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200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하면서 자동차,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다양한 제조업용 기업이 등장했다. 실제로 현대重은 ‘84년 로봇사업을 시작, 03년 100억 원대 해외 수출 이후 자동차LCD용 로봇을 본격 수출해 ‘11년 약 1200억 원 수출고를 기록했다.
‘04년 무역위는 현대重이 제소한 일본 산업용 로봇 수출에 덤핑 판정도 받았다. 로보스타는 ‘99년 창립한 디스플레이, 반도체, 휴대폰用 전문 중소 로봇기업으로 ’11년 약 78억 원 수출 실적을 냈다. 이외에도 동부로봇·로보테크·두림로보틱스 등 다양한 제조용 로봇 기업들이 중국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 확대를 모색해 왔다.
서비스 로봇의 경우 수출 측면에선 청소용 로봇이 주도하고 있고, 무인 감시경계 로봇의 수출 등 전문서비스 로봇 수출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와 유진로봇한울로보틱스 등 中企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 및 기술개발을 통해 청소 로봇은 ’11년 총 772억 원 수출했다. 이어‘93년 국산 무인청소로봇 개발 이후, ‘99년 이후 본격 수출 상품화의 길을 걸었다.
일례로 삼성테크윈은 ‘10년 알제리로 약 550억 원의 감시로봇시스템을, 로보티즈는 로봇 부품, 교육용 로봇 등으로 ‘11년 48억 원 수출했고, 연구용 로봇기업들은 국제 로봇경진대회 우승 통해 기술력 홍보에 나섰다.
지난 10년간의 정책 지원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발굴하고 기술력을 높이면서 로봇산업이 수출 산업으로서 자리 매김한 것이다.
다만, 수출에 대해서는 종합적 접근 보다는 개별 로봇산업 진흥(로보월드·시범사업 등) 및 일반 수출진흥(해외전시 지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로봇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출을 통한 생산규모 확대 등 글로벌화가 필수적이라는 말로 풀이된다.
단기적으로 국내외 전시회에 대한 전략적 지원 강화, 시범사업 성과 활용, 로봇 수출제도 개선 및 중장기적으로 제품 다양화 추구도 필요하다는 게 정부와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제조용 로봇 수출 주도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 수출이 3년간 연평균 31.9% 증가, 제조용 로봇이 로봇 수출을 주도(‘11년 수출액의 70%)하고 있으나, 중국 등 대규모 설비 투자에 의존해 수출 변동성이 크다. 청소로봇 수출은 ‘09년 29억 원에서 ’11년 772억 원으로 대폭 증가하고 있으나, 그 외 군사용 로봇 등은 지속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최근 지식경제부는 양재역 엘타워에서 홍석우 장관과 로봇 전문가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범국가적 차원에서 향후 10년의 로봇정책 방향을 제시한 ‘로봇 미래전략’을 발표했다.
지경부는 지난 10년간 로봇산업이 10배 이상 성장 하는 등 큰 발전과 경제적 기여가 있었으나, 국내외 기술·시장 등 여러 여건의 변화로 새로운 로봇 중장기전략이 필요했다고 추진 배경을 밝혔다.
‘로봇 미래전략’은 과거 新산업으로서 로봇산업을 육성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이제는 범국가적 로봇 활용·융합과 로봇산업의 주력산업화, 그리고 이를 위한 로봇 거버넌스를 제시한 것이 큰 특징이다.
‘2022년 세계 최고의 로봇활용 국가’라는 로봇 미래비전은, 로봇이 全기술·산업 분야에서 융합·보편화(Robotization)되는 로봇 빅뱅을 통해 대규모 로봇시장이 형성됨으로써 1인 1로봇의 Pax Robotica 시대가 현실화되는 미래상을 담아낸 것이다.
산업 구조 및 라이프스타일 대변동
제조업의 생산성 경쟁 심화, 복지수요 및 안전에 대한 관심 증가 편리하고 안전하며 건강한 삶을 위한 로봇 수요가 증대되고 있다.
생산 인력 및 전문 기능공 부족, 정년 후 재취업하는 고령 근로자 증가, 중소기업의 로봇 활용 필요성에 따라 산업 경쟁력을 담보해줄 첨단 제조로봇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자원의 무기화, 환경규제 강화, 국지적 테러 증가 등으로 극지·심해저·분쟁지역 등 인간의 활동 영역 확장을 위한 안전 확보와 위험한 임무를 대신해 줄 극한작업 로봇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다.
대인 서비스 로봇의 경우 소득 증가, 저출산·고령화, 개인화로 웰니스에 대한 욕구 강화 및 가족·여가생활 위주로 생활 패턴 변화가 이루어지면서 헬스케어·교육 등 라이프케어 및 에듀테인먼트 로봇 역시 수요가 폭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로봇을 제품 중심의 小산업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넘어서서 로봇을 활용해 사회전체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경향도 두드러지고 있다.
국민 삶의 질 향상 위해 로봇 기술 활용
로봇을 생활 여러 부문에서 폭넓게 활용해 대규모 수요가 창출됨으로써 대량 보급 및 가격 하락이 가능해지고, 일정 정도의 시장규모와 소비패턴이 형성됨으로써 다시 로봇 생산도 촉진되는 선 순환적 구조를 띄고 있다.
IFR(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11년 현재 우리나라는 이미 제조용 로봇 부문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로봇밀도(노동자 1만 명당 제조용 로봇 사용 대수)를 기록하고 있으므로, 향후 서비스용 로봇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로봇밀도 최고 그룹은 한국(347), 일본(339), 독일(261)로 일반적 로봇밀도 평균은 55 정도다.
지경부는 미래 메가트렌드의 변화(고령화·복지·안전·인력난·자원부족 등)에 따라 편리하고 안전하며 건강한 삶을 위한 로봇의 수요도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로봇정책 패러다임도 과거 연구개발 및 개별산업 중심에서 로봇 기반의 융합과 활용, 로봇산업의 글로벌화 및 생태계 조성, 서비스화 등으로 바꾸고, 로봇정책의 목표를 새롭게 설정함으로써 미래 로봇사회 도래에 적극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광운대학교 김진오 교수는 ‘로봇과 함께 하는 미래 사회’라는 발표에서, 로봇 사용대수는 국가경쟁력의 척도라고 하면서, ‘로봇 빅뱅’은 로봇이 로봇을 만드는 사회이며, 특히 ‘Robot Insourcing’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Robot 인문학’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인간-로봇 공존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인 1로봇 Pax Robotica 현실화
로봇은 ‘인간의 지배를 받는 일하는 노예’로서, 사람을 대신해 어렵고 위험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하는 기계로 처음 출발했다.
Robot이라는 말은 1920년 체코슬로바키아 극작가 카렐 차페크의 희곡 “Rossum의 만능 로봇”에 등장한 체코어 'Robota'에서 유래됐지만 ‘지능’을 가진 로봇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고 인간을 지배하기에 이르는 파괴적인 이미지로 한동안 오해를 받기도 했다.
최근의 로봇은 3D 산업에서 인간을 돕고, 테러의 위험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며, 일상생활을 보조하는 단계로 진화됐다.
사람과 협업하는 경량 산업로봇 LWR(’08), 후쿠시마 원전에 투입된 폭발물 탐지·처리로봇 Packbot(‘11), 하반신마비 장애인용 보행 보조기 Rewalk(‘08) 등은 로봇이 인간의 삶을 향상시킨다는 긍정적 인식으로 변화시키는 데 일조했다.
전 산업·기술에서 로봇의 보편화(Robotization)로 ‘로봇 빅뱅’의 대규모 로봇시장 형성, 1인 1로봇의 Pax Robotica 시대가 현실화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향후 로봇산업은 타 분야의 로봇활용에 의해 파생된 산업, 즉 로봇기반 서비스의 확대를 통한 ‘복지·교육·문화+로봇’의 범위로까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 로봇은 단순한 기계에서 벗어나 인간과 함께 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4대 로봇 도전과제’ 추진
로봇산업이 주도하는 융합을 활성화해 로봇이 산업·문화·가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국가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IT·BT·NT 중심의 융합에서 향후 로봇 중심의 융합시대로 발전할 전망이다.
‘로봇활용사회기본법’을 통해 로봇활용의 안전성·윤리성 등을 규정, 인간과 로봇이 함께하는 사회의 기반 마련이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생활 모든 부문에 로봇이 참여함으로써 로봇이 보편화(Robotization)되는 All-Robot 시대가 도래 할 날이 멀지 않았다.
우선 정부는 ‘18년까지 한시법으로 운용 중인 ‘지능형로봇 개발·보급 촉진법’을 전면 개정, 로봇 중심의 융합 사회상을 반영키로 했다.
로봇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통해 각 부문에서 로봇의 활용범위를 확대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복지국가 실현을 위해 로봇을 생산·활용하는 모든 경제·사회 부문의 산·학·연·관 전문가가 참여하는 ‘로봇의 범국가적 개발·활용 위원회’가 구성된다.
기본방향으로는 자동차, 의료, 국방, 교육 등 4대 중점 부문의 로봇 활용 촉진을 위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R&D, 비즈니스모델 제시, 테스트베드 조성 등 공동 추진된다.
또한 로봇과 타 산업 기관 간 정기적 만남을 통해 양 산업간 기술·사업 융합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창출은 물론 로봇산업과 타 산업간 협력 지원센터 설치 및 공동 연구개발 추진, IT융합센터 및 산업융합센터와의 연계방안 마련, 로봇융합 분야의 대규모 테스트베드 지원이 이뤄진다.
로봇과 타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로봇시장의 확대뿐만 아니라 로봇 융합형 혁신기술과 주력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로봇산업은 과거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연구기관들의 경쟁적 연구 덕분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으나, 미래 로봇 융합과 활용 시대에는 새로운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
로봇을 산업화하는 단계를 넘어서서 로봇을 범국가적으로 활용하는 시대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산업의 첨단화·융합화로 로봇의 활용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각 정부 부처별로 로봇 관련 지원 사업이 증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