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제조업 현장에서의 스마트 팩토리 도입이 당장이라도 이뤄질 것처럼 여기저기서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스마트 팩토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개념 조차 불명화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술문화연구소의 류한석 소장은 “우리나라에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도높게 주장해 화제가 됐다.
류 소장은 27일 서울무역전시장 컨벤션홀에서 열린 ‘스마트 커넥티드 테크비전 세미나 2015’에서 ‘스마트 팩토리 시장 트렌드와 비즈니스 전망’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류 소장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시장규모는 세계 144개 국 중 11위에 해당해 결코 적지 않은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나 경제제도와 노동, 금융시장 등이 모두 80위 권 밖에 머무르고 있어 한국 경제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류 소장은 “스마트 팩토리를 둘러싼 제반 환경이 이렇듯 좋지 않은 상황에서 스마트 팩토리를 제조현장에 도입한다면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혁신적인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류 소장은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할 것’이라고 단정짓기 전에 ‘과연 우리에게 스마트 팩토리가 필요한가’를 고민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한국은 인건비가 싸기 때문에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해도 ROI가 안나오고 이로 인해 기업의 대표들이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하는 데 있어 소극적일 수밖에 없고 실시간으로 공장이 바뀌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면 굳이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하지 않아도 무방할 것”이라고 언급해 기존의 전문가들의 입장에 비해 다소 파격적인 목소리를 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 제조업체의 상당수가 영세한 규모라는 데 착안하고 스마트 팩토리를 구성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디바이스나 클라우드 환경을 구성하는데 무리가 따를 것이라 보고 “정부에서 지원금을 주니까 아마도 기계 설치만 하고 사용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류 소장은 “스마트 팩토리가 처음 시작된 독일의 중소기업은 제정 규모가 우리나라에 비해 탄탄한 반면, 대기업 하청 위주로 운영되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좋은 인력, 오퍼레이팅 할 인력도 없고 채용하거나 운영할 자금도 없다”며 “현재와 같은 인프라에서는 오히려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하기 보다는 일단 체력을 갖춰야 한다. 단순히 ‘스마트 팩토리를 설치했다’는 현상에만 매몰되면 안된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독일을 따라하기에는 우리나라 중소기업과 독일 중소기업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무턱대고 도입하면 세금낭비가 될 가능성이 크며 대형 IT업체들이 주도하는 미국의 탑다운 방식은 미국의 대형 IT업체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스마트 팩토리를 찾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적용사례가 전무한 채, ‘이러한 것들을 팔고 싶다’는 정도에 그치고 있으며, 레퍼런스의 질이 낮고 검증도 안 됐다”며, “굳이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독일형은 어떤 의미에서 적용을 할지에 대한 고민이라도 할 수 있지만 미국식은 아예 고민할 필요도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