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유해게시물신고
나는, 대한민국 캐디다!
산업일보|kidd@kidd.co.kr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프린트 PDF 다운로드

나는, 대한민국 캐디다!

캐디라는 직업의 현주소

기사입력 2010-04-16 16:21:33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프린트 PDF 다운로드
나는, 대한민국 캐디다!
[산업일보]
지난 9월, 안성 S골프장에서 일어난 캐디 폭행 사건이 세간의 이목을 주목시키며 캐디에 대한 인권침해 및근로자 여부에 관한 문제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골프라는 스포츠에 있어 가장 존중받아야 할 ‘캐디’는 왜 끊임없는 논란의 중심에 있어야만 하는가.

현 한국의 골프장은 1캐디(caddie) 4백(bag) 시스템이다. 한 명의 캐디가 네 사람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네 명의 골퍼가 샷을 마구 날릴 때면, 캐디는 정신이 없어져 허둥대기 마련이다. 으레 골퍼들은 캐디를 다그치고 골퍼들로부터 상처받은 캐디는 회의감에 매번 빠지게 되며, 이는 결국 캐디의 잦은 이직과도 직결된다.

세계에서 골프를 치는 비용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고비용 구조 때문인지 골퍼들이 사소한 일에도 볼멘소리를 많이 하고, 그 불만이 골프장에서 직접 만나는 캐디에게로 쏟아질 때가 많다. 더군다나 상당수의 골퍼들은 캐디를 골프장의 진행요원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잘못을 범하고 있는 탓에, 골퍼들과 캐디 사이의 마찰은 적지 않다. 하지만 골프란 운동이 가지는 특성을 생각할 때, 그 외로운 자신과의 싸움에서 유일하게 내 편이 될 수 있는 사람은 함께 라운드 하고 있는 동반자도 아닌 캐디임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우리나라 골프계에서 캐디는 어디쯤에 위치해 있을까.

*캐디, 그 화려한 변천사

캐디란 골퍼가 플레이하는 동안 골프클럽은 물론, 그린의 라이를 읽거나 골프장내 지형파악 등으로 골퍼에게 조언을 하며 기타 골퍼의 컨디션, 심리상태까지 두루 살펴 최선의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문직을 말한다.

지금이야 대부분 여자가 캐디 역할을 하고 있지만, 1921년 효창공원과 1924년 청량리 퍼블릭 코스에 처음으로 캐디가 등장했을 당시에는 캐디가 모두 남자들이었고, 골퍼들은 대게 직장 내의 사환에게 캐디 역할을 시켰다. 농번기 때는 소년들이 골프백을 멨고, 농한기에는 농부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기도 했다. 또한 골프장 담당직원은 주변 마을에 미리 캐디를 할 사람들을 모집한 뒤 골퍼의 시중을 들게 했다.

이 때 군자리 코스를 비롯해 골프장 주변에서 볼을 줍던 캐디들이 대부분 초창기 프로 골퍼다. 한국프로골프협회 창립멤버인 한장상 전 회장을 비롯해 최상호, 구옥희 등 잘나가던 프로 골퍼들 모두가 캐디생활을 거쳤다.

1960년대 들어 골프장의 수요가 늘면서 자연히 캐디 수요가 크게 늘어났고, 여자 캐디가 등장했다. 그러면서 캐디는 점차 전문 직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회원제 골프장의 캐디로 종사하는 이는 약 3만 명이 넘으며, 신설 골프장의 캐디 학력은 절반 가까이가 초대졸 이상이다. 예전에 비해 인격과 골프에 대한 전문지식까지 갖춘 고학력의 캐디가 속속 등장하며, 다소 부정적이었던 인식도 변하는 추세다.

하지만 외국의 골프 문화와 비교해서, 여전히 우리나라의 캐디는 각종 오해의 연못 속에 빠져 있으며, 일부 無매너 골퍼들에 의해 혹은 자신들의 이익에만 눈먼 골프장 경영주들에 의해 고통 받고 있다.

*캐디도 ‘근로자’다, 그러나…

캐디의 인권침해론 이외에 우리 사회에서 또 다른 논란거리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캐디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가 하는 것에 대한 여부다. 물론 현 시점에서 보면 대부분의 캐디는 정규직이 아니다. 이 잘못된 관습에는 시발점이 있다. 1996년 7월 30일, 대법원은 캐디를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단했고(선고 95누13432 판결), 그 이후 하급심 법원도 그러한 대법원 판결을 좇아 캐디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 판단은 현재에까지도 영향을 미처 당사에서 캐디의 구체적인 근무태도, 사용자의 지휘감독의 정도 등을 구체적으로 살피지 않고 골프장 캐디라고 하면 바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인정하는 것이 대체적인 흐름이 되었다. 그 결과 캐디는 때때로 골프장으로부터 해고 등의 부당한 징계를 당해도 구제받기에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2000년대에 들어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논란이 심심치 않게 사회의 화두로 제기되면서, 2007년 12월 14일 특수형태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그들이 재해를 당할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25조(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신설했다. 그 법률은 지난해 7월 1일부터 시행되어 골프장 캐디들도 업무 수행 중에 당한 부상 등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러나 이 역시도 상당히 불완전한 부분이 있는데, 캐디 자신들이 원치 않으면 ‘적용제외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해놓아 많은 골프장 경영주들이 ‘적용제외 신청’ 조항을 입사 조건으로 내거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캐디이다 보니 일반적인 근로자들과 비교해 차별받는 것은 물론, 현실적으로 강자인 골프장 경영주 측에 의해 불공정한 계약에 따라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수밖에 없다. 한편, 지난달 벌어진 사례 6과 같은 경우, 지금까지 캐디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함으로 인해 받아온 불이익의 질곡에서 벗어나게 하는 법적 보호의 단초를 마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판결 역시 전국 각지에 있는 골프장의 모든 캐디가 근로자라는 판결이 아니라는 데에 그 한계가 있다.

*모두가 달라져야…

캐디를 ‘근로자’로 규정하는 것을 꺼리는 데에는 골프장 측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선, 직업의 특성상 보통의 근로자처럼 평균 노동시간을 정하기에 기준이 모호하고, 특히 하루 1라운드를 도는 캐디와 2라운드를 도는 캐디, 혹은 쉬는 날을 감안해 캐디의 수를 늘려야 하는 등 골프장 측에서 보면 현실적으로 민감한 사항이 많아 정규직을 기피하고 있다. 또 직업의 특성상 법적인 분쟁이 생길 경우 책임 여부에 대해 난감한 경우가 많아 피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캐디들 역시도 회사에 대한 소속감 없이 근무할 수밖에 없고 골퍼들에게 향하는 그들의 서비스 질 역시 결코 향상될 수 없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강자의 입장에 있는 골프장 측이 조금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캐디에 대한 변화를 시도한다면, 캐디들의 소속감, 책임감 등이 향상되고 일부 불미스러운 일들이 발생했을 시에도 해결에 있어 좀 더 원만하게 대처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골프장 경영주만 변하라는 것이 아니다. 골퍼들의 잘못된 인식과 태도, 그리고 캐디들 스스로의 노력도 동반되어야 한다. 가장 신사적이고 매너를 중시하는 스포츠가 골프 아닌가. 캐디가 골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골퍼들이 이에 대한 생각이 부족하다. 아직도 공공연히 일어나는 골퍼들의 노골적인 성적 농담이나 지나친 내기로 인한 경기지연 등으로 벌어지는 마찰은 캐디에게 견디기 힘든 요소다. 이제는 골퍼들도 캐디를 전문지식을 가진 경기의 동반자로서 받아들여야 하며, 분명히 골퍼들이 개선해 나가야 할 골프 매너 중 하나라 생각한다.

또한 이에 맞추어 캐디들 스스로도 단지 수입에만 만족하며 일할 것이 아니라, 전문직으로서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끊임없는 자기계발에 힘써야 한다. 그리고 캐디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고 인격이 존중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의 보완도 더불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골프데일리(http://www.golfdaily.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제공 산업일보 제휴사 골프데일리]



0 / 1000
주제와 무관한 악의적인 댓글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0 / 1000




제품등록 무료 제품 거래 비용 없음!



산업전시회 일정




다아라 기계장터 제품등록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