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착한 기업만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OTRA(사장 오영호)가 최근 발간한 '다국적 기업의 공급망 CSR 요구와 우리 기업의 대응방안'에 따르면, 다국적 기업들의 공급망 CSR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망 CSR’이란 글로벌 대기업이 협력사들에게 당사와 같은 수준의 윤리기준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는 것으로 대기업․중견기업뿐만 아니라 일부 부품이나 원자재를 납품하는 중소기업에게도 예외 없이 요구되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이 협력사들에 당사의 윤리기준을 요구하는 이유는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측면의 경영위기 관리 및 경영 효율성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CSR 정책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KOTRA가 다국적 기업 12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의 95%가 공급망 CSR 전략 및 정책을 수립하고 운영하고 있으며, 94.1%가 공급망 CSR이 협력사 선정 및 배제에 영향을 미친다고 대답했다. 실제로 어떤 기업들은 협력사들이 윤리기준이 어길 경우 거래 중단도 불사하는 등 공급망 CSR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이제 CSR은 글로벌 공급망에 진출하려는 우리 기업들에게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요소’이며, 앞으로 글로벌 공급 시장의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착한 기업’에 대한 정의도 변했다. 기존에 착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이나 각종 기부활동을 해야 했지만, 지금은 △인권 △노동권 △근로자 보건․복지 △환경보호 △준법정신 △경영시스템의 투명성 등 높은 수준의 사회적 책임을 준수해야 한다.
또한 조사 결과, 다국적 기업들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공급망 CSR 분야로는 ‘조직 거버넌스’가 29.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인권’이 23.2%, ‘환경’이 20.5%로 뒤를 이었다. 이는 공급업체의 의사결정 시스템 및 인프라가 자사의 윤리기준에 부합했을 때 비즈니스 리스크 관리와 경영 효율성 달성이 가능함을 시사한다. 다국적 기업이 정한 윤리기준이 하나의 DNA로서 우리기업에 체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기업의 대응책 마련도 시급해졌다. 공급망 CSR이 전면화 돼감에 따라 우리 기업들도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다국적 기업의 요구를 파악하고 이에 대응해야 한다. KOTRA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1~6단계로 나누어 공급망 CSR에 대한 대응방안을 제시하며, 특히 지역사회공헌 및 봉사 등의 일회성 행사로서 CSR을 대하는 중소기업계의 인식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KOTRA는 10월 14일 10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해외CSR 사업화 포럼’을 개최해 보고서를 배포하고, 다국적 기업의 공급망 CSR 추진현황과 우리 기업의 대응방안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