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정책은 투자에 '올인'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의 결정판…도입방향 반시장 제도 논란도
정부가 2일 발표한 투자 촉진책은 선제적 민간 투자를 유도해 경제의 도약판을 넓히고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키우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민간 도처의 자금력을 투자로 이끌어 재정의 힘으로 지탱해왔던 경기 회복력을 극대화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선순환을 노리겠다는 의도로, 설비투자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성장잠재력을 갉아먹는 구조적 요인이 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 위기까지 겹치면서 투자의지 소멸을 우려한 것으로 파악된다.
설비투자는 작년 4분기부터 2분기 연속으로 감소하면서 평균 18.7%의 감소율을 보이고 있
어 이 때문에 정부도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4분기 연속으로 설비투자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다급해진 것은 세계 수요 위축과 경기의 불확실성, 환율상승 등 단기적 요인이 기존의 구조적 원인과 겹치면서 투자 부진이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투자 없이는 미래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촉진책은 세금을 깎아주고 규제의 벽을 허물며 자금까지 융통해주면서 투자에 '올인'하는 전방위 대책이다. 지난해에도 두 차례의 기업환경 개선 작업이 이뤄졌지만 이번이야말로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대책은 크게 네 가지인데 우선 투자계획에 상응한 세제 및 자금 지원, 규제완화 등 맞춤형 해법을 통해 즉각적인 투자를 이끌어내는 방안이 눈에 띈다.
특히 규제 분야에서는 풀지 못했던 난제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이른바 '포이즌 필' 등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응한 방어기제를 법제화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한 것이나 회사채 발행한도 폐지, 지적 재산권까지 포함한 '포괄적 동산담보제도' 도입 추진, 통합도산법 개정, 창업단계 축소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당초 예산안에서 수정예산, 추가경정예산을 거치면서 재정지출이 28조원 늘어난 반면 국세수입은 10조원가량 줄면서 올해 재정수지가 51조원 적자가 날 상황에서 획기적 세제지원을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투자 확대→경기 회복→일자리 창출→세수 증가로 이어지는 공식이 성립할 수도 있지만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비과세 감면 조치를 축소하겠다는 정부의 기존 방침과 거리감이 있어 보인다.
아울러 기업 개개의 애로에 부응한 세제, 인센티브 제공과 규제완화는 제2롯데월드 허용을 둘러싼 공방에서 봤듯이 자칫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논란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포이즌 필도 기업의 자위권 보장을 위한 선택이지만 구체적인 도입 방향에 따라서는 반시장적 제도라는 비판이 되살아날 수도 있어 이번 투자 유도 정책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복 기자 asura@kid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