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데일리 소순명기자] 탁상행정에 직장인 골퍼, 골프장만 피해 봐 그린피 5만∼6만원선 돼야 진정한 ‘골프 대중화’ 정부의 에너지 절약 시책의 일환으로 대중골프장에 대한 야간조명 금지 조치가 지난 3월부터 시행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조치에 따라 대중골프장들은 5월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국내 퍼블릭골프장을 대변하는 한국대중골프장협회 강배권 회장을 만나 향후 대책과 협회의 주요 현안을 들어봤다.
전국의 대중골프장 중 야간조명시설이 설치된 곳은 51개 골프장 625홀에 달한다. 18홀 기준으로 약 35개에 해당하는데 지난 3월 8일부터 일몰에서 일출 시간까지 야간조명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야간 가동률을 85% 정도로 잡았을 때 점등 금지로 인한 매출 감소는 연간 약 155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매출 감소에 따른 부가가치세·법인세 등 세수 감소도 약 268억원 가량인 것으로 추산된다. 야간조명 금지 조치가 계속 시행된다면 대략 각 골프장 마다 연 20∼30%의 매출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참으로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 야구, 축구 등 다른 스포츠 종목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인가?
골프장도 다른 종목의 경기장과 마찬가지로 엄연히 체육시설로 분류돼 있다. 야구장이나 축구장, 테니스장 등은 야간점등을 허용하면서 유독 골프장만 금지시키는 것은 전혀 형평성에 맞지 않다. 다시 말해서 법적 근거가 없는 위법적 조치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부당한 조치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당 협회는 지난 달 정부에 야간조명 금지 조치의 해제를 강력히 촉구한 바 있다.
■ 대중골프장에 대한 야간조명 금지 조치 이후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현장에서의 심각성은 어느 정도인가?
대중골프장들은 이 조치가 계속될 경우 야간에 일하는 사람들을 줄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전국적으로 하루 2,600여명 이상을 줄여야 하는데 야간영업 가능 기간을 연 8개월로 보고 추산할 때 연인원 약 63만 3000여 명의 정규직, 일용직, 캐디 등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셈이다. 실제 현재진행형으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통보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고, 야간조명 금지 조치가 장기화할 경우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곳도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고유가 시대를 맞아 정부가 고육지책으로 실시하는 조치인 만큼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일반 국민들의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전력 등에 문의한 바에 따르면,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시간대는 밤이 아니라 낮일 때가 많다고 한다. 때문에 골프장에 대한 야간조명 금지 조치는 총량 에너지 절약에는 도움이 되지만 전력예비율에는 별 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 에너지 주관 부처인 지식경제부에서는 대중골프장의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를 통해 정책 방향을 정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골프가 대중스포츠로 점차 자리매김하고 있고, 고용 창출과 세수 증대 등에도 기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원권이 없이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골프장에 대한 규제는 반드시 풀려야 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 지난해 10월 지방 회원제골프장에 대한 조세제한특례법이 폐지되어 대중골프장이 한숨 돌린 바 있다. 그러나 회원제골프장들과 심각한 갈등을 겪기도 했는데, 왜 같은 골프장끼리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나?
서로 이해관계가 상충되기 때문이다. 우리 대중골프장협회에서는 회원제골프장에 대한 조특법 폐지는 당연한 조치였다고 보고 있다. 지방 경제를 활성화하고 해외 골프 여행객을 국내 지방 골프장으로 돌리겠다는 정부의 조특법 적용 취지는 실패로 돌아갔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2년간의 조특법 시행으로 애꿎은 지방 대중골프장들만 피해를 봤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회원제보다는 대중골프장이 더 많이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아시다시피 회원제는 아직까지 비회원에 대한 벽이 높고 그린피도 대중골프장보다 훨씬 비싸지 않은가…
■ 조특법의 폐지로 지방 대중골프장들의 영업 여건이 예정보다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슬그머니 그린피를 인상해 빈축을 사고 있다. 그동안 회원제골프장과 경쟁하기 위해 가격을 너무 내린데다 야간 라이트 경기를 할 수 없어 인상요인이 생겼다고는 하지만 골프대중화에 역행한다는 비난을 면키 힘들다. 이에 대한 견해는?
올 들어 일부 지방 대중골프장 중에 그린피, 카트비, 캐디피 등을 올린 곳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골프장 이용 요금은 각 골프장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원칙이다. 다른 분야처럼 시장 원리, 즉 수요와 공급에 따라 금액이 매겨지기 때문에 터무니없는 요금 인상은 있을 수 없다. 라운드 총 비용으로 볼 때 18홀 플레이에 2만∼3만원 인상된 곳이 있다. 당연히 주머니가 가벼운 골퍼들에게는 상당히 부담되는 금액이다. 협회에서도 현재 실태 파악을 하고 있다. 되도록이면 인상을 자제토록 권고할 예정이다.
■ 최근 수년 동안 골프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공급과잉으로 인한 일본식 줄도산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런 사태가 올 것이라고 보는지…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과 같은 급박한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현재 국내 골프장 수를 보면 회원제, 대중 다 합쳐봐야 380개 밖에 안 되는 수준으로 골프인구에 비해 결코 많은 것이 아니다. 골프인구 대비 약 600개까지도 괜찮다고 본다. 단, 대중골프장이 많이 늘어나야 된다는 전제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국내 400만 골프인구 중에는 필드에 나가고 싶어도 비용 부담 때문에 삼가는 골퍼들이 엄청나게 많다. 이들은 골프 요금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언제든지 필드로 달려 나갈 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대중골프장이 더 많이 생겨 경쟁이 치열해지면 당연히 요금이 내려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일반 서민들도 쉽게 골프를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그러기 위해서는 골프장 이용 요금이 많이 내려야 할 것 같다. 일반 서민들이 거부감 없이 골프에 접근할 수 있는 비용은 얼마 정도라고 생각하나?
18홀 라운드에 그린피 5만~6만원선, 기타 비용까지 합쳐 10만원 내외면 거부감이 별로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지방 퍼블릭골프장 중에는 10만원 미만으로 그린피를 받는 곳도 많지만, 아직 수도권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지는 않다. 향후 10년 정도 지나면 기형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시스템이 갖춰질 것으로 본다.
■ 대중골프장이 더 늘어나야 된다고 줄곧 주장하고 있다. 그만큼 수요가 있어야 할텐데 현재 골프 대중화가 됐다고 보나?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 골프비용이 10만원 이하로 떨어지면 필드를 찾을 잠재적 골퍼들이 많다고 본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골프 대중화가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연히 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린피가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준으로 낮아져야만 비로소 골프 대중화를 얘기할 수 있다. 현재는 대중골프장도 그린피가 비싸다. 당연히 대중골프장이 더 많이 늘어나야 하며, 서로 간의 경쟁을 통해 그린피를 낮춰야 한다. 국내 회원제골프장의 숫자는 약 250여개로 지금도 충분하다.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그들끼리 회원제를 이용하면 된다. 회원제의 병설 퍼블릭을 제외한 순수 대중골프장은 100여개에 불과하다. 다행인 것은 최근 대중골프장이 늘고 있다는 점. 이는 골프회원권의 가격 폭락과 대중골프장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골프장들은 손님이 없어 ‘이러다 다 망하겠다’고 아우성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예전에 비해 영업이익이 줄었다는 말이지 진짜 그런 것은 아니다. 아직도 거품을 더 걷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골프장이 ‘황금알을 낳은 거위’이던 시대는 지났다. 향후에는 가격 경쟁력은 기본이 될 것이며 철저한 서비스, 휴머니티가 흐르는 골프장이 성공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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