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디자인산업의 국내 시장규모는 2006년 6조8천억 원에서 2008년 8조원, 2010년 7조1천억 원에 달했다. 일반 업체와 공공부문의 디자인 투자 증가에 힘입어 내수 회복 중이다. 신 성장 패러다임으로 부상한 디자인산업은 국가 전체적인 산업경쟁력 제고와 소득 4만 불 경제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경부는 올 해 17개 R&D 사업을 선정해 기획 단계부터 디자인 참여를 보장하고 이에 따른 디자인 비용으로 500억 원 이상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간 디자인이 개별 제품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했으나, 국가 전체적인 산업경쟁력 제고에는 다소 부족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산업 융합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극 대응하고 국가 차원의 산업경쟁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디자인과 R&D의 융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만큼 전략 수립을 서둘렀다.
정부는 최근 디자인 산업발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디자인-R&D 융합 등을 골자로 한 ‘디자인 산업융합 전략(‘13~’17)‘을 발표했다.
‘21세기 융합시대를 선도하는 디자인 강국’이라는 비전하에 디자인 주도의 산업융합 활성화, 비즈니스 생태계의 고도화, 디자인의 위상강화와 한류 확산 등 3대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디자인 주도 산업융합 활성화
정부는 디자인 효과가 크고 상품화가 가능한 기술 R&D에 대해 기획, 개발, 양산 등 전 과정을 디자인 주도로 추진하는 차세대 R&D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지식경제 R&D 사업 중 17개 사업에 537억 원을 반영할 계획이다.
소비자의 니즈(Needs), 시장, 고객가치를 반영해 미래산업의 방향을 제시하는 ’미래 디자인 프로젝트(Design of the Future)‘도 병행 추진된다. 융합형 디자인 대학을 지난 해 14개에서 오는 2015년까지 30개로 대폭 확대하고 공학 전공학생을 대상으로 한 디자인 커리큘럼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디자인 기술자격제도, 기업부설연구소의 R&D 연구전담요원 자격을 산업계 니즈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편(관계부처 협의 추진) 된다.
디자인 비즈니스 생태계의 고도화
제조업 연계, 구인ㆍ구직, 교육 관련 온ㆍ오프 시스템을 정비하고 디자인기업, 단체, 협회와 정보를 공유하는 비즈니스 종합 플랫폼 구축에도 나선다.
디지털 융합, 의료, 서비스, 그린 등 새로운 분야의 디자인 비즈니스 시장 육성을 위해 시범사업, 인력양성, 과제 지원 등이 추진된다.
위상강화와 디자인 한류의 확산 일환으로 고급 디자인 인력의 수도권 편중 개선, 지역 디자인 인프라 확충을 위해 광역경제권 별 디자인 지원 거점 역시 구축예정이다.
또한 중국, 태국, 베트남 등 신흥 디자인국가에 K-DESIGN 거점 확대해 기업 애로 해결 및 현지 정보교환, K-DESIGN Showcase 등도 실시키로 했다.
전략 발표 이후 진행된 ‘디자인 산업발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는 지자체, 디자인단체총연합회, 디자인 기업협회, 중기기술혁신협회 등이 참석해 이번 전략에 대한 의의와 향후 과제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참석자들은 그동안 디자인이 한국경제의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는데는 공감하면서도 이제 융합적인 관점으로 시야를 넓혀 디자인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기술 중심으로 진행돼 온 R&D에 디자인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향후 디자인 전문기업과 디자이너의 업무영역이 확대되고 R&D의 성과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지역 소재 디자인 전공학생에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개발ㆍ적용돼 수도권과 지역의 균형 있는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식경제부 김재홍 성장동력실장은 “디자인이 산업융합을 가속화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국가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할 미래의 핵심 산업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국가 전체적인 산업경쟁력 제고와 소득 4만 불 달성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 산업디자인의 진화
산업디자인이란 제품과 서비스의 미적,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창작, 개선행위를 의미하며 대상에 따라 제품, 포장, 환경, 시각 디자인으로 분류된다.
제품의 외관을 개선하는 스타일링 디자인에서 제품 개발 초기부터 디자인을 활용하는 ‘엔지니어링 디자인’으로 변화됐다.
여기에 글로벌 성공기업들의 신화가 여론을 타면서 디자인을 핵심가치로 인식하는 기업들이 세계적 성공을 거뒀고 ‘디자인 주도 산업 패러다임’이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삼성은 ‘96년 디자인 경영체제 도입 이후 가전, 스마트 폰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경제성장의 새로운 모멘텀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시아에서도 강력한 디자인 진흥정책을 추진, 디자인은 고용창출 효과가 큰 지식산업으로서 질 좋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디자인 투자는 일반 R&D에 비해 3배 수준의 매출 증대효과가 있고 자동차, 반도체 등 제조업 분야에서 약 2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디자인은 중소ㆍ중견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 요소이기도 하다.
영국의 디자인 투자기업 45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디자인 본격 지원 후 3년 내 기업이미지는 91%, 제품 품질은 90% 가량 향상 ('09, British Design Council)됐다는 발표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한국 디자인의 현주소
국가 디자인 경쟁력은 2000년 이후 급격히 성장, 2007년 세계 9위에 도달했다.
디자인 수출 역시 2006년 75억 원에서 2010년 393억 원으로 연평균 51% 증가 실적을 보였다. 중국, 동남아시아는 한국 디자인을 롤 모델로 삼고 벤치마킹이 한창이기도 하다.
현재 세계 50대 디자인 기업에 삼성(1위), LG전자(11위) 등 5개사가 랭크돼 있고 1990년대 말부터 연구소 설치, 우수인력 확보 등에 집중 투자로 전환, 국제 디자인 시장에서 한국의 신진 디자이너가 두각을 보이고 있다.
디자인-기술 R&D 융합 저조 ‘시너지 효과’ 부족
그러나 기술 R&D 수행자 대부분이 디자인적 사고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자율적인 디자인 참여도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010년부터 운영요령 개정을 통해 기술 R&D에 디자인 비용을 계상토록하고 참여를 독려하고 있으나 디자인 분야의 실질적 참여는 미흡한 실정이다.
전체 R&D 예산규모 대비 디자인 R&D 예산은 1% 미만인 점도 한계로 드러났다.
예술과 기능에 집중된 디자인 역량은 산업계 니즈와 불일치한데 따른 결과다.
전통적인 외관 스타일링 디자인에 특화돼 융합적인 사고력과 엔지니어링 디자인 역량 부족도 한 몫 한다.
중소 제조업의 디자인 능력은 72.6%로 타 역량과 비교 시 최하위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고 디자인 전문회사의 과당경쟁과 제도 미비로 시장 환경 역시 악화일로다.
이에 지경부는 17개 R&D 사업에 약 537억 원 반영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의 니즈(Needs), 시장, 고객가치를 반영해 미래 디자인의 방향을 제시하는 ‘미래 디자인 프로젝트(Design of the Future)’를 추진키로 한 것.
산업별 중장기 R&D 로드맵 수립 시, 디자인 장기 추세를 포함하고 우수 제품은 실제 제품, 서비스 개발로 연결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에 산학연 전문가로 ‘디자인 융합 기획단’을 설치해 프로젝트 기획, 대상 분야ㆍ제품 선정을 총괄하고 기술 R&D와 연계해 상품화 추진을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융합 디자이너 양성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
정부는 이 같은 계획하에 디자인, 공학, 경영학 등 융합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융합형 디자인 대학’을 ‘12년 10개(5.6%)에서 ‘15년 30개(12%)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SADI(삼성디자인학교)와 공동으로 융합형 교육 프로그램 개설, 단기 연수, 인턴쉽 프로그램, 디자인 실무자 대상 재교육 등 실시는 물론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육 기회가 적은 지역 소재 대학생을 대상으로 우선 실시하고 KDM(지역 디자인인재 지원사업)과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디자인 기술자격제도, R&D 연구전담요원과 관련해서는 디자인 기술자격제도를 종전 제품, 시각, 웹 디자인 중심에서 융합, 新디자인 등 산업계 니즈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편(노동부 협의 추진)키로 했다.
이들 기업부설연구소의 R&D 연구전담요원 자격을 현재 제품, 포장 디자인 분야에서 시각, 멀티미디어 분야로 확대(교과부 협의 추진)하고 제조업과 연계, 사업화, 해외진출 등 비즈니스 종합지원 플랫폼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내수확대를 위한 디자인 신시장 확대
디지털 융합, 의료, 서비스, 그린 등 새로운 분야의 비즈니스 시장 창출에서 시범적으로 가이드라인, R&D 과제 등 별도의 종합적인 지원을 추진한다.
디자인 권리보호와 분쟁해결 시스템 도입, 디자인 권리보호를 위한 ‘온라인 공지 증명제도’ 활성화가 대표적이다.
지난 해 기술료 사업으로 ‘모방방지를 위한 디자인 공지사업’ 역시 시범 추진된다.
여기에 디자인 인력관리 시스템을 통해 중소·중견기업에 우수 인력을 매칭하고 매출 증대 등 효과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자발적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로 했다.
또한 인기업 역량강화사업을 성장 단계별 맞춤형으로 개편하고 상품기획, 디자인 개발, 생산, 유통 등 비즈니스 전 을 일괄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디자인 거버넌스 정비
지경부는 디자인 정책을 통합 관리하고 디자인 융합 활성화, 부처 간 연계와 협력을 총괄하는 ‘국가디자인위원회’ 역시 설치 추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현재 지경부(산업, 패션), 문화부(캐릭터), 국토부(건축), 행안부(공공분야) 등 개별 담당하고 있지만 고급 디자인 인력의 수도권 편중 개선, 지역 디자인 인프라 확충을 위해 광역경제권 별 디자인 지원거점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디자인이 존중받는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디자인 유공자 격려를 위한 명예의 전당, 디자인 박물관 설치와 디자인 주간 신설, 디자인코리아, 국제 컨퍼런스, 페스티벌을 계획하고 있다. 디자인 관련 산학연이 참여해 중장기 아젠다, 산학연 연계, 현안 등을 논의하는 NDP 포럼(National Design Policy Forum) 설치도 정비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