
최근 의료 진단기기 역시 저렴한 배터리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진단을 위해 샘플을 채취해서 전문기관에 보내는 대신 검사하면 즉석에서 검사 결과를 알 수 있는 현장검사(Point of Care Testing)가 주목받고 있다. 신속하게 결과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현장에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통합 소형 센서(Smart integrated miniaturised sensors, SIMS)를 개발하고 있다. 얇은 일회용 기기에는 나노 바이오센서, 디스플레이, 휴대폰 인터페이스, 이를 지원하기 위한 얇고 저렴한 전지 등이 모두 포함될 예정이다.
차세대 소형 전지 변화 트렌드를 읽어라
이처럼 시장의 니즈가 달라짐에 따라 미래의 소형 전지 역시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분간 지금처럼 전지 용량을 늘리는 것이 여전히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남겠지만, 이것만으로 대응할 수 없는 새로운 요구 사항들이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투명한 전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스탠포드 대학의 Yi Cui와 Yuan Yang은 투명전지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전극을 하나의 면으로 만들기 보다는 사람의 육안으로 구분할 수 있는 것보다 더 가늘게 만들어 그물처럼 엮는 방식을 사용했다. 때문에 사람이 전극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물 구멍 사이로 빛이 통과하기 때문에 투명하다고 느낀다. 실제 가시광선 투과율은 62% 수준으로 투명도는 높은 편이지만 제품으로 상용화하기에는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에너지 밀도는 리튬 이온 전지에 못 미치는 니켈 카드뮴 전지 정도지만, 생산 가격은 일반적인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형 전지의 경우 충전하는 방식을 바꿔주는 것 역시 새로운 차별화 포인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소형기기의 경우 전지를 어떻게 충전하느냐가 전지를 포함해 전체 기기의 효용가치를 결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소형 기기에서 충전의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고용량 전지를 개발하거나 표준화된 전지를 사용하여 쉽게 교체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때문에 모바일 기기에서 충전하지 않고서도 며칠, 몇 주 동안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수소연료전지가 계속 주목받아 왔다. 또한 최근 AA 전지를 사용하는 비상용 휴대폰 SpareOne이 등장했다.
향후 충전 속도를 높여 충전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 중요해 질 것이다. 특히 전지 용량이 커질수록 충전 시간이 길어진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소형 전지뿐만 아니라 중대형 전지에서도 충전시간은 중요한 요인으로 자리할 것이다. Economist에서는 지난해 3월 일리노이 대학의 Paul Braun 교수가 충전 속도가 현저히 빨라진 전지를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국내에서도 급속 충방전이 가능한 리튬 이온 전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무선 충전의 효용도 커질 것이다. 과거 모바일 기기의 무선 충전은 잠시 관심을 끌었으나 충전기기 자체가 비싸고 호환이 어려워 시장 반향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효율이 꾸준히 개선되고 국제표준이 등장하면서 조만간 무선충전이 가능한 휴대폰이 등장할 예정이다. 최근 듀라셀은 휴대폰 뒷면에 전지와 함께 끼우면 무선충전이 가능한 카드를 선보였다. 조만간 자동차에 무선충전용 매트가 탑재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IDTechEx의 자료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OLED 조명, 태양전지, 센서, 전지, 메모리 등 인쇄기술을 적용한 전자소자의 시장규모가 2010년 3억 7천만 달러 규모에서 2030년 3,36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중 전지 시장은 2010년 기준 2천만 달러 규모에서, 2030년까지 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홍 연구원은 “미래형 전지에서도 용량을 늘리거나, 가격을 낮추는 일은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다. 스마트폰, 자동차, 신재생 에너지용 저장장치 등에서 여전히 사람들의 주요 관심사는 1회 충전으로 얼마나 더 오래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향후 등장할 새로운 시장은 더 많은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피력했다. 또한 이런 변화는 반드시 정형화된 리튬 이온 전지에 한정되는 것만은 아니다. 플렉서블하거나 투명한 전지, 무선충전이 가능한 전지 등은 개별 시장의 특징에 따라 향후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더라도 기업은 이머징 기술과 새로운 트렌드 속에서 가능성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