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을 재편할 최고 기술 'SoC'
현재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와 비메모리 분야로 구분돼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미국의 인텔이 각각 세계 시장을 독주하고 있다. 그러나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경기변동에 민감하며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단점이 있기에 세계 반도체 시장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로의 진출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최근 우리 반도체 업계는 세계 동향에 따라 부가가치가 높고, 경기변동에 강한 비메모리 분야 SoC(System on a chip)기술에 주력하고 있다.
다기능, 저전력, 고성능 제품 개발을 위한 필수 기술
2001년 인텔이 무선통신과 관련된 칩셋 시장에 대한 진입을 선언하고, SoC 개발을 발표했다. 이후 세계 반도체 테스트 장비업체들이 이 제품의 양산에 대비해 SoC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으며, 이것이 SoC 개발 경쟁을 부추겼다.
1980년대 말 우리나라 정부 주도로 수행됐던 4M DRAM 개발이 10여 년 만에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40% 정도를 점유하는 성과를 이룩했던 것처럼, 주요한 미래 기술로서 성장하고 있는 SoC의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SoC란 하나의 반도체 칩에 모든 시스템의 회로가 집적된 칩을 말한다. 예를 들어, 종래 컴퓨터 메인보드에는 CPU 칩, 메모리 칩, 입출력 칩 등의 다양한 칩들이 필요했으나, 이 모든 기능 칩들이 하나의 칩 속에 집적돼 컴퓨터 시스템 기능을 하는 것이다. 기능 칩들을 하나의 칩 속에 집적할 수 있어, 규모는 작아지면서 성능은 기존의 몇 배를 능가하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SoC는 제품의 고기능화, 저가격화, 저전력화가 실현되어 이동성과 연결성에서 제품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는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제조 기술에 비해 설계 기술이 선진국에 상대적으로 약하므로 SoC 기술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비메모리 수요의 약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휴대폰용 SoC 제품의 200억 달러 수출 규모 중, 국산화는 43%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그 핵심 부품 수입이 47.6% 나 증가했다.
IP 확보를 통한 효율적이고 신속한 SoC 설계
SoC 기술은 나노 기술이 핵심인 소재, 공정, 장비 등 첨단 기술의 총집합이다. 또한 초정밀 가공기계기술(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 MEMS), 지름 300mm 웨이퍼 기술 등 개별 부품을 소형화하고 복합화 하는 각종 기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SoC 설계는 설계하고자 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고려하면서 진행돼야 하므로, 그 설계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기존 설계에 비해 많아진다. 그러므로 설계 단계에서 미리 기능적인 설계를 완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SoC 설계 기술을 개괄적으로 살펴보면, 전체 칩에 대한 기능설계 단계인 Behavioral 수준 설계, RTL 수준 설계, Gate 수준 설계, Layout 수준 설계를 거치게 된다. 오류가 발생할 경우 각 단계는 오류 수정 후 칩 전체에 대한 완전 검증이 다시 이루어져야 하므로 그 만큼 설계 기간이 길어지게 된다. 최근에는 설계 회사나 연구원마다 특징 있는 다양한 설계 단계를 제안하고 있다고 한다.
SoC 설계 방법은 1990년대 초까지 주로 적용되던 타임 드라이븐(Time Driven) 설계, 1990년대 중․후반까지 적용되던 블록 기반(Block Based) 설계, 현재 사용되는 플랫폼 기반(Platform Bsaed) 설계 방법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최근 주로 사용한다는 플랫폼 기반 설계는 기존의 플랫폼을 확장 또는 변경해 SoC를 설계하는 것으로, IP(지적소유권, Intellectual Property)가 필수적으로 갖추어져야 하며, 전체 칩 구조 설계를 선행해야 칩 설계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경우에 적용된다고 한다.
이러한 칩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동시에 다루어지며, 칩 설계가 진행됨과 아울러 소프트웨어도 칩 내부에 내장될 수 있도록 하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Embedded Software) 설계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그러므로 하드웨어 부분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및 펌웨어 부분도 재사용될 수 있도록 준비돼야 적시에 칩 설계를 완료할 수 있는 것이다. 플랫폼 기반 SoC 설계는 설계 생산성을 증대시킬 수 있으며, 이것은 제품 생산 비용 절감과 빠른 시장 진입을 가능케 해서 시장 경쟁력을 갖추게 해준다.
설계 전문 관계자는 SoC 설계와 IP는 불가분의 관계이며, 얼마나 빨리 관련 IP를 확보하고 효율적으로 이를 설계에 적용하는가가 앞으로의 SoC 설계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발적, 비전문적 국내 SoC 사업
이러한 SoC 설계는 높은 개발 비용, 난해한 기술 등이 요구되므로 대기업 위주 설계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플랫폼 기반 설계를 활용해 기존 IP를 재사용 할 수 있으므로 중소기업에서도 손을 뻗을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SoC 시장은 삼성SDS와 동부아남을 중심으로 몇 중소기업들의 벤처식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SoC 기술의 선두 기업인 삼성SDS는 ‘SoC 개발팀‘을 독립 배치하고, 기술 연구와 실용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이 보여준 메모리 분야의 명성에 이어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일등을 꾀하고 있다.
최근 삼성과 함께 SoC 신규 제품을 공동 개발 및 공동 계약한 다윈텍은 SoC 설계 강화를 위해 이와 관련된 반도체 설계 IP 27개를 추가, 확장해 시스템 IP를 자체 개발하는 등 SoC 설계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정보보호업체인 퓨처시스템은 프로세서, 패킷 프로세싱 엔진, 암호가속, USB1.1 호스트콘트롤러 등의 기능이 하나의 칩 안에 구현된 네트워크 보안 전용 SoC인 'FSC2003'을 개발했다.
TI코리아는 미국에 본사를 둔 비션(VISEON)과 함께 VoIP용 SoC 기술 제품인 가정용 영상 IP폰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에이디칩스는 32비트 고성능 영상 처리용 시스템 온 칩(SoC) ‘아마존’을 양산에 착수함에 이어 RFID용 SoC, USN(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웍스)용 SoC, 로보트산업용 SoC, DMB(디지탈위성방송)용 SoC, wibro(휴대인터넷)용 SoC, Voip(인테넷전화)용 SoC 등 임베디드 SoC 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 밝혔다.
동부아남반도체 디자인하우스인 슬림텍은 동부아남이 보유한 ARM 라이선스 일부와 자체 개발한 IP로 SoC 설계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TSMC 디자인하우스인 상화마이크로텍은 SoC 임베디드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업체들의 활발한 SoC 기술 사업은 아직까지는 집중이 되지 않은 채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개선을 위해서는 다양한 연구 기관과의 기술 협조, 전문적인 교육과 집중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SoC 설계기술사업단 등 설계 투자 가속화
국내 SoC 산업은 선진 외국 기술에 비해 취약하지만 메모리 분야 기술 경험과 반도체 기술의 성장으로 인해 세계시장 선두권에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과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산업기술재단은 ‘차세대 Soc 반도체 로드맵’에서 평판디스플레이 SoC반도체는 선진국대비 기술수준은 84%이지만, 세계최고 도달 가능 기간은 불과 2.02년으로 전망했으며, 산업용 SoC반도체는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발전, 바이오칩은 2009년까지 각각의 개별적인 형태 칩으로 존재하다 2010년 이후부터는 SoC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는 2% 수준에 그치고 있는 SoC 분야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오는 2007년까지 10%로 끌어올려 SoC 3대 강국에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한 1998년부터 2010년까지 메모리에 지나치게 편중된 국내 반도체 산업 구조를 균형 발전시키기 위한 ‘시스템 IC 2010’ 사업, ‘IT 839' 정책, 차세대 성장 동력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지능형 시스템인 ‘텔레메트릭스’, 그리고 최근 SoC설계기술사업단이 개발한 외산 부품을 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는 `SoCBass 1.1‘ 등은 세계 시장 선두권 진입에 대한 기대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기대감 이면에는 풀어야할 과제도 많다. 국내 SoC 산업은 핵심 설계인력의 양적·질적 부족으로 설계업체의 전문화 및 시장 대응 능력이 미흡해 SoC 개발 속도가 선진국에 비해 뒤쳐져 있다. 그로 인해 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무거운 짐을 안고 있다.
그에 더해 주로 복제 및 부분보완을 통해 SoC 개발이 이루어져 제품 경쟁력이 취약하고, 기존 시스템 산업이 주로 기술도입을 통해 발전함으로써 시스템업체와 반도체 등 부품산업과 협력이 미흡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지적이다. 또한 SoC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연구개발이 요구되지만 개별기관이 종합적으로 수행하기에는 재원과 연구역량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 SoC 산업의 이러한 문제점들이 극복된다면 국내 SoC 기술은 스마트 더스트(Smart dust) 등과 같은 천재지변에 대한 세계 일류 기술을 개발하고, NoC(Network on Chip), NT 등 차세대 기술의 응용분야를 선점할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디어다아라 김민수 기자(kms@daar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