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촛불집회 중계로 연인원 700만명 이상이 시청한 것으로 알려진 동영상 사이트 ‘아프리카’를 운영하는 나우콤 문용식 대표를 구속한 가운데 촛불집회 확산을 막으려는 정치적 탄압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청와대가 인터넷전담비서관을 신설하고, 한나라당이 인터넷 여론 감지시스템인 ‘사이드카’를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의 “인터넷은 신뢰가 담보되지 않으면 약이 아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발언이 이어지면서 문 대표의 구속이 인터넷 여론 통제의 신호탄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는 17일 영화파일 업로드 등 저작권 위반 혐의로 피디박스와 클럽박스를 운영하는 문 대표를 비롯해 웹하드 업체 대표 5명을 구속했다.
나우콤 외에 미디어네트웍스(엠파일), 아이서브(폴더플러스), 한국유비쿼터스기술센터(엔디스크), 이지원(위디스크) 등의 대표들도 구속됐다.
검찰은, 다른 업체들이 저작권에 문제 있는 파일을 지우려고 한데 반해 해당 업체들은 불법유통 방조를 넘어 공모 수준이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우콤측은 16일 “문 대표를 구속한 것은 정치적 의도를 가진 검찰권을 남용한 과잉수사”라며 “문 대표를 구속한 것은 당사가 운영하는 아프리카에서 촛불집회가 생중계되고 시위확산의 기폭제가 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우콤은 이어 “일례로 ‘소리바다1’의 경우 저작권자 요청을 받고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지만 불구속 벌금형을 선고받았는데, 저작권자 요청에 충실히 응하고 최선의 기술적 조치를 취한 나우콤 대표를 구속한 것은 정치적인 숨은 의도가 있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나우콤은 또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700만명 이상이 생방송으로 촛불집회를 시청했을 정도로 아프리카는 온라인 시위의 메카로 떠올랐다”면서 “과잉압박 수사로 촛불시위 확산을 막으려는 정부당국의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은 아닌지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정치적 탄압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문 대표의 석연치 않은 구속에 대해 정치권의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통합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17일 문 대표 구속과 관련 “오비이락으로 볼 수만은 없는 것 같다”며 “정권 차원의 사이버 공안정국을 조성하려는 것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네티즌의 눈과 귀를 막기 위해 정치적 탄압을 시작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차 대변인은 이어 “어떤 방식으로든 인터넷 여론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면 촛불에 기름을 붓는 것이 될 것임을 경고한다”며 “몇몇 사이트를 막고 재갈을 물린다고 정보의 바다가 막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은 문 대표 구속과 관련 “온라인 촛불시위의 메카 아프리카를 막아 촛불집회 생중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집회 확산을 막기 위한 꼼수”라고 비난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어 “진보신당은 문 대표 구속을 촛불집회를 막기 위한 ‘표적구속’이자 명백한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며 ‘정치검찰’의 공권력 남용을 규탄한다”면서 “KBS 표적수사에 이어 문 대표 구속 등 검찰이 정치적 의도를 드러내며 쓸데없이 과잉수사를 벌이는데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진보신당 칼라 TV 진행자로 촛불집회를 현장중계하는 진중권 중앙대 교수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동시에 참여하는 형태의 시위를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아프리카”라며 “아마 그것이 정부의 심기를 건드렸던 것 같은데 유치하다”고 촌평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비난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누리꾼 < noble_life >는 “그동안 불법공유가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이렇게 수사가 급전된 것은 예사롭지 않다”며 “확실히 인터넷 통제가 본격화될 조짐”이라고 지적했다.
< loveyw1 >도 “여태 잠잠하다가 갑자기 구속하는 처사를 보고 괘씸죄가 아니라고 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며 “아프리카 TV를 아예 폐쇄하지, 왜 하필 이런 시기에 아주 시의적절하게 구속수사하는냐”라고 반문했다.
< m150815 > 역시 “장마철도 되고 하니 촛불숫자가 적어질 거라 생각하고 제 버릇 못 버리고 비판언론에 재갈 물리려는 짓이 딱 명박스럽다”고 꼬집었다.
누리꾼 < imsb200073 >는 “저작권 침해는 당연히 처벌받아야 하나 표적수사, 정치적 보복”이라며 “아직도 국민을 바보로 알고 있는 걸까. 새로운 독재정부가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 julee24 >는 “저작권은 반드시 지켜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불구속도 아니고 구속까지 하는 것은 뭔가 석연치 않다. 딴지걸기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며 “정부가 추가협상을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해 조금 양보해야하지 않나 싶었는데 앞날이 걱정되고 슬프다. 어째서 정부는 국민들의 마음을 그렇게 모르는지 우려스럽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 hechol > 역시 “희미한 기대마저 짓밟아버리는구나. 지금 이 시점에 구속시켜놓고 저작권으로 구속시켰다고, 상식적으로 믿어지느냐”면서 “그런 식으로 국민들 눈 가리고 귀 막으면 잘될 것 같으냐. 그런 시대는 지났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에 구속된 문 대표는 서울대 국사학과 79학번으로 민주화추진위원장 등을 지내면서 세 번에 걸쳐 5년여의 옥고를 치룬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