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_원자재가격 급등 재현되나?
공급불안 가능성, 중장기적 대비책 시급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SERI 경제 포커스 제324호에 원자재가격 급등관련 보고서를 발표, 구리 등 일부 원자재 가격이 3년전 겪었던 최고치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구리와 주석 등 원자재 가격 최고치 경신
2010년 4/4분기에서 2011년 초반까지 구리와 주석 등 원자재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 1월 구리 가격은 1톤당 9,788달러까지 상승하며 2008년 최고치인 8,985달러를 상회해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석 가격도 2010년 10월 1톤당 2만 7,600달러까지 상승하며 2008년 최고치인 2만 5,500달러를 상회했다. 일부 희토류, 실리콘, 텅스텐, 안티모니 등 산업용 원자재와 원당, 원면, 커피원두 등 농산물의 가격도 2010년 4/4분기에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원자재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작황부진으로 인해 급등한 원당은 지난 30년 이래 최고치, 원면은 1860년대 미국 남북전쟁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대부분의 원자재가격 지수들은 아직까지 2008년 상반기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으나 일부 원자재가격 지수는 최고치에 육박하거나 상회하는 수준을 나타냈다.
CRB 현물가격 지수는 2011년 1월 현재 537.9으로 2008년 최고치인 487.7을 10.3% 상회. 대부분의 원자재가격 지수들도 2008년 최고치의 68~96% 수준으로 향후 주요 원자재의 가격상승 여부에 따라 최고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1배럴당 90달러 초반대에 머물며 2008년 6월의 140달러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2010년 하반기 크게 상승한 소맥, 대두, 옥수수 등 주요 곡물들의 가격은 2008년 최고치의 63~86% 수준이다.
물가불안 등 경제회복에 악영향 우려
원자재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촉발하면서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2008년과 같은 불안심리가 확산될 소지가 높다.
2010년 말에서 2011년 초 알제리, 튀니지 등의 국가에서는 식품물가 급등에 항의하는 폭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2007년 하반기와 2008년 상반기에도 곡물 등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해 신흥국을 중심으로 물가급등과 공급불안 상황이 발생해 멕시코, 인도네시아, 이집트 등의 국가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원자재 투자전문가인 짐 로저스는 CME 그룹의 콘퍼런스에서 원자재가격 상승이 사회불안을 야기할 소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미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물가가 급등하면서 긴축 정책이 강화되고 있는데, 이러한 정책은 2011년 성장률을 더 크게 둔화시킬 소지가 있다.
중국의 2010년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 대비 5.1%였으며, 식품물가는 전년동기 대비 11.7% 상승했다.
인도의 2010년 12월 식품 도매물가 상승률이 18.32%를 기록하여 11월의 8.6%보다 2배 이상 상승. 중국은 물가불안의 확산을 막기 위하여 2010년 이후 지급준비율을 7차례에 걸쳐 3.5%p 인상했으며, 기준금리를 2차례에 걸쳐 0.5%p 인상. 인도는 기준금리(재할인율)를 1.5%p 인상, 브라질도 2010년 4월 이후 금리를 5차례에 걸쳐 2.0%p 인상해 현재 10.75%에 달하고 있다.
수요, 공급 증가 따라가지 못해 수급상황 ‘타이트’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면서 2008년과 같이 원자재 수요 증가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수급불안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원자재 수요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금융위기 이후 광산 및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 부진으로 공급 증가에는 한계. 2011년 석유 수요는 전년 대비 1.6% 증가한 8,910만 배럴/일로 역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정련구리는 2010년 3월 이후 수요 초과 상태가 지속되어 1~9월까지 총 43.6만 톤의 초과수요를 기록하고 있으며, 재고도 감소 추세에 있다.
원유는 OPEC이 지속적으로 감산함에 따라 공급이 제한적이며, 생산시설 가동률이 낮아진 구리도 공급이 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OPEC은결국 2010년 12월 정기총회에서 생산쿼터를 2,484.5만 배럴/일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중국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는 수요가 원자재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의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이 증가하여 2008년 수준을 회복하는 등 전 세계 원자재 수요의 본격적인 회복을 견인했다.
2010년 중국 원유 수입량이 전년 대비 17.4% 증가했으며, 2010년 12월 석유 제품의 순 수입량이 금융위기 전인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중국은 2011년 1,000만 채의 공공주택 건설과 농촌의 송배전 시설확충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신규 구리 수요 증가에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2010년 11월 구리 수입량이 전월 대비 38% 증가하는 등 2010년 중국의 구리 수요량은 1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세계경제 둔화 영향 받나
수급측면에서 2008년과의 차이점은 2011년에는 세계경제 둔화로 원자재 수요도 둔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08년 상반기까지는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이전으로 세계경제 성장률 및 원자재 수요 증가율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 않았다.
2007년 10월 발표된 IMF의 세계경제 전망에서는 2008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전년 대비 0.4%p 둔화된 4.8%로 발표했다.
그러나 2011년은 세계경제 성장률 및 원자재 수요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중국의 원자재 수요 증가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풍부한 달러 유동성 원자재 시장 유입
전 세계에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고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QE2) 이후 더욱 풍부해진 달러 유동성이 원자재 시장으로 유입했다.
2010년 11월 원자재 펀드 및 ETF 등에 대한 투자 규모 (Asset Under Management)는 3,54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10년 원자재 시장으로 순 유입된 투자 규모는 600억 달러로 2009년 760억 달러에 이어 사상 두 번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 JP 모건(JP Morgan)은 2010년 11월 10억 달러 규모의 구리를 런던금속거래소(LME)를 통해 매수하여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유동성 증가로 인해 원자재 시장의 투기적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2010년 12월 첫째 주 WTI油선물의 비상업거래 순매수 포지션이 2008년 최고치 대비 1.5배에 달하며 유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수급불안이 큰 옥수수 등 곡물 시장으로도 투기적 매수가 유입됐다.
유동성 측면에서 2008년과의 차이점은 2011년에는 주요국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금리 인하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2008년 상반기까지는 미국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대응하기 위하여 금리를 인하하여 달러 약세와 더불어 달러 유동성이 원자재 시장으로 유입됐다.
미국은 2008년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4차례에 걸쳐 2.25%p 인하하였으며, 달러 약세가 진행. 2011년에는 미국이 제로금리 상황에서 추가적인 양적완화 조치를 사용할 수도 있으나, 양적완화의 효과는 금리인하보다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의 2차 양적완화가 시행된 이후 2010년 10월 중순부터는 오히려 달러가치와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여 양적완화의 효과가 의문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2008년에는 미국 등 선진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았으나, 2011년에는 물가 불안 정도에 따라 선진국들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투자은행 도이치방크(Deutsche Bank)는 미국 FRB가 2011년 4/4분기에 기준금리를 현재 0~0.25%에서 0.5%로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생산 감소
홍수, 한파 등 기상이변으로 인해 곡물 및 농업 생산물의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가격 상승을 촉발할 우려가 높다.
기상이변으로 인해 2010/2011 곡물연도의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이 전년대비 2.2% 감소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2010/2011년 생산량 증감률은 소맥 -5.4%, 대두 -1.8%, 옥수수 0.5%. 곡물뿐만 아니라 사탕수수(원당), 면화(원면), 커피 등의 작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어 이들 품목의 가격 급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2011년 상반기까지는 저수온 현상인 라니냐(La Nina)가 남반구를 중심으로 영향을 주어 농산물 생산불안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10년 12월 말부터 2011년 초까지 호주와 브라질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하여 인명피해(브라질 700여 명, 호주 20여 명)가 발생하는 등 재난사태 수준의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따라서 남반구의 곡물 생산량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기상이변으로 인해 농산물뿐만 아니라 철광석과 석탄 등 산업용 원자재의 생산과 수송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호주 퀸즈랜드 州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철광석과 석탄의 생산 및 선적에 차질이 발생. 호주 퀸즈랜드 州의 연간(2010년 7월∼2011년 6월) 제철용 원료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0.5% 감소할 것이라는 발표도 나오고 있다.
2011년에는 전 세계 곡물 재고가 2008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충분하다.
2007/2008 곡물연도에는 전 세계 곡물 재고가 17.4%로 낮았으나, 금융 위기 이후 재고가 늘면서 2010/2011 곡물연도의 재고는 19.2%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
원유도 금융위기 이후 늘어난 재고가 가격 상승을 제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0년 12월 마지막 주 미국의 원유 재고는 3억 3,527만 배럴로 과거 5년(2004~2009년) 평균치를 10% 이상 상회해 수급불안이 완화된 양상을 보였다.
원자재가격 상승세 불구, ‘2008년과 같은 급등세 아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1년의 원자재가격 상승 요인은 2008년과 유사한 점이 많으나 그 요인들이 주는 영향의 강도와 상황에 차이가 있어 2008년 상반기와 같은 수준으로 급등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경제성장률 및 원자재 수요의 둔화 정도가 더 크고, 긴축 가능성이 있으며, 상대적으로 재고가 충분하다는 점이 2008년과의 차이점이다.
또한, 2010년에 주요 이슈로 부각된 국제유가 하락 요인들이 2011년에도 여전히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 중국의 긴축과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국가부채 문제의 재발 가능성이 원자재가격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본 유출입을 제한하는 금융안전망 구축과 원자재 시장의 투기적 거래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원자재 선물시장의 투기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2011년에도 원자재가격의 상승세는 지속되지만 2008년 상반기와 같이 급등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전망한 2011년 국제유가(두바이油 기준) 평균 가격은 전년보다 5.1% 상승한 82.1배럴/달러, 전기동은 14.0% 상승한 8,593달러/톤, 소맥은 19.2% 상승한 7.02달러/부셸 이다.
물가불안 심리 확산 저지 ‘관건’
원자재가격이 2008년과 같이 급등할 가능성은 낮지만, 이미 현재의 상승세로도 물가에 큰 부담이 되고 있으며, 2011년 상반기까지는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불안이 지속될 전망이다.
2010년 하반기 이후 원자재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하였기 때문에 원자재가 수입되고, 제품원가에 반영되는 시차를 고려할 때 2011년 상반기에 물가불안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상반기 물가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인해 물가상승률이 2011년 상반기에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생활물가 안정을 목표로 한 미시적 가격안정책을 통하여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을 막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물가상승의 주요 원인은 원자재가격 상승 등 대외요인이 크기 때문에 미시적 가격안정화 대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원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며 실제 원화기준 수입물가 상승률이 달러기준 상승률을 하회하고 있는 것은 물가불안 완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가격변동 一喜一悲하지 말고 자원안보 공고히 해야
높은 가격을 제시해도 국제 원자재의 확보가 어려워지는 공급불안 가능성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 김화년 수석연구원은 적정 수준의 원자재가격 상승은 한국경제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일정 부분 감내할 수 있게 되었다며 오히려 수입원자재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공급불안이 더욱 큰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0년에 일어난 중국의 희토류에 대한 수출제한과 러시아의 곡물 수출제한 등 자원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이 향후 더욱 빈번히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내적으로 자원안보를 공고히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목표를 설정하고, 대외적으로는 해외 자원확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자원 낭비를 줄이고 에너지 소비를 효율화하여 수입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대내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 한국의 녹색생활역량지수는 OECD 29개국 중 24위를 기록해 하위권이어서 해외자원 개발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자주개발률을 높이고, 자원투자 관련 상사와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대외 역량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