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매치플레이 대회에서 1.5m짜리 짧은 버디퍼트를 챔피언퍼트로 장식한 김보경 프로는 손수 캐디를 맡아준 아버지(김정원씨)와 와락 포옹하며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프로 데뷔 4년 만에 거둔 생애 첫 우승. 1억원의 상금과 그동안의 노력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가며 ‘매치플레이 여왕’이란 수식어가 생겨났다. 이 멋진 타이틀의 주인공을 만나봤다.
4년만의 기나긴 기다림 끝에 우승컵이었다. 고진감래의 순간이라며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하지만 김보경 프로는 노력 끝에 차지 한 것이라고 당당히 말한다. 김보경(22. 던롭스릭슨)은 한국여자프로 골프 매치플레이에서 여왕 자리에 올랐다. 김보경은 지난 5월 25일 춘천 라데나C.C.(파72.6381야드)에서 열린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쉽 결승에서 마지막 홀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최혜용(18.LIG)에게 1홀 차 역전승을 일구어 냈다.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준비해 우승의 기회가 온 것이다. 일부에서는 무명의 반란이라고 하지만 철저한 노력의 대가였다. 첫 승을 거둔 후 김보경 프로는 “우승 이후 한결 마음도 편해졌고 반짝 스타가 아닌 꾸준한 선수이고 싶다”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매치플레이 첫 승을 말하다
“퍼터가 들어갈 때까지 어떨떨 하고 믿기지 않았어요. 매치플레이 우승이 실감이 나지 않고 좋았죠. 32강에서 만난 조미현 프로, 결승에서 만든 최혜용 프로와 가진 매치플레이 경기가 힘들었지만 서로 버디를 주고받으며 경기를 펼쳤고, 결승에 올라가서도 마음을 비우고 경기에 임했어요.” 낙천적인 성격에 김보경 프로는 매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며 플레이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래서일까? 플레이에 집중한 결과 우승으로까지 이어졌다.
상반기의 강자로 떠오르는 선수들이 많았던 한해이다. 신지애 프로부터 최혜용, 유소연, 김하늘 프로까지 우승한 선수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심적인 부담감도 컸을것이다. 그래서 그는 다른 프로를 경쟁상대로 지목하기 보다는 바로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데에 목표를 두었다. 요즘 선수들의 실력은 막상막하 할 정도로 쟁쟁하다.
그렇기에 김보경 프로는 대회 첫날 우승에 대한 목표를 가지고 플레이 하기 보다는 홀마다 최선을 다해 기회가 찾아오면 편안하게 마음을 비우고 경기에 임하려고 한다. 그리고 김보경 프로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체력보강에 더욱 심혈을 기울인다.
“경기를 할때에 체력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요즘에 보양식으로 홍삼을 먹어요. 대회 전날은 연습을 충분히 한 후 마음의 안정을 취하려고 일찍 자기도 하지요.”
지금까지 김보경 프로는 프로 데뷔 이후는 물론, 아마추어 시절 때도 우승컵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매치플레이에서는 강점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변이라는 등 ‘무명의 반란’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그동안 톱10안에 여러 차례 이름을 올리고 4년 동안의 남모를 노력과 준비를 통해 이룬 쾌거였다.
골프 그리고 나
김보경 프로는 아버지 후배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하게 되었다. 어렸을 때 체격이 작아 운동 삼아 시작한 것이 계속 하다보니 점점 재밌어졌고 그 이후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해 프로선수가 되었다. 올림픽이 한참 열리고 있던 시즌 김보경 프로는 “올림픽을 보면서 골프를 하지 않았더라면 양궁이나 사격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골프가 제 적성인 것 같아요.”라며 골프는 그가 선택한 것이고 무엇보다 골프를 재미있게 즐기면서 하는 선수가 되고자 한다. 그래서 우승에 대한 부담감이나 스트레스는 받지 않으려고 한다.
'매치플레이 퀸'이라는 별명이 붙은 김보경에게 또 하나의 재밌는 별명이 있다. 개그맨 정준하와 닮았다며 친구들이 만들어준 별명이다. 웃을 때 살짝 드러나는 덧니가 매력적이라고 하자 김보경 프로에게 덧니는 콤플렉스라는 듯 내년에는 치아 교정을 하고 싶다고 한다. 이처럼 발랄하고 귀여운 면을 지니고 있는 김보경은 의외로 여름휴가를 단촐하게 보냈다.
이번 휴가 때 또래 프로들과 함께 제주도나 가평으로 놀러가려고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휴가가 무산되었다. 그래서 그는 혼자 서울에 올라와 1박2일을 보내며 가고 싶었던 롯데월드에서 놀이기구를 타기도 하고 또래 아이들처럼 명동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그의 집인 부산으로 되돌아 온 것이 휴식의 전부였다. 김보경은 보여지는 성격과는 다르게 돌아다니는 것보다도 집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을 좋아한다.
즐겁게 경기하는 꾸준한 선수
“로라데이비스 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그녀처럼 경기에 얽매이지 않고 꾸준하게 즐겁게 다니는 모습이 제가 그리는 프로의 모습이거든요.” 김보경 프로가 가장 존경하는 선수는 줄리 잉스터, 로라데이비스, 이오순 프로이다. 이오순 프로가 조금 의외라는 반응에 김보경 프로는 말한다. “실력을 떠나서 시니어 우승에 도전하는 자기 관리가 철저한 프로라서 존경스러워요.”
자신이 모델로 삼는 선수를 닮기 위해 체력운동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아버지와 함께 아침마다 조깅을 하고, 그 후 헬스클럽에 들러서 런닝머신, 웨이트 운동을 하며 하루에 7시간 이상씩 연습에만 매진한다. 아버지는 늘 그녀의 곁에서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아버지와 함께 있으면 경기에 집중할 수 있어 힘이 된다. 그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그는 체력이 되는 한 열심히해 나이가 들어서도 어린 선수들과 같이 즐기면서 운동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은 바람이다. 또한 해마다 1승씩 올려 자기관리를 잘해 꾸준한 선수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하반기 목표
8월 28일부터 하이원C.C.에서 대회가 열린다. 대회 사상 최고액인 8억원이다. “외국에서 초대선수들이 많이 오고, 쟁쟁한 프로 선수들이 많아 힘들 거라며 아버지는 우승을 쫓기보단 최선을 다하라고 말씀하세요.” “욕심을 부리는 것보다 탑10 안에 드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기쁘다”는 그녀는 처음부터 욕심을 내지 않고 플레이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는 얼마 전 던롭스릭슨과 스폰서 제휴를 했다.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하기 전인데 스폰서인 던롭에서 1승도 올리지 못한 나에게 스폰을 해주었죠. 그덕분에 매치플레이 우승의 영광을 누린 것 같아요. 앞으로 도와주신 분들께 열심히 보답하고자 합니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보경 프로의 경쟁상대는 아마 자기 자신일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경기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그녀의 바람처럼 꾸준하게 실력을 쌓아 더욱 발전하는 선수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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